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에 귀한 모습을 봤다. 겨울을 앞두고 떠들썩하게 펼쳐진 처가의 김장 풍경이다. 금요일에 첫눈이 내렸고, 토요일에는 수은주가 뚝 떨어져 있었다. 그 추위에도 수백 포기의 배추를 네 등분으로 쪼갠다, 간수를 한다, 부산했다. 배추를 건져 나란히 옆으로 쌓는데 등 뒤에서 이런 말이 들렸다. "물이 잘 빠지게 차곡차곡 포개서 쌓아." 배추를 차곡차곡 쌓아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위에서 누르는 배추의 무게를 이용해 간수를 빼낸다는 발상에 눈이 번쩍 뜨였다.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세상일에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걱정이 많았는데, 날씨가 그새 풀려 다행이야." 여든을 코앞에 둔 처이모가 벌써 자리를 잡고 앉았다. 널찍한 평상을 마당에 놓고, 그 위에는 깨끗한 비닐을 깔아두었다. 물기가 빠진 배추를 나르고, 평상 가운데 간을 맞춘 양념을 퍼다 놓았다. "양념 아끼지 말고 속속들이 버무려야 김치가 맛있는 법이야." 둘러앉은 이들의 평균 나이가 일흔쯤 될까· 빨간 고무장갑을 끼고 둘러앉은 사람은 처이모가 셋, 처외숙모 한 분과 이웃 아주머니 두 분, 그리고 처사촌 등 일곱이다. 양념을 바르는 손놀림이 빨라지고, 집집에서 가져온 김치통마다 차곡차곡 김치
올해 정부는 산업안전 분야에서 위험성평가를 기반으로 한 자기규율예방체계를 화두로 던지면서 위험성평가에 중점을 두고 산업안전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럼, 위험성평가는 과연 무엇일까. 위험성평가는 산업안전보건법 및 사업장위험성평가에 관한 지침(고용노동부 고시)에 의하면, 사업주가 스스로 유해·위험요인을 파악하고, 해당 유해·위험요인의 위험성 수준을 결정해 위험성을 낮추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마련하고 실행하는 과정을 말한다. 세부적으로 위험성평가 기법을 살펴보면, 법적으로 크게 5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체크리스트법이다. 이 방법은 유해·위험요인별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위험성을 줄이기 위한 현재 안전조치가 적정한지 O, ×로 표시하는 방법이다. 둘째 위험성 수준 3단계 판단법이다. 위험성 결정을 위해 유해·위험요인의 위험성을 판단할 때 상·중·하, 저·중·고와 같이 간략하게 구분하고 근로자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위험성 수준을 표시하는 방법이다. 셋째 핵심요인 기술법(OPS. One Point Sheet)이다. 영국 보건안전청(HSE), 국제노동기구(ILO)에서 중소규모 사업장의 위험성평가를 위해 안내하는 방법이다. 단계적으로 핵심
해마다 단풍이 곱게 물들쯤이면 초중등 학생 시절 소풍 갈 때 필수 동반 아이템, 김밥이 소환된다. 늦은 밤 김밥을 마는 어머니 곁에 앉아 김밥 꼬투리에 오누이들이 눈독을 들였던 추억이 새롭다. 지금도 여전히 가벼운 산행과 나들이할 때 한 끼를 보충하기에 이보다 가성비 좋은 음식이 없지 않을까? 이러한 한국의 김밥이 최근 미국에서 맛과 영양을 둘둘 말아 넣은 다이어트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고기가 귀하던 시절 채소 위주로 채워졌던 김밥이 비건(vegan) 식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와 함께 한류를 통해 건강하고 멋진 한국인의 스타일과 어울려 외국인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상품명, '김밥(Kimbap)' 한국어 그대로 쓰고, '한국식 두부와 채소로 만든 쌀밥과 김 말이'라는 설명 더했다. 수출 통관이 어려운 햄과 달걀 등 동물성 음식 재료를 배제하고 각종 채소와 유부, 두부, 잡채를 넣어 300㎉ 내외의 저열량으로 영하 45도에서 냉동시켜 만들었다. 이렇게 냉동 김밥이 큰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하고(3.99달러, 약 5천400원), 냉동 기술로 고유의 맛을 유지하며, 영양까지 더해 건강에 좋고, 데우기만 하면
기온이 급작스레 떨어졌다. 베란다의 화분을 실내로 옮기다가 깨진 화분 모서리에 오른 검지를 베었다. 제대로 살피지 못한 자신을 나무라며 밴드를 손가락에 감는다. 나머지 손가락으로 무거운 화분을 옮기려니 불편하다. 우리 몸의 기관은 어찌 이리 예민한가. 며칠 전 받은 시집 속에서 꿈틀거리는 시어의 촘촘한 신경망처럼. 왼손이 가만히 오른손을 만져본다 이 손 이렇게 싸늘한 적이 있었나 의자에서 떨어지는 육중한 몸을 지키려 먼저 땅을 짚고 부러진 손 지금은 아픔조차 가늠할 줄 모르는 마취된 오른손의 냉기를 가만히 더듬는다 많이 아픈가보다 온종일 물젖은 노동으로 살면서도 늦은 밤 후미진 뒷골목으로 들어서면 누구보다 먼저 어둠을 더듬어 두려움을 거둬내던 손, 오늘 마취가 덜 깬 오른손을 더듬으며 생각해 보니 이 싸늘한 손 한시도 편히 쉬어본 날이 없네 울컥해진 왼손이 미안했던 기억을 되착이며 자꾸만 뭐라 뭐라 웅얼거리네 ─ 김예태, 「왼손이 사랑을 알았네」 전문 (시집 곡선에 관한 명상, 월간문학 출판부 2023) 시는 두 손에서 일어난 사건을 통해 삶과 상처, 그로 인한 미세한 감성을 다룬다. 시에는 세 개의 오브제가 나온다. 부러진 오른손과 그걸 어루만지는…
