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키우기 힘든 세상이다. 그럼 아들 키우기는 좋은 세상이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살아 온 경험과 벌어지는 현상, 사회를 지탱하는 규범 등을 봤을 때 남성보다 여성이 살기에 더 힘든 세상이라는 생각이다. 생물학적으로 보통의 남성이 보통의 여성에 비해 완력이 센 것은 인류 공통의 현상이므로 태생적 물리력을 기준으로 삼을 일은 아니다. 끊이지 않는 젠더폭력의 사회적 이슈를 대하는 분위기와 제도 개선을 위한 여론 형성 과정에서 여성으로 살기 힘듦을 더욱 느끼는 요즘이다. *** 끊이지 않는 젠더폭력 최근 많은 국민들을 분노케 한 서울 신당역 역무원 스토킹 살인사건에서 보듯 힘없고 연약한 여성이 국가와 직장으로부터 아무런 보호조치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공포와 불안에 시달리다가 참혹하게 살해당했다. 그것도 직장에서 근무 중에 말이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서울교통공사 입사 동기인 가해자가 피해 여성에게 3년 동안 350회 이상 전화와 문자를 보내 스토킹 했고 역구내에서 촬영한 불법 촬영물을 이용해 협박을 했다고 한다. 견디다 못한 피해자가 경찰에 고소했고 경찰과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증거인멸과 도주우려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가해자는 결심공판
[충북일보] 김영환 충북지사가 충북개발공사 새 사령탑으로 건설사 임원 출신을 내정했다. 민간 출신 전문가의 실무 경력이 도움이 될 거란 판단이 깔려 있다. 도시개발사업 등 크고 작은 프로젝트를 이끈 경험을 고려한 선택이다. 새로운 수장에 거는 기대는 크다. 하지만 순탄할 것 같지는 않다. 조직은 이미 만신창이 상태다. 운영상황도 최악이다. 부채비율마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내년이면 200%를 웃돌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의 중점관리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충북개발공사의 2017년 부채비율은 62.4%였다. 해를 거듭하며 높아졌다. 2018년 75.2%, 2019년 109%, 2020년 122.5%, 2021년 134%로 치솟았다. 올 들어선 이달 기준 133%에 달했다. 지방공공기관의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설 경우 행정안전부의 중점관리 대상이 된다. 충북개발공사는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서도 3년 연속 전국 최하위다. 행정안전부가 지난달 28일 전국 257개 지방공기업을 대상으로 한 2021년 경영평가 결과를 보면 그렇다. 이 평가에서 '라' 등급을 받았다. 2019년에도 '라' 등급, 2020년에는 '다' 등급을 받았다. 3년 연속 전국 최하위
삼릉, 천년의 고도 아정 노영숙 충북시인협회 회원 작은 물방울 나비 되어 숲속을 날으니 햇살 드리워진 천년의 얼굴 아달라왕, 신덕왕, 경명왕 신비로운 시간 솔잎마다 가득하다 무리져 서 있는 고결한 선비들 사계절 변함없이 왕릉을 호위하며 아침마다 두 손 모으고 문침을 드린다 신라의 영혼이 살아 숨 쉬는 듯 짙고 엷음이 들고나는 천년의 소나무 향이 풍월도의 영혼을 가득 싣고는 오늘도 산 넘고 물 건너 동쪽 하늘 문을 연다 시류에 굴하지 않고 자연에 순응하기에 이리저리 휘어져 하늘 향해 치오른 모습을 보며 너와 나의 마지막 소풍 길 이정표로 삼으려 한다 지금도 재흥을 염원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커다란 바위 한쪽에서 무릎 꿇고 기도를 드릴 때 천년의 고도는 힘차게 포효하며 차오르고 있다 *문침 ; 임금이 자는 곳에 직접 가서 올리는 문안 인사. *삼릉 : 경주 삼릉숲
