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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11.19 14:11:55
  • 최종수정2023.11.19 14:11:55

송용섭

농업미래학자 교육학박사

해마다 단풍이 곱게 물들쯤이면 초중등 학생 시절 소풍 갈 때 필수 동반 아이템, 김밥이 소환된다. 늦은 밤 김밥을 마는 어머니 곁에 앉아 김밥 꼬투리에 오누이들이 눈독을 들였던 추억이 새롭다. 지금도 여전히 가벼운 산행과 나들이할 때 한 끼를 보충하기에 이보다 가성비 좋은 음식이 없지 않을까?

이러한 한국의 김밥이 최근 미국에서 맛과 영양을 둘둘 말아 넣은 다이어트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고기가 귀하던 시절 채소 위주로 채워졌던 김밥이 비건(vegan) 식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와 함께 한류를 통해 건강하고 멋진 한국인의 스타일과 어울려 외국인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상품명, '김밥(Kimbap)' 한국어 그대로 쓰고, '한국식 두부와 채소로 만든 쌀밥과 김 말이'라는 설명 더했다. 수출 통관이 어려운 햄과 달걀 등 동물성 음식 재료를 배제하고 각종 채소와 유부, 두부, 잡채를 넣어 300㎉ 내외의 저열량으로 영하 45도에서 냉동시켜 만들었다. 이렇게 냉동 김밥이 큰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하고(3.99달러, 약 5천400원), 냉동 기술로 고유의 맛을 유지하며, 영양까지 더해 건강에 좋고, 데우기만 하면 간편하게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의하면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2018년 93억 달러에서 2022년 120억 달러로 급증했으며, 그중 쌀 가공식품 수출액은 1억8천60만 달러(약 2천400억 원)로 전년 대비 10.1% 증가했다. 이 같은 상승세는 올해도 이어져 9월 16일 현재 냉동 김밥을 포함한 쌀 가공식품 누적 수출액은 1억4천500만 달러(약 1천96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2% 증가하여 수출 효자 품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세종실록 등에 의하면 김밥의 주재료인 조선의 김(海衣)은 무역품으로 거래될 만큼 그 품질이 우수했다. 최근 외국인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인기 선물 중의 하나로 자리를 잡은 김은 한국적인 맛을 즐길 수 있는 식품인 데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무게가 가벼우며 쉽게 변질하지 않아 선물하기 편하다는 장점 때문으로 해당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한편, 조선 요리학의 저자 홍선표가 쓴 1939년 신문 기사에는 이러한 조선 김에 밥, 장조림, 김치 등을 넣어 말아 싼 김밥이 도시락으로 제격임을 소개한 것을 보면, 김밥은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의 전통음식으로 대중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김밥은 소의 재료에 따라 김치김밥, 참치김밥, 치즈김밥, 소고기김밥 등 수십 가지로 무한 변신하고 있고, 미각적으로도 각종 재료 고유의 맛을 지닌 것이 매력이다. 모양에 따라 삼각김밥, 꼬마김밥, 재료를 김으로 싸고 밥이 겉으로 나온 누드김밥, 맨밥에 김을 싸고 반찬은 별도로 냈던 충무김밥 등 다양할 뿐 아니라 빨강, 노랑, 녹색 등 색상이 다채로워 시각적으로도 아름답기까지 하다.

전문가들은 김밥이 창의성을 더해 나간다면 세계화에 가장 적합한 음식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쌀과 김을 제외한 각종 재료의 다양성과 함께 요리법이 특정하게 정해져 있지 않아 지역의 특산품과 잘 결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국내에선 각종 산나물, 홍어, 과메기 등과 어울릴 수 있고, 프랑스에서는 식용 달팽이를, 덴마크에선 청어를 쓸 수 있고, 중국에서는 전통 발효식품인 취두부와 어울릴 수 있다.

김밥은 영양소를 고루 갖춘 간편식이자 패스트푸드며, 식사 후 잔반량이 없는 친환경 음식으로서 세계적으로 이제 대표적인 한식(韓食)으로 손꼽히고 있다.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미국뿐 아니라 유럽,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세계인의 입맛을 둘둘 말게 될지 김밥의 창조적인 변신이 기대된다. 불고기, 비빔밥, 라면 등과 함께 김밥이 선도하면서 더 많은 한국의 음식들이 세계 시장을 누빌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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