나물도 신분을 따진다. 양반의 나물 씀바귀가 그 주인공이다. 갓 높이 쓰고 벼슬 때문이 아니라, 맛은 비록 쓰지만 몸에는 좋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특별히 외가가 양반이라야 먹을 수 있다는 나물. 생김과 특징을 보고 이름을 짓는 것은 우리 민족의 습관이고 양반집 외손자라야 된다니 양반 역시 참을성을 따진다. 몹시도 바람 불던 그 날 논틀밭틀 뒤지면서 몇 모숨 캐 왔다. 끓는 물에 데친 후 새콤달콤 무쳤다. 맵싸한 향이 코끝을 자극한다. 좋은 약이 입에 쓰다면 약효까지도 뛰어난 씀바귀. 아무렴 제철 같지는 않으나 봄도 아닌 겨울에 먹는 느낌이 딴 때 없이 수수롭다. 그런데 양반의 나물이라고? 얼마나 좋은 나물인지 몰라도 그럴듯한 이름에 적절한 표현이다. 지독히도 쓴맛과 양반이 무슨 상관이 있을까 싶지만 특별히 외갓집 문지방이 높아야 한다고 단서를 붙인 속내가 궁금하다. 양반집 규수가 있었으리. 시집이라고 와 보니 의식 범절이며 모두가 친정과는 딴판이다. 밥맛도 없고 유일하게 맛 들인 찬이었을까. 언젠가 아이들이 밥상머리에서 "무슨 나물인데 이렇게 쓴 거야?"라고 투정을 부렸다. 그 엄마 빙그레 웃으며"쓴 나물도 먹어야 돼."라고 했겠지. 자기도 어
구름 한 점 없이 푸른 하늘과 붉은 단풍이 잘 어울리는 날씨다. 바람은 나뭇가지 끝에 이파리를 가볍게 스친다. 차창 밖으로 흐르는 한강이 보인다. 먼빛으로 출렁이는 물결 사이사이 햇살이 반짝인다. 엊저녁 아들이 한 말이 잊히지 않는다. 큰아들은 어릴 때 중이염으로 여러 번의 수술을 겪고, 지금도 대학병원에 정기적으로 다닌다. 일하느라 바빠서 제때 치료를 받게 하지 못했다는 미안함이 큰 탓에 유독 마음이 쓰였다. 그런 아들은 심성 고운 청년으로 성장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자신의 인생을 책임지며 살아간다. 나는 언제나 부모로서 아들 편이고 든든한 조력자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아들이 오히려 내 인생의 응원군이 되어간다. 남편과 싸웠을 때도 '엄마가 하고 싶은 대로 하라'며 믿고 기다려줬다. 시시콜콜한 일상을 들어주고 남에게는 보여주고 싶지 않은 속마음도 털어놓는다. 끝도 없는 나의 욕심을 드러내도 가만히 듣기만 하고, 내 잘못을 지적하지 않는다. 그런데 어제는 처음으로 비수 꽂힌 말을 한다. 자신은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한다'라며, 타인과의 비교로 힘들었던 시간을 토로한다. 끝없이 흐를 것만 같은 한강은 바다로 흘러간다. 강
참으로 다양한 위스키들이 존재하고, 필자도 공부를 거듭할수록 헤아릴 수도 없이 많은 위스키 들이 존재한다는 것…. 우리는 현재 위스키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우리는 아주 다양한 주류들을 접하고 경험하고 있다. 소주, 맥주의 판매량과는 견주어볼 순 없겠지만 위스키라는 전통과 정통성이 부여하는 품격은 사뭇 다르다. 위스키를 스코틀랜드 전통언어인 게일어로 해석하면 '생명의 물'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필자는 지난 기고들을 통해 위스키들을 설명 한 적이 있고, 찾아 본다면 유익한 정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위스키의 진입장벽이 예전 같지 않다. 편의점이나 대형마트 혹은 동네 작은 마트일지라도 값 싸고 가성비 좋은 위스키들은 항상 구비돼 있다. 1만 원대부터 고가의 30~40만 원 대의 라인업들로 다양하고, 창고형 대형 마트에서는 보기 드문 위스키들의 종류가 대단히 많다. 0.2ℓ의 미니어처는 기본이고 1.8ℓ 에 이르기까지 용량도 가지각색이다. 값 싸고 좋은 위스키들을 큰 노력없이 구매할 수 있다. 편의점과 대형마트 거기에 창고형 대형마트 와 백화점, 쇼핑아울렛 등 그 또한 다양하게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그렇다면 위스키들의 대하 정보들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메가시티 서울'론이 논란이다. 집권당인 국민의 힘이 지난달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주장하며 불을 지폈다. 곧이어 김포뿐만 아니라 구리, 고양, 하남 등 인접 지역도 서울에 편입하는 '메가시티 서울'을 당론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메가시티 서울'론이 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6년 김문수 전 경기 지사가 서울, 인천, 경기를 엮는 '대수도론'을, 2018년에는 남경필 전 경기 지사가 연임 도전에서 서울과 경기를 통합하는 '광역 서울도'를 내세웠었다. 이처럼 '메가 서울'은 선거철마다 나왔던 단골 메뉴였다. 