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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09.26 16:08:50
  • 최종수정2024.09.26 16:08:50

한범덕

미래과학연구원 고문

지난 2019년부터 뉴스위크가 세계 30개 국가의 2천400여 병원에 대한 진료수행능력, 병원품질지표, 환자만족도 등을 평가하여 선정한 병원의 순위와 12개 전문분야별로 우수한 병원의 순위를 발표해 왔습니다.

올해에도 선정하여 발표한 순위에는 우리나라 병원이 대거 앞순위에 올라와 있습니다. 2023년 250개의 종합병원에 우리나라는 18개 병원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제일 앞순위에는 아산병원이 29위, 삼성병원이 40위, 서울대병원이 49위, 세브란스병원이 69위로 상위에 랭크되어 있었습니다.

세계 1위, 2위, 3위에는 미국의 롯체스터 메이오 클리닉, 클리블랜드 클리닉, 하버드대병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제가 250개 병원을 나라별로 꼽아봤습니다. 미국이 45개로 단연 제일 많았습니다. 그다음이 독일로 25개가 올라와 있었습니다. 그다음이 놀랍게도 우리나라와 일본이 18개로 나란히 세 번째로 올라와 있었습니다.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스위스와 같은 서유럽 국가들보다도 앞에 있었습니다.

이들 병원은 뉴스위크에서 선정한 것이지만 전 세계 8만여 명의 전문의료종사자들이 내린 평가에 따른 것입니다. 12개 분야로 나누어 평가한 전문병원 순위에서도 우리나라 병원이 다수 앞순위에 올랐습니다. 당뇨병, 갑상선, 비만을 치료하는 내분비내과에는 아산병원이 3위, 서울대병원이 5위에 올랐습니다. 소화기내과에서는 아산병원이 5위, 삼성병원이 9위에 올랐습니다. 아직도 사망률이 무서운 암의 경우, 세계적인 명성을 갖고 있는 MD앤더슨 암센터가 1위, 메모리얼 슬론 암센터가 2위, 롯체스터 메이오 클리닉이 3위로 랭크되어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삼성병원이 5위, 아산병원이 6위, 서울대병원이 9위로 올라와 있습니다.

이로 보면 우리나라의 병원 수준은 세계적인 수준이라 할 것입니다. 이는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건강보험제도와 함께 우리나라 국력의 자랑스러운 한 면이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올해 뜨거운 여름을 사상 최악으로 겪으면서도 풀리지 않고 있는 의대정원으로 인한 정부와 일선 의료인들과의 갈등은 참으로 걱정스러운 면을 감출 수 없습니다.

정부는 내년 2025년부터 5년간 2천 명을 늘려 연간 5천58명을 선발할 계획이라고 발표하였고, 이에 대하여 의료계는 강력 반대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현재 의사들은 파업이 불가한 입장이지만 전공의들이 파업에 들어가 아직 풀리지 않고 있는 긴장상태에 있습니다.

정부는 지금이 보건의료 위기상황으로 경고 수준을 넘은 심각단계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의 정책적 이슈는 의료인력 충원이라는 문제에서 비롯되었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 보면 필수의료정책과 관련하여 여러 가지 문제가 복합되어 있습니다. 전문의 중심의료체계 구축과 의대교수 증원, 필수의료수가 정상화와 의료인력수급을 논의할 수 있는 전문기관과 위원회 설치 등 실제적으로 머리를 맞대어야 할 사안이 많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은 오로지 강대강의 일방적 논리만 가지고는 해결될 사항이 아닙니다. 머리를 맞대고 차분하게 풀어나가야 할 사항입니다.

지난해 딸이 살고 있는 캐나다 밴쿠버에 갔을 때가 생각납니다. 세계에서 가장 살기좋은 도시로 손꼽히는 그곳에서 우리나라 노년층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곳이 좋지만 아주 눌러 살기는 싫다는 말들을 들었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의료체계 때문입니다. 나이 들수록 가까이 있는 병원에서 쉽게 진료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병원들과 의료전문인 그리고 건강보험제도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가 이런 실제적 문제를 풀지 못하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틀림없이 풀어낼 수 있습니다. 반드시 그렇게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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