충북은 우리나라 광역도 가운데 유일하게 바다와 접해 있지 않은 지역이다. 반면 국내에서 가장 많은 담수를 공급하는 충주호와 대청호가 있다. 수도권 2천500만과 중부권 300만 이상의 상수 공급원이 위치해 있다. 우리나라 절반 이상 인구의 먹는 물을 책임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업이 발달하고 인구가 증가하면서 물 수요는 필연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 특히 우리나라 국민의 물 사용량은 OECD 선진국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저렴한 물 값과 부실한 관망으로 인한 누수의 문제 등을 들 수 있다. 이외에도 우리나라와 같이 제조업에 의한 수출 중심의 산업 구조 특성상 물 수요가 많을 수 있다. 특히 물을 많이 사용하는 반도체 산업의 발전도 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형적 특성상 자연호가 만들어지기 어려운 구조다. 즉 비가 오면 자연적으로 물이 담수되지 않고 바다로 곧바로 유출되는 지형이다. 일본의 비와호나 중국의 황하와 같은 담수 저장 그릇을 기대하기 어렵다. 더욱이 강우 패턴 또한 4계절 균등히 강우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여름철 우기에 1년 강우량의 절반 이상의 강우가 발생하는 기후를 갖고 있다. 자연
가수 유미리가 갖고 있는 '젊음의 노트'에는 꿈과 사랑이 아직 채워지지 않았다. 어린 사람은 그 꿈을 사랑했고, 젊음이 지난 사람은 소리 없이 흔들리는 노스탤지어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다. 가수 김광석의 노래가 그랬다. 이등병의 편지가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로 이어지던 서른 즈음에 사랑하는 딸을 두고 떠나버렸다. 가을하늘에 나도 편지를 쓴다. 대학 다닐 스물 즈음에는 '당신도 울고 있네요'와 '사랑했지만'을 자주 불렀다. 대답 없는 사람을 멀리서 바라보는 것이 사랑인 줄 알았다.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를 이어서 부르면 어제 내린 빗물이 어머님의 눈물과 구별되지 않았다. 파란 하늘에 그려본 이름 모를 선녀가 '교대인이여 깨어나라'라고 외친 서초동 남태현 열사로 변했다. 살아 있음은 축복이었다. 내 나이 마흔 즈음에는 어린이집에 다니는 둘째에게 '서른 즈음에'를 가르쳐 주었다. 아빠 말을 잘 듣던 귀염둥이는 추석 명절에 모인 친척들 앞에서 감정을 잡고 불렀다. 밤하늘에 보름달이 뜨고 갈바람이 천천히 불어오면, 점점 멀어지는 기억을 붙들지 못하고 있는 나만이 세상에 홀로 있었다. 청춘은 머물러 있지 않았다. 혁신학교 졸업식을 준비할 때는 항상 주제곡을…
곧 시월이다. 쑥부쟁이, 구절초, 고마리 등 시월의 꽃이 피어나고 있지만, 시월은 왜 그런지 자꾸만 물이 빠지고 보풀이 이는 것만 같다. 날아가는 부전나비 날갯짓이 떨어지는 낙엽처럼 쓸쓸하다. 어제는 길을 걷다가 가을 씀바귀를 보았다. 봄에 피었던 씀바귀꽃과 같은 꽃인데도 가을의 씀바귀꽃은 누르스름한 것이, 대궁도 가느댕댕한 것이 바람에 더 자주 휘청이는 것처럼 보인다. 잎도 더 얇고 길다. 따가운 가을 햇살아래 하얘지는 흰 빨래들처럼 투명해지는 시월이다. 비밀번호 보도 볼록 틈에서 피어난 씀바귀 한 송이가 비밀번호일 순 없나 wy3562!! 같은 아라비아 숫자와 영어 소문자와 특수기호로 조합된 비밀번호가 아니라 납작한 굴참나무 그늘과 개미 한 마리와 개미에게 끌려가는 죽은 잠자리의 영혼으로 조합된 비밀번호로 변경해서 공인인증서를 받고 송금을 하고 대출을 받고 증명서를 떼면 안 되나 자꾸 잊어버려 5회 비밀번호 오류에 걸릴 일 없이 양은 숟가락을 쥔 손들이 시장 보리밥집에 모여 탁주를 들 때 훤한 대낮, 잔속에 뜬 웬 보름달로 국세청 홈페이지를 로그인할 수도 있을 것이고 고마리 수풀 가슴 언저리에서 울고 있는 귀뚜라
우리가 봄과 가을에 쉽게 접하는 기상현상 중 하나는 안개다. 안개는 '지표 부근에 있는 대기 중의 수증기가 응결해 작은 물방울 또는 얼음 알갱이 형태로 떠 있는 기상현상'으로, 기상청에서는 지표면에서 목표를 식별할 수 있는 최대 거리인 시정이 1㎞ 미만일 때를 안개로 정의하고 있다. 안개는 다양한 메커니즘을 통한 수증기의 포화로 인해 발생하는데, 그 종류로는 공기의 냉각과정에서 발생하는 복사안개, 이류안개, 활승안개와 수증기의 증발로 발생하는 전선안개, 김안개 등이 있다. 안개가 발생하면 시야 확보가 어려워져 교통사고가 빈번해지고, 이는 많은 인명피해를 발생시키는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2017년부터 2021년 사이의 충북도 연평균 기상상태별 교통사고 현황을 살펴보면, 맑은 날에 비해 안개가 발생한 경우 치사율이 3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2006년 10월 3일 서해대교에서 발생한 29중 추돌사고와 2015년 2월 11일 발생한 영종대교 106중 추돌사고가 대표적인 사례다. 서해대교에서 발생한 추돌사고로 12명이 사망했고, 영종대교 사고로는 13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와 같은 사고의 기억 때문에 사람들은 안개를 생각하면 부정적인 이미지를