다만 예전에는 지방선거에서 수도권 광역발전방안으로 제시됐고, 이번엔 중앙권력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총선을 앞두고 표면화됐다는 점이 다르다. 정치집단이 민심을 얻기 위해 국민의 마음을 흔드는 정책을 제시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메가 서울'은 여러 측면에서 천박함의 정치를 보여준다. 정책의 타당성 여부를 떠나 실현 가능성이 극히 낮을 뿐만 아니라 갑작스럽게 졸속으로 제기한 것에서도 선거용이라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김포의 서울시 편입을 주장하는 이유는 교통난 해소이며 메가시티는 서울의…
인순이, 박미경, 신효범, 이은미. 이름만 들어도 전율이 느껴지는 최고의 보컬리스트들이 모여 화제다. 바로 KBS에서 방영 중인 '골든걸스'의 이야기이다. 프로듀서 박진영을 중심으로 네 명의 디바가 걸그룹으로 다시 컴백하는 여정을 다룬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 단 2회만 방송이 되었지만 전 세대에 걸쳐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네 명의 디바가 최신 걸그룹 노래를 완벽하게 소화해 내는 모습은 이미 조회수 100만을 훌쩍 넘겼다. 자신만의 음악적 스타일과 장르가 확고했던 이들이었기에 최신 걸그룹의 노래는 너무도 낯선 음악이었을테다. 그러나 낯설음이 무색하게도 이들이 보여준 무대는 이들의 노래를 듣고 자란 세대뿐만 아니라 아이돌 음악에 익숙한 MZ세대의 마음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골든걸스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도전'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평균 연령 59.5세. 이미 수많은 시간 동안 솔리스트로서 자신만의 음악적 커리어를 쌓아왔던 사람들이다. 이들이 '걸그룹'이라는 완전히 다른 장(場)에 진입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방송에서도 네 가수 모두 출연을 주저하는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그럼
84회 순국선열의 날이다. '순국선열(殉國先烈)'이란 말은 결코 쉽지 않은 한자로 구성된 합성어임인데도, 우리는 초등학생 때부터 "순국선열"이라는 단어를 꽤 자주 들어 익숙한 말 중 하나다. 학교의 조회시간, 입학식과 졸업식, 각급 기관·단체의 공식행사에 있어 제일 먼저 실시하는 국민의례에서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순국선열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일까? 사전적으로는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쳐(순국) 먼저 돌아가신 열사(선열)' 정도로 정의하고 있다. 한편, 국가보훈부 소관의「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에서는 "일제의 국권침탈(國權侵奪) 전후로부터 1945년 8월 14일까지 국내외에서 일제의 국권침탈을 반대하거나 독립운동을 위하여 일제에 항거하다가 그 반대나 항거로 인하여 순국한 분들로서, 그 공로로 건국훈장(建國勳章)·건국포장(建國褒章) 또는 대통령 표창을 받은 분"이라고 보다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일제강점기에 국권 회복을 위해 헌신하신 순국선열의 희생과 독립정신을 기억하며, 선열들의 위훈을 기리고 계승·발전시켜 국민통합에 기여하기 위하여 매년 11월 17일을 "순국선열의
"안녕하세요, 손신형 피디입니다." "어느 방송국에서 일하세요? 연예인 많이 봤겠네요." 요즘은 그래도 좀 덜하긴 하지만, 몇 년 전만 해도 공연 쪽에서 일하지 않으시는 분들을 처음 만나면 종종 듣던 질문이다. 피디라는 직업군이 일하는 곳이 방송이나 엔터테인먼트 쪽이라는 사실은 많은 분들이 알고 있지만, 공연 쪽에서도 피디가 있다는 사실은 생각보다 많이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20년 전 처음 공연 쪽 일을 시작할 때 만해도, 기획이나 제작하는 스텝들을 기획자, 제작자 이렇게 별도의 명칭으로 부르곤 했다. 민간의 경우에는 극단의 가장 막내들이 보통 기획 일을 많이 했는데, 그러면 자연스럽게 명칭이 "기획하는 애"로 불리기도 했다. 배우로서 무대에 서고 싶지만 기회를 얻지 못한 막내들이 거리 곳곳을 달리며 포스터와 홍보물을 돌리던 그런 시절이었다. 하지만, 공연을 직접 제작하는 국공립단체들이 많아지고, 기획과 제작에 있어서 보다 전문적인 역할이 요구되면서, 약 15년 전부터는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피디라는 정식 명칭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어쩌면 나는 대형 뮤지컬 프로듀서를 제외하고 공공기관에서 피디라는 명칭을 정식으로 '하사' 받은 1.
