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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강

청주시 흥덕구 행정지원과 주무관

친절의 사전적 의미는 대하는 태도가 매우 정겹고 고분고분함, 또는 그런 태도를 말한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내가 끝까지 친절하면 아무리 예의 없는 민원인이라도 끝내는 예의를 차리고 간다는 등의 말을 친절 교육에서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친절하기 힘든 순간도 있다.

원래 친절한 사람이라면 어떤 상황에서라도 친절함을 유지할 수 있겠지만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당연히 예의 있는 사람들한테는 친절하겠지만 예의가 없는 사람들한테는 그렇지 못할 때도 있다.

행정복지센터에 근무했을 때 민원 업무를 보며 다양한 사람들을 봤다. 대기 번호를 불렀는데 내 앞에서 5분 이상 통화를 하시는 분, 번호표와 신용카드 신분증을 함께 던지면서 '인감 1통'이라고 반말을 하시는 분 등이 있었다.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민원대 직원들은 점심시간에 자리를 모두 비울 수 없기에 교대로 밥을 먹는다. 하지만 직장인들은 대부분 점심시간을 이용해 민원 업무를 보러 오기 때문에 점심시간은 항상 바쁘다. 사람이 제일 몰리는 시간에 직원은 반으로 줄기 때문에 대기인원의 수가 항상 많다. 한번은 점심시간에 민원대기가 40명 이상까지 간 적이 있다. 그때 민원인이 대기표를 뽑으면서 "전에 내가 민원 업무 볼 때는 6명이 봤는데 왜 지금은 3명밖에 없냐?"며 내게 따지셨다. 그래서 나는 "지금은 점심시간이라 교대로 밥을 먹기 때문에 직원이 반으로 줄어 어쩔 수 없다. 죄송하다"라고 했더니 "지금 1시가 넘었는데 장난하냐며 너네는 점심시간도 안 지키냐?"고 하셨다. 그래서 "저희는 12시부터 2시까지 1시간씩 교대로 먹는다"라고 했더니 "왜 점심시간을 2시간이나 쓰냐며 교대를 할 거면 30분씩 교대를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씀하셨다. 나는 더 이상 그분을 이해시킬 말이 생각나지 않아 죄송하다고 말을 하고 내 앞에 민원인을 응대했다.

잠시 앉아 계시다가 화가 풀리지 않으셨는지 갑자기 핸드폰으로 나와 옆 직원의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행정안전부에 민원을 넣을 거라고 말씀하시면서 사진을 계속 찍으셨다. 내 얼굴 바로 앞에서 찰칵찰칵 소리가 나는데 그 순간 나는 내 직업에 대한 회의감까지 들었다.

과연 우리 공무원들은 어디까지 친절해야 할까? 친절이 참 어려운 것이라는 것을 일하면서 그때 처음 느꼈다. 가장 친절하게 응대해야 할 민원인에게 친절하지 못하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요즘은 조금이라도 더 내공을 쌓고 싶어 매일 조금씩 책을 읽는다. 늘 밝은 미소와 친절한 자세로 민원인들을 맞이하려고 노력한다. 또한 마음속으로는 민원인들도 우리가 바쁠 때는 화장실 가는 것도 참아가며, 최선을 다해 일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시기를 바라곤 한다.

친절은 한 쪽만 하는 짝사랑은 아닌 것 같다. 서로서로 친절을 베풀어야 그 친절함에서 나오는 선한 영향력은 배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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