[충북일보] 충북경제자유구역청이 오송 국제도시 조성 밑그림을 그린다. 일단 연구 용역부터 시작한다. 나쁘지 않은 계획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국제도시 성공 사례가 아직은 없다. 많은 걸 계획했지만 많은 걸 이루지 못하고 있다. 계획단계부터 단단하게 준비하고 철저하게 마무리해야 한다. 충북경자청은 오송을 인구 10만의 국제도시를 만들 계획이다. 총예산 1억 원을 들여 오송 국제도시 조성방안 연구용역을 벌이기로 했다. 오송 글로벌 복합도시 조성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오송에선 외국의 첨단 기술과 자본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연구 용역비는 충북도 2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반영했다. 용역비가 도의회를 통과하면 용역전문기관 선정 등의 절차를 거쳐 오는 12월 진행한다. 결과는 내년 8월 초 나올 예정이다. 주요 용역 과제는 오송 국제도시 개념 정리와 법적 검토, 대상지역 선정과 특성 분석, 비전과 추진 전략 수립, 공간 구도 및 미래 장기 발전계획 수립, 투자 유치 방안 모색, 선도 사업 발굴 등이다. 충북경자청은 용역 결과를 토대로 오송 국제도시 조성을 위한 기본 계획과 로드맵을 확정할 방침이다. 그동안 개발과 투자 유치 위주에서 탈피할 방침이
유안이의 마음 이수진 충북시인협회 회원 할머니 손을 잡고 어린이집 가는 길에 상상도 할 수 없고 예상 또한 못한 말을 마음에 담아두었나 조심스레 꺼내고 "할머니, 나는 해님이 안 좋아, 깜깜한 밤이 좋아." "왜? 우리 유안이는 달님이랑 별님을 무척 좋아하는구나." "아니, 깜깜한 밤이 되면 엄마 아빠가 오니까" 짠하게 스며들어 먹먹하게 이는 전율 깜깜한 밤이 돼야 온다는 엄마 아빠 애틋한 설렘 속에서 기다리다 잠들었을 여권도 소용없는 꿈나라 여행인데 똑똑똑 노크하면 와락와락 안겨올까 살포시 다가가보니 눈물자국 얼룩진 윤회(輪廻)로 길들여진 일상을 뒤로 한 채 내 안의 안식처로 타박타박 걸어가면 현실의 모순 앞에서 오늘도 기다리는……
[충북일보] 올 들어 물가 폭등세가 줄기차다. 하지만 쌀값은 폭락세다. 산지 창고마다 쌀 재고량이 산더미다. 쌀값이 오를 리 없다. 농민 심정은 착잡하다. '풍년의 역설'이란 말이 나오고 있다. *** 시장격리 더 적극적이어야 전국 각지에서 쌀 풍년 소식이 들려온다. 하지만 벼농사 농민들은 흐뭇한 미소를 지을 수가 없다. 시름만 깊어지고 있다. 근심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모두 쌀값 하락 때문이다. 농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쌀값이다. 그런데 여전히 하락세다. 지난해 수확기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급기야 정부가 며칠 전 37만t 시장격리를 결정했다. 하지만 약발이 거의 없다. 처방 시기가 늦었기 때문이다. 농민들은 재고 쌀에 대한 신속한 처리를 요구했다. 햅쌀가격 하락을 막을 선제적 대책도 호소했다. 정부는 쌀 과잉생산 탓으로 돌렸다. 농민들은 잘못된 변명이라고 질타했다. 1년에 40만 t가량의 쌀 수입 국가가 할 말이 아니라고 했다. 쌀 농가와 농협미곡종합처리장(RPC)은 쌀 처리가 걱정이다. 이미 수확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풍년 전망이다. 농민들 걱정은 자꾸만 더 커진다. 풍년에 되레 쌀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시장논리로만 보
