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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등에 짐이 없었다면

나는 세상을 바로 살지 못했을 것입니다

내 등에 있는 짐 때문에 늘 조심하면서

바르게 성실하게 살아왔습니다. (중략)

물살이 센 냇물을 건널 때는

등에 짐이 있어야 물에 휩쓸리지 않고

화물차가 언덕을 오를 때는 짐을 실어야

헛바퀴가 돌지 않듯이

내 등에 짐이 나를 불의와 안일의 물결에

휩쓸리지 않게 했으며

삶의 고개 하나 하나를 잘 넘게 하였습니다.

내 나라의 짐, 가족의 짐, 직장의 짐, 가난의 짐

몸이 아픈 짐, 슬픈 이별의 짐들이

내 삶을 감당하는 힘이 되어

오늘도 최선의 삶을 살게 합니다.

나용찬

사단법인 한국보훈학회 부회장

오늘은 정호승 시인의 '내등에 짐'이란 시를 꺼내 본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따라 산에 나무를 하러 갈 때면 아버지는 늘 지게를 지고 가셨다.

눈이 많이 쌓여 지게로 나무를 하지 못할 때면 산 위에서 큰 통나무에 쇠줄을 박아 산 아래로 끌고 내려올 때도 묵직한 지게를 꼭 지고 가셨다.

몸을 가볍게 해야 산에 오르기 쉬운 게 분명한 것 같아 나는 궁금해서 아버지께 이야기 했다.

"아버지, 오르막길에서는 그 짐을 벗어 버리고 가볍게 해야 더 쉽게 오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무거운 지게는 그만 벗어버리세요."

"음…. 이래야 중심이 잘 잡힌단다. 적당히 짐을 지고 있어야 넘어지지 않아."

그때는 그런가보다 했는데 지나고 보니 그것이 지혜였다.

아마 아버지는 등에 진 짐의 소중함을 이전에 깨달았던 것 같다. 그 무게가 자신을 넘어지지 않게 해주었던 것이다.

인생길을 걷다 보면 등에 져야 할 짐이 많다는 것을 느낀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지고 있는 짐이 있을 것이고, 한 가정의 어머니로서도 그렇다. 할머니도 그렇고, 심지어 아이들도 나름대로 자기 삶에 지고 있는 것들이 있다. 아마 짐이 없는 이들은 없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자신의 짐이 너무 무겁다며 불평하기도 하고, 때론 삶의 짐이 너무 무거워 다 내려놓고 세상을 등지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오죽 힘들었으면 그랬을까 하는 짠한 마음도 든다.

그 짐이라는 것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책임감이라는 무게가 더 클 것이다. 그 짐 속엔 사랑도 있고 행복도 있는데 그 모든 것을 '지고 싶지 않은 짐' 이라고만 생각해서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살아 있어서 그 삶의 짐을 질 수 있다는 그 자체에 감사하고 살아가면 좋을 것 같다.

사람들은 '걱정 없고 문제없는 집이 없다'라고 말한다. 그것은 누구나 문제를 안고 살기 때문에 낙심하지 말라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등에 얹혀 있는 등짐을 자신이 교만하지 않으려고 하는 마음의 추라고 여겼으면 좋겠다.

날이 갈수록 세상살이가 복잡하고 경쟁도 치열하다. 개인 간의 경쟁, 업종간의 경쟁, 국가 간의 경쟁 그리고 군사, 경제, 교육, 문화, 의료등 삶의 전체가 경쟁하고 있고 그 경쟁의 중심에 내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 짐을 지고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그러려면 내 등에 짐은 물론이고 남의 등에 짐도 내가 지고 갈 수 있어야 한다.

'누군가 지고 가야 할 짐이라면 내가 지고 내가 지고 가야 할 짐이라면 지금 지고 가야 한다' 이것이 나의 좌우명이다.

자신의 등에 얹혀 있는 짐을 잘 지고 지나갈 때 우리는 점점 더 성숙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사람이 다리근육이 붙고 어깨근육이 늘어나듯이 인생의 큰 짐을 지고 가는 사람이 큰 사람이며 성공자가 될 것이다.

살다보면 여러 가지 걸림돌도 만나지만 그 걸림돌을 디딤돌로 생각하면 더 힘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두 어깨에 짐을 삶의 희망과 보람이라고 생각하고 목적지를 향해 갈 때 오늘보다 더 좋은 내일의 삶이 펼쳐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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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