직장 내 장애인식 개선 교육 강의를 하는 강사로서 오늘 놀라운 일이 있었다. 한국 장애인 고용공단 직장 내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 포털사이트에서 1천 회를 넘어 1천5회째 라는 소식을 들었다. 폭풍검색으로 찾았다며 초대해 주신 기관,기업 교육담당자 분들께 감사드린다. 법정 의무교육으로 2018년 5월 29일 법제화가 된 후 집합교육,원격교육,체험교육의 형태로 실시 할 수 있다고 명시 되어 있다. 자체교육도 가능하다. 사업주 및 내부 직원이 직접 교육을 실시도 무방하다. 단 상시 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주가 자체교육시는 공단의 사내강사 양성 과정 수료자가 교육을 실시 해야 한다. 고용노동부장관이 지정한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기관에 위탁하여 교육을 실시 할 수도 있다. 강사 지원 사업을 통해 무료강사 초빙하여 실시하는 경우도 있음을 참고로 언급한다. 사업장(사업자 등록 기준)별 상시 근로자 5인 이상 300인 미만 일 때 지원이 가능하다. 연1회 1시간 이상 지켜야 한다. 직장 내 장애인 인식 개선교육의무란 사업주는 장애인에 대한 직장 내 편견을 제거함으로써 장애인 근로자의 채용이 확대 될 수 있도록 직장 내 장애인 인식 개선교육을 실시 하여
캐나다에서 3년간 학업을 마친 딸은 서양인의 몸매를 닮은 채 공항에 도착했다. 아마도 음식 탓인 것 같았다. 귀국한 지 5일 만에 서울 서초동에 있는 S그룹에서 출근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딸은 귀국하기 전 메일로 입사원서를 여러 곳에 넣고 왔다고 했다. 딸이니 주거가 문제가 되었다. 사무실 반경 4㎞ 이내 집을 찾기 시작했다. 다행히 아파트가 나왔는데 딸애가 혼자 쓰기에는 넓다 싶어 서울에서 대학교와 대학원을 다니는 삼 남매를 같이 살게 해주었다. 딸은 직장에서 건실하고 미래가 밝은 남자를 만났다. 사위는 카이스트에 근무 중 딸이 근무하는 회사에 스카우트되어 둘이 인연을 맺었다. 아이 둘을 돌보면서 5년 후 커피에 관한 공부를 하던 딸이 심사위원이 되었다며 전화하는 목소리에 기뻐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사위는 연구실 책임이사였는데 딸과 함께 사업을 하겠다며 합류했다. 나는 딸이 운영했던 목욕탕을 리모델링하여 N88 카페와 N88 바리스타 학원을 만들어 딸이 사업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아 주었다. 이제는 카페와 학원이 모두 자리를 잡았는데 나는 사위한테 지나가는 말로 물어본 적이 있었다. 대기업 임원이었던 때와 지금 카페를 운영하는 것 중 행복지수를 따진다면
다섯 살 무렵이었다. 어느 가을날 외가 뒷산엘 큰 이모를 따라 오를 때였다. 마침 바람에 나무 가지가 흔들리자 모과 한 개가 '툭'하며 떨어졌다. 그 때 앞서 가던 이모는 땅에 떨어진 모과를 줍더니, "너도 한번 이 냄새 맡아볼래?"라며 모과를 코앞에 내민다. 그 말에 모과에 코를 대봤다. 당시 모과 내음이 매우 향긋했다. 모과의 그 향에 반한 나머지 나뭇가지에 매달린 모과를 따달라고 이모한테 조르기까지 했다. 이 말에 이모가 모과나무를 흔들자 모과가 땅에 떨어졌다. 그것을 갖고 온 이모는 잠자는 내 머리맡에 놓아 주었다. 당시 어머니는 집안 일로 필자를 외가에 맡긴 채 여러 날 째 돌아오지 않았다. 어머니와 분리됐다는 불안감 때문인가 보다. 밤에 잠을 잘 때도 잠을 못 이룬 채 보채고 칭얼대곤 했다. 하지만 모과가 머리맡에 놓인 후론, 마치 어머니 살 내음을 맡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던 기억이 새롭다. 이 덕분에 마음의 안정을 되찾아서인지 밤잠을 잘 이루었다. 그동안 따뜻했던 햇살이 점점 옅어지는 이즈막, 집 앞 호숫가를 산책하노라면 지난 가을 기억이 새롭다. 따사로운 한낮 가을 햇살 아래 누렇게 익어가는 모과며 붉은 감이 마음을 한껏 풍요롭
공직 3년차가 됐다. 스스로를 신규라 부르기도, 남에게 신규라 불리기도 애매한 경력이지만 하루하루 차곡이 공직자로서의 시간을 쌓아 왔다. 덕분에 인사발령문에 또렷하게 인쇄된 임용일자부터 지금까지의 시간을 돌이켜 볼 여유가 생겼다. 보건직이라는 특수성 덕에 동기보다 이르게 일을 시작하게 됐지만 예상과 달리 홀로 연수동 행정복지센터에, 그것도 민원실의 얼굴인 주민등록 업무를 담당하게 됐다. 허둥지둥 민원대에 앉아 어디에 쓰일지도 모를 권한을 신청하고, 마치 기다리고 있었단 듯 줄지어 대기 중인 민원을 서툴게나마 하나씩 처리했다. 녹록치는 않았다. 악성 민원인들의 격앙된 목소리에 식은땀을 흘리며 보내길 여러 날. 이제는 유독 집요한 민원인의 살해 협박에도 담담해졌을 때 보건소로 발령을 받았다. 보건직이었던 나는 '이제 있어야 할 곳으로 가는구나' 싶었다. 비록 당시 보건소는 코로나19 방역업무로 인해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지만, 9급의 호기에 어떤 것도 무섭지 않았다. 그리고 그 호기는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새벽에 출근해서 다음 날 새벽에 퇴근하는 삶이 지속됐다. 마음 편히 따뜻한 밥 한 끼 먹을 여유는 사치였고, 김밥 한 줄을 손에 쥐