추석연휴 기간 전국체육대회 충북대표 선수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훈련장을 찾았다. 민족최대 명절인 추석연휴도 반납 한 채 훈련에 열중이다. 코로나19로 인해 3년 만에 온전히 열리는 대회이다 보니 선수들이 훈련에 임하는 자세가 여느 때보다 진지했다.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19와 11년 만이라는 9월 늦더위 폭염이 선수들을 지치고 힘들게 했다. 고등부 여자 핸드볼 대표선수들이 훈련하고 있는 청주일신여고 체육관은 문을 열자마자 용광로 같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파이팅을 외치며 쉴 새 없이 내달리는 선수들의 거친 숨소리와 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으로 온몸에선 비 오듯 땀이 흘러내렸다. 김수녕양궁장에서는 대학부와 일반부 양궁 대표선수들이 훈련에 여념이 없다. 지난해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우진 선수도 이번 체전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맹훈련중이다. 우리나라가 세계최강인 양궁의 경우 전국체전에서 입상하는 것이 올림픽에서 금메달 따는 것보다 힘들다고 한다. 냉정한 이야기지만 피나는 훈련만이 살길이란다. 잠깐 한눈팔면 바로 끝인 것이다. 충북스포츠센터 훈련장은 우슈, 레슬링, 검도, 펜싱, 역도 대표선수들의 땀 내음이 코를 찌른다. 가만히 있어도 숨이…
다산(茶山)은 근기(近畿)지방의 남인가문 출신으로 정조(正祖)연간에 문신으로 벼슬을 했으나 청년기에 접했던 서학(西學)으로 인해 장기간 유배생활을 한 인물이다. 유배기간에 자신의 학문을 더욱 연마해 육경사서(六經四書)에 대한 연구를 비롯해 일표이서(一表二書) : 경세유표(經世遺表), 목민심서(牧民心書), 흠흠신서(欽欽新書)등 모두 500여 권에 이르는 방대한 저술을 남겼으며 이 저술을 통해서 조선 후기 실학사상을 집대성한 실학자다. 이익(李瀷)의 학통을 이어받아 발전시켰으며 각종 사회 개혁사상을 제시해 '묵은 나라를 새롭게 하고자' 노력했다. 그는 조선에 왕조적 질서를 확립하고 유교적 사회에서 중시해 오던 왕도정치(王道政治)의 이념을 구현함으로써 국태민안(國泰民安)이라는 이상적 상황을 도출해 내고자 했다. 다산의 글 중에 노년유정(老年有情)에 관해 마음으로 쓴 글이 좋아 옮겨 본다. "밉게 보면 잡초 아닌 풀 없고, 곱게 보면 꽃 아닌 사람 없으니, 그댄 자신을 꽃으로 보시게. 털려 들면 먼지 없는 이 없고, 덮으려 들면 못 덮을 허물없으니 누군가의 눈에 들긴 힘들어도 눈 밖에 나기는 한 순간 이더이다. 귀가 얇은 자는 그 입도 가랑잎처럼 가볍고
김정은은 집권 초기부터 인민대중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집권 첫해인 2012년에는 각종 연설에서 인민대중, 근로인민대중, 인민대중중심의 사회주의 등의 단어를 빈번하게 사용했다. 그러다가 2013년 1월 조선노동당 4차 세포비서대회에서 김정은은 김일성-김정일주의가 곧 인민대중제일주의라고 천명했다. 이후 북한은 이 용어를 공식화하면서 김일성의 주체사상과 김정일의 선군사상과 연결 짓고 있다. 즉, 주체사상이 이민위천 정신에서 나왔고 김정일의 선군사상 역시 주체사상의 원리를 뿌리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김정은이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선대의 인민대중중시 논리와 연결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자신의 독자적인 통치이념을 구축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점차 구체적인 담론으로 진행시키고 있다. 2016년 7차 당 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김정은은 당 사업 전반에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철저히 구현할 것을 강조하면서 당 사업의 방식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후 노동신문 사설에서 "인민대중제일주의를 당의 정치리념, 정치방식이다"(2020년 10월 10일), "모든것을 인민을 위하여, 모든것을 인민대중에게 의거하여!", "인민대중제일주의가 유일한 지도
