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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04.23 16:22:56
  • 최종수정2024.04.23 16:22:56
[충북일보] 얼마전 본보의 독자권익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계신 김연준 전 충북도재난안전실장이 후배 공무원과 쓴 '함께 쓰는 기후반성문'(김연준 염창열 공저)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하지만 이날 출판기념회는 여느 출판기념회와는 사뭇 달랐다. 흔히들 출판기념회 하면 행사장 입구를 장식하는 화환과 저자의 책소개, 저자와 독자의 문답 등으로 이어지기 마련인데 이날 출판기념회는 이런 통념을 뛰어 넘었다. 출판기념회라는 명칭 대신 '탄소제로형 책과의 만남'이라는 표현부터 색달랐다. 더더욱 이채로운 것은 초청안내문구다. '오시는 분들께 드리는 당부의 말씀'이라는 문구를 통해 저자는 몇가지 신신당부를 했다. 먼저 종이컵 등 일회용품은 제공되지 않으니 텀블러를 꼭 지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에너지 절약을 위해 난방과 조명사용을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뿐만이 아니다. 축하 화환은 정중히 사절하고, 행사취지에 맞게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해 오시라고 했다. 일반적인 출판기념회장이라기 보다는 환경캠페인 현장 그 자체였다. 저자도 이런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단순히 책을 소개하는 자리가 아니라 생활속에서 탄소를 제로화 할 수 있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말자라는 절실함을 강조하기 위해 행사의 콘셉트를 그렇게 정했다고 한다. 이같은 저자의 뜻을 헤아린 독자들도 적극적으로 호응했다. 최시선 옥산중학교 교장은 자택인 옥산면에서 행사가 열린 동부창고까지 약 13㎞ 거리를 자전거를 타고 올 정도로 저자의 취지에 행동으로 공감을 표시했다. 일반적이지 않고 조금은 별난(?) 이런 출판기념회를 연데 대해 저자의 의지는 확고하고 분명했다. 조금은 불편하고 수고스러울지 모르지만 지금부터라도 탄소제로를 생활속에 실천하지 않으면 미래 세대에게 죄를 짓는 것이라고 힘주어 강조했다. 그래서인지 책 제목에도 일반적인 환경지침서와는 차원이 다르게 '반성문'이라는 문구를 삽입한 것 같다. 저자는 "'강건너 불구경'식의 기후위기 대응이 아니라, 나와 내 가족 특히 앞으로 살아가야 할 날들이 많은 젊은 세대들에게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을 물려줘야 하는 절박한 마음이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라며 "지금까지의 환경훼손에 대한 반성의 기초 위에 한가지씩이라도 행동으로 직접 실천함으로써 '탄소제로'를 달성하는 문화를 만드는데 이 책이 밑거름이 됐으면 한다"고 역설했다. 저자의 말처럼 우리 삶을 둘러싼 기후위기 또는 환경위기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하지만 일상에서 탄소제로를 위한 작은 실천은 여전히 미흡하다. 귀찮다는이유로, 나 혼자쯤이야 하는 안일하고 소극적인 자세가 목전에 도래한 환경위기의 심각성을 애써 외면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생태와 환경분야에서 일하는 분들은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공기와 물, 자연 등은 모두 후대로부터 빌려쓰는 것이라는 표현을 많이한다. 우리 시대의 전유물이 아니라 미래세대로부터 잠시 임차한 것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임차인으로서 성실하게 유지 보전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한다. 마치 집주인으로부터 집을 빌려쓰는 세입자처럼 말이다. 여하튼 기후위기에 직면한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말보다는 행동과 실천이다. 머릿속에 머무는 생각만으로는 안된다. 일상의 주변에서부터 줍고 버리지 않는 생활속의 실천만이 예기치 않은 환경재앙으로부터 기성세대와 미래세대를 보호할 수 있는 확실한 담보다. 모쪼록 탄소제로에 '찐심'인 저자의 생각처럼 우리 사회 저변에 생활속의 작은 실천이 오롯이 스며들어 기후위기 확산를 막는 훌륭한 방패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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