계절이 또 옷을 갈아입고 있다. 조석으로 불어오는 생경한 바람은 몸을 움츠리게 한다. 옷장 정리를 한다. 반 팔은 깊숙한 곳에, 긴 팔은 손이 닿기 편안한 곳에 놓는다. 주말엔 내복을 사야겠다고 생각하며 스카프를 정리한다. 분홍색 바탕에 기하학적인 무늬가 있는 스카프, 파란색 바탕에 꽃무늬가 그려진 스카프, 갈색 바탕에 검은 체크무늬가 수 놓여진 스카프, 초록색 민무늬 스카프…. 언제 이렇게 사 모았는지, 참 많이도 그러모았다. 세월이 쌓인다는 건 냄새가 쌓이는 것이라는데, 나에겐 어떤 냄새가 날까. 하늘거리는 스카프 속에서 내가 쌓은 욕심의 냄새가 스멀스멀 기어 나올 것 같아 멈칫한다. 물방울 스카프를 들고 냄새를 맡아 본다. 점·점·점 물방울 떨어진 자리 서릿발 나뭇가지에 내려앉아 하얀 날 장롱에 곱게 넣어둔 스카프를 꺼낸다 둘·둘·둘 감으면 파도 소리 목에 걸린다 폭풍이 밀려와 당신을 삼킨 새벽 바다의 고함을 뚫고 파도가 건넨 스카프 감는 건 사람의 체온을 데우는 일 사랑은 파도에 유영하듯 풀어주는 것 찬바람 일렁거리고 당신이 밀려오고 감기 위해 풀어야 했던 당신의 스카프 서리 내려 감기는 지금은 초겨울 저절로 스카프 감는…
윤리철학자 레비나스(Emmanuel Levinas)는 환대(Hospitality)란 "나의 삶의 테두리 밖에 있는 타자의 호소에 응답하여 타자를 나의 삶의 공간으로 맞아들이는" 행위라고 정의하였다. 이것을 다시 풀어쓰면 "환대란 외부인을 우리의 사회구성원, 혹은 가족구성원으로 받아드리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환대의 라틴어 어원을 보면 손님과 적을 동시에 가리키고 있어 사회구성원의 이방인에 대한 인식에 따라 환대, 혹은 적대 및 배제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어떤 사회가 환대와 배제 중 어디에 무게중심을 두는가에 따라 외부인에 대한 태도는 달라진다. 레이크파크 르네상스(Lake Park Renaissance)는 민선 8기 충북의 대표 공약이다. 충북이 가지고 있었지만 그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자원들을 재생하여 충북을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건설하자는 담대한 비전이다. 757개의 호수와 남한강과 금강의 본류와 지천, 백두대간을 축으로 하는 수려한 산들, 그리고 역사적으로 뿌리 깊은 문화자산 등을 감춰진 보배로 인식하여, 이러한 자원들을 재생하겠다는 거대 담론의 성격을 가진다. 과거에는 이것을 발전의 저해요인으로 이해하였으나, 이제
전화를 걸 시간이다. 어김없이 오후 다섯 시 무렵이면 어머니께 전화를 건다. 안부를 묻고 하루의 안녕에 감사하는 소중한 시간이다. 들리는 음성에 따라 그날의 기분이나 건강 상태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어머니의 목소리가 밝고 힘이 있는 날에는 나도 덩달아 마음이 가볍고 기분이 좋다. 한편 기운이 없고 낮은 음성의 어머니 목소리를 듣는 날에는 종일 마음이 무겁고 어깨도 축 늘어져 하는 일도 즐겁지가 않다. 그런 날에는 애써 즐거운 기억을 떠올릴 수 있도록 나도 모르게 더 수다스러워지곤 한다. 부쩍 요즘 들어 어머니와 통화 시간이 더 길고 다정해졌다. 그도 그럴 것이 얼마 전에 나들이를 다녀오면서 새로운 추억이 생겼고, 뭔가 공감하며 나눌 이야기가 옹달샘에 물이 고이듯, 하면 할수록 이어졌기 때문이다. 지지난 주에 어머니를 모시고 경기도 여주에 있는 이모님 댁에 다녀왔다. 집에서 출발하여 1시간 좀 넘게 걸리는 일정이었지만 매우 특별한 여정이었다. 아혼을 바라보는 연세의 어머니는 몸이 많이 불편하시다. 등은 굽고 허리와 무릎 관절의 이상으로 걸음을 자유롭게 걷질 못해서 지팡이에 의지해 집안에서만 겨우 이동이 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병원에 갈 때 외에는 나들