차탁 아래 놓아두었던 책을 끌어당깁니다. 피에르 쌍소의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 그 두 번째 책입니다. '바람 부는 길에서'라는 부제가 붙었습니다. 접어두었던 곳을 찾아 펼칩니다. '정처 없는 여행자, 목동, 뜨내기 노동자, 나룻배 사공, 혹은 숲과 초원을 누비는 밀렵꾼…. 이들이 마냥 땅의 지표만을 보고 걷는 것일까? 나는 이들이 냄새와 추억, 소망, 주변에서 보내오는 경계의 신호, 초자연적인 것들과의 공감, 공기, 개 짓는 소리, 느지막이 얼굴을 내민 달, 그리고 그들이 지나가는 바로 그 순간에 그들만을 위해 살포시 피어나는 꽃들, 이 모든 것들이 걸어오는 말에 귀를 기울인다고 믿는다. 길은 내게 용기와 자부심을 준다. 어떤 것의 구속도 받지 않는 건강한 육체 때문이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어떤 스포츠나 육체 단련을 위한 어떤 훈련도, 그동안 잊고 있었던 내 영혼 깊은 곳의 한 부분을 다시 볼 수 있게 해주지는 못했을 것이다.' 이어지는 내용 모두가 조금 어렵고 딱딱합니다. 수상(隨想)인 듯도 싶고 에세이인 듯도 싶습니다. 철학서처럼도 느껴집니다. 책을 읽다 잠시 생각을 놓으면 방금 읽은 부분의 내용이 무슨 뜻인지 몰라 다시금 앞으로 돌아가 되
[충북일보] 농민들이 쌀값 폭락으로 고통 받고 있다. 얼굴에서 웃음기를 본지 오래다. 농촌 들녘 곳곳에서 논을 갈아엎는 참담한 일이 벌어질 판이다. 세계는 곡물가격 급등으로 떠들썩하다. 한국에서는 되레 산지의 쌀값 폭락을 걱정하고 있다. 농정당국에 대한 질책도 이어지고 있다. 농민들은 길거리로 나서 항의하고 있다. 국회에 상정돼 있는 이른바 쌀값 정상화법인 양곡관리법 처리를 촉구하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양곡관리법이 과잉 입법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농민들의 반발이 더 거세지는 이유다. 충북농업인단체협의회도 지난 21일 "쌀값 폭락과 생산비 폭등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충북도청 서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0년 직불제를 개편하면서 자동시장격리제를 도입했으나 정부의 늑장 대처로 가격 하락을 막지 못했다"며 이같이 요구했다. 이어 "지난 8월 기준 충북도 쌀 재고량이 1만1천t에 달해 충북에서만 가격하락에 따른 손해가 1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지자체가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농민 생존권과 농업을 지키기 위한 대대적인 투쟁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우여곡절 끝에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지난
비움 안광석 충북시인협회 고문 한국현대시인협회 부이사장 산을 오르다 그늘에 서서 나무에게 묻는다 늘 푸름을 간직하고 있는가를 땀을 식히며 나의 심장은 얼마만큼 부풀어야 바람 소리를 엿 볼 수 있는가를 산을 내려오면서 나무에게 묻는다 왜 나뭇잎을 떨구는가를 숲길을 걸으면서 나의 가슴을 얼마나 비워야 나무를 닮아 갈 수 있는가를
국제교류를 할 때마다 아이돌에 대한 질문을 받지만 평소 관심 밖이라 곤혹스러웠다. 이번에도 이슬람 친구가 '블랙핑크(블핑)'의 '핑크베놈'이 발표됐는데, 한국어가사를 번역해 달라는 청을 했다. 머나먼 다른 문화권에서 K-POP에 빠진 소녀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어 영상을 보았다. 무덤덤하게 보는 순간 그녀들의 손끝에 무너졌다. 초월적 연출에 혼을 뺏기고 말았다. 하늘로 뻥 뚫린 분홍 사다리꼴 무대에 한복 입고 거문고 앞에 앉은 지수. 그녀가 술대로 뜯자 검은 옷 입고, 분홍빛 등을 단 이들이 주문(呪文)을 한다. 마치 블핑이 음악계를 탈환하기 위해 기(氣)를 모으는 종교제의 같다. '거무'는 '신(神), 신성함~'을 뜻한다. 거문고는 신의 뜻을 세상에, 중생의 염원을 하늘에 올리는 신기(神器)로 이를 켜는 지수는 각별한 존재인 것이다. 이어 뿔 달린 차가 담을 뚫는다. 이는 복귀하는 블핑이 높은 담이 된 대중음악계 거장들을 넘겠다는 결기와 반생명문화의 상징인 회색담에 구멍을 내고 새 판을 짜는 선구자임도 드러낸다. 차에서 내린 듯 제니는 태양춤을 춘다. 그 첫 동작은 팔이 여럿인 지혜의 신 '가네샤'와 창조신 바라흐마, 악을…
닭의장풀이 파랗게 우거졌다. 잎은 물론 꽃잎까지 푸른빛이다. 가을을 수놓는 한 폭 난(蘭)이었을까. 닭의장풀은? 꽃 중에 물망초가 푸른 줄은 아는데, 어느 날은 또 청보랏빛 느낌에 반했다. 삐죽삐죽한 잎을 보면 누군가 초록 꿈을 휘갑쳐놓았다