# 베히레, 800년간 프라이부르크 도심을 지키다 베히레는 독일 프라이부르크 시내를 휘감고 흐르는 실개천이다. 1200년대 프라이부르크는 길 양편으로 15㎞에 달하는 인공수로를 만들었다. 대로에서는 1.5m, 골목길에서는 20㎝ 폭으로 좁게 흐른다. 화재를 막고, 가축에 물을 공급하려는 목적으로 조성되어 아무 무늬도, 장식도 없다. 다만 라인강에서 가져온 돌이 바닥에 돌출되어 다양한 물살을 만들고, 다양한 소리를 만든다. 원형 그대로 보존되었을 뿐인데, 이제는 도시를 대표하는 관광명소가 되었다. 베히레는 서울의 청계천 복원 이후 도시마다 경쟁적으로 도입한 도심 내 인공 실개천의 원형이다. # 청계천, 생태도시의 꿈을 안고 흐르다 청계천은 47년 어둠 속에 갇혀 있다가 복원됐다. 서울 도심을 가로지르며 10.84㎞를 흐른다. 청계천 복원공사는 2003년과 2005년 서울 시민이 뽑은 서울시 뉴스 1위에 올랐다. 청계천 새물맞이 행사에만 150만 명이 참여했고, 지금도 하루 10만여 명이 찾는다. '새로운 강북시대'를 열 것이라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도심의 산책로이자 휴식공간으로, 데이트 장소로, 관광명소로, 전 세계 벤치마킹 대상으로 자리매김했다
커피를 제대로 하는 사람들은 "고통 없이 변화할 수 없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커피를 편하게 마시려고 할수록 그 만큼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진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봉지를 뜯어 물에 타 마시는 '믹스커피'는 간편하지만 손수 커피를 갈아 성분을 추출하는 원두커피에 비해 몸에 유익하지 않음을 감수해야 한다. 설탕으로 인한 당뇨와 비만도 문제이지만, 식물성 기름을 고체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트랜스지방 유해성 논란의 찜찜함'도 견뎌내야 한다. 버튼만 누르면 수십 초 만에 한 잔의 커피가 완성되는 캡슐커피는 포장재 쓰레기 문제뿐 아니라 고압으로 쥐어 짜진 산패된 기름 성분이 몸으로 들어온다는 의심과 미세금속물질도 체내에 축적된다는 두려움을 이겨내야 한다. 캡슐커피 낱개 포장에는 생산일이나 유통일과 관련한 어떤 정보도 적혀 있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내가 마시는 커피가 언제 만들어진 것인지 모르고, 그로 인해 미세하게 분쇄된 커피가루가 얼마나 오랜 시간 캡슐안에서 산패된 지를 알지 못한 채 무심히 버튼을 누르는 장면은 사실 몸서리 쳐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캡슐커피를 마신 뒤 정기적인 혈액검사에서 금속물질의 수치가…
제주도 삼성혈에 대한 설명입니다. 삼성혈은 제주시 삼성로에 위치한 화산지형이자 탐라의 건국 신화와 관련된 문화재입니다. 꺼진 지반의 안쪽에 구멍 세 개가 움푹 파였는데, 이 구멍에서 제주의 시조이자 수호신인 양을나, 고을나, 부을나 삼신인(三神人)이 솟아났다고 전합니다. 여타 대륙계 건국 신화에 나오는 신화들과 달리 대지에서 탄생한 신이라는 점이 특이합니다. 얼마 전, 제주 방문 시 무심코 삼성혈의 근방을 지나다 과거 고교 시절 국사책에서 본 기억이 있어 들렀습니다. 그동안 여러 차례 제주를 방문했지만, 그 누구도 '가볼 만한 방문지'로 추천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넷상에서도 두드러지게 추천되지 않고 있습니다. 텅 빈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들어서니 이끼 낀 아름드리 수목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좋이 50년은 넘겼을 수목들은 눈을 들어 둘러보는 곳 모두를 빽빽이 채운 채 유구한 세월을 묵묵히 견디며 역사적인 장소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관람객은 셀 수 있을 정도로 적었습니다. 발길 주는 제주의 관광지마다 잔뜩 들뜬 인파로 넘실거렸는데 그곳은 적막이 흘렀습니다. 삼성혈을 둘러보는 동안 여전히 관광객은 늘지 않더군요. 그런데 전시관으로 드니 일본어
아동학대로부터 아동을 보호하는 것은 아동의 기본권 보장의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아동의 권리를 보장한다는 것은 학대로부터의 보호뿐 아니라 생존과 발달, 참여, 교육권 등의 실현을 말한다. 아동의 생존을 위협하고 아동의 발달을 저해하는 요인은 무엇이든 제거되어야 한다. 우리가 말하는 아동의 건강한 성장은 이렇게 생존에 필요한 도움뿐만 아니라 신체적, 지적, 사회적 발달을 위해서 타인의 관심과 보호를 필요로 하는 존재로 아이를 인식할 때 제대로 이루어진다. 아동학대와 관련되어 쏟아지는 대중매체의 보도와 각종 자료들은 대부분 아동학대가 얼마나 심각한지만을 다루지만, 아동학대 예방 교육이나 신고의무자 제도 시행 등으로 우리 사회의 '아동학대'에 대한 민감성은 많이 높아져 있다. 2015년 1만9천214건이던 신고 건수가 2021년 5만3천932건으로 6년여 만에 181%가 증가한 것만 보아도 아동학대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커지고 경각심이 생겨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신고된 사례가 모두 아동학대로 판단되는 것은 아니지만, 신고가 늘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 시그널로 보아야 한다. 아동학대신고가 증가하고 있어도 여전히 사각지대는 있다. 영아의 경우 집안
예전에는 은행이나 병원에서 번호표를 뽑고 '띵동~'하는 소리를 기다릴 때나 볼 수 있었던 기기가 요즘은 식당이나 카페, 주유소, 주차장 등에서 종종 마주하게 된다. 결재에서 포인트 적립까지 그 자리에서 스마트하게 이루어진다. 부연설명을 하지 않아도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이미 키오스크라고도 불리는 무인정보단말기가 떠올리지 않았을까 싶다. 그만큼 무인정보단말기는 우리 일상에 깊숙이 파고들어 있다. 사실 필자는 무인정보단말기가 보급되기 시작할 즈음에는 낯설어서 동행인을 앞세우거나, 매장 직원을 찾아 부탁하기도 했다. 얼마 후에 아내의 지속적인 성화에 못 이기는 척, 직접 주문을 해보았던 날이 기억에 남아있다. 제대로 주문이 들어간 것인지 내심 불안해 했다. 그러나 로봇 선반에 음식이 담겨져 내 앞으로 도착 되고서야 '세상 참 좋아졌네' 라고 연신 감탄하며 스마트하게 주문한 첫 음식을 즐겼었다. 이제는 유명한 맛집에서 긴 줄을 서지 않아도 원하는 서비스를 직관적으로 선택하고 이용할 수 있는 하이패스 이용도 가능해졌다. 이 얼마나 편리한 일인가? 하지만 이 편리함을 누리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이 지점이 나를 불편하게 하는 이유이다.…
황금 들녘이 며칠 사이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추수가 끝난 후라서 휑한 논바닥에는 공룡 알 모양의 흰 둥근 물체가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을 뿐이다. 고향 집 마당 가에 심어놓은 배추를 묶어야 할 볏짚을 찾아 나서보아도 구할 수가 없다. 궁금하여 옆집 아저씨에게 논바닥에 있는 거대한 공룡 알 모양에 대해 물어보았다. 그것은 볏짚을 발효시키기 위해서 비닐로 단단히 포장해 놓은 것이다. 그렇게 숙성된 사료는 숙성되지 않은 목초나 볏짚보다 훨씬 많은 영양분과 좋은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서 소나 양 등의 가축에게는 최고의 먹잇감이라 한다. 그래서 볏짚을 축산업을 하는 사람들이 모두 사가서 귀한 물건이 되었다. 그러니 볏짚이 필요하면 추수하기 전에 미리 얘기할 걸 그랬다고 일러 주었다. 논농사를 지어 지천으로 쌓인 볏짚을 땔감으로 사용하기도 했는데 이렇게 귀한 대접을 받을 줄은 미처 생각 못 했던 일이다. 생각해보면 볏짚의 활용도가 상당히 컸다고 생각된다. 볏짚을 작두로 썰어 가마솥에 넣고 푹푹 삶아 소 구시통에 넣어주면 맛나게 먹던 왕방울 소가 그립다. 외양간에 깔아준 볏짚은 소의 분뇨와 소의 발에 밟히고 섞여 모아두었다가 논과 밭의 밑거름이 되어 화학비료가 아닌 자
24년 1월 개원을 목표로 청주시정연구원(CHERI : Cheongju Research Institute)이 준비가 한창이다. 많은 시민의 관심 속에 출범하는 싱크탱크로서 시정 발전을 위한 비전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가 매우 중요하다. 청주시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청주시의 질적 발전과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정책 개발'을 미션으로, 이를 달성하기 위해 '중부권 중핵 도시로의 미래 가치를 구현하는 정책연구 플랫폼'을 구현하는 것으로 비전을 설정하였다. 핵심 가치는 성장, 혁신, 협치, 소통을,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시정을 선도하는 전략연구수행', '창조적인 연구역량 강화', '대내외 인적자원 활용 네트워크 강화', '참여와 이해 기반 조직체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전략을 수립하였다. 국가적으로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인구감소국가로 전환된 시점에서 민선 8기는 매우 중요한 모멘텀을 만들어야 하는 막중한 상황에서 청주시정연구원은 많은 시민의 기대와 응원 속에 출범하게 된다. 11월 1일 윤석열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정책인 지방시대 종합계획(2023~2027년)을 확정 발표한 바 있다.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에서 개최한 '2023 지방시대 엑스포'를 통해
[충북일보] 충북에서 직원을 고용하지 않고 혼자 일하는 자영업자가 19만2천 명까지 늘었다. 비대면 확산에 따른 무인가게 증가, 키오스크·서빙로봇 등 디지털 기기 확산 영향도 있지만 고물가·고금리가 장기화되며 인건비라도 줄여보자는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고충이 통계로 읽힌다. 충청지방통계청이 지난 17일 발표한 '2024년 4월 충청지역 고용동향'을 보면 4월 충북 취업자는 96만8천 명으로 1년 전보다 1만9천 명(2.0%) 증가했다. 성별로는 여성이 41만3천 명으로 1만8천 명(4.5%), 남성은 55만5천 명으로 1천 명(0.2%) 증가했다. 고용률은 67.2%로 1년 전보다 1.0%p 상승했다. 여성 고용률은 58.2%로 2.4%p 상승했으나 남성은 75.9%로 0.5%p 하락했다. OECD 비교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72.6%로 0.4%p 상승했다.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임금근로자는 69만4천 명으로 1년 전보다 1만5천 명(2.2%) 증가했다. 임금근로자 중 임시근로자는 15만 명으로 2만 3천명(18.2%) 증가했으나 일용근로자는 3만6천 명으로 6천 명(-14.4%), 상용근로자는 50만8천 명으로 2천 명(-0.4%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말다툼 중 전 여자친구 집에서 의자를 집어 던지고 자해 소동을 벌인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청주청원경찰서는 특수협박·특수재물손괴 혐의로 A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5일 오후 2시 10분께 청주시 청원구 율량동의 한 아파트에서 전 여자 친구 B(20대)씨 앞에서 흉기로 자해하며 욕설과 함께 의자를 집어던지는 등 위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범행 전날 B씨와 함께 술을 마시고 자던 중 방 안에 소변을 누는 실수를 저질렀다. 다음 날 이를 인지한 B씨는 A씨에게 "내 집에서 나가라"고 소리를 지르며 그의 뺨을 때렸다. 그러자 이에 격분한 A씨는 의자를 집어 던지는 등 B씨 집 안에 있는 가구를 파손했다. 또 주방에서 흉기를 들고 자해를 하며 난동을 부린 것으로 알려졌다. B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A씨는 자해 행위로 손목에 상처를 입었으나 다행히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임성민기자
◇22대 총선 당선인 인터뷰 - 증평·진천·음성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부족한 사람에게 다시 한번 중임을 맡겨주신 군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총선 승리는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약속드린 미래 비전을 군민들께서 선택하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재선에 성공한 임호선(61)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증평·진천·음성)은 겸손한 자세로 소통하며 어려운 민생부터 확실히 챙겨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강력한 경고"라며 "서민경제를 살피지 못하고 국정운영을 독단적으로 하며 과거로 퇴행하려는 정부에 브레이크를 잡으라는 민심이다. 제1야당으로서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적극 따르며 민생해결과 지역발전에 책임감을 갖고 임하겠다"고 앞으로의 의정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22대 국회에서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활동을 원하고 있다. 임 당선인은 "저는 농촌에서 태어나 자라왔고 현재도 농촌에 살고 있다"며 "지역적으로도 증평·진천·음성군이 농촌이기에 누구보다 농업농촌의 현실을 잘 이해하고 농민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농촌의 현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임 당선인은 "농촌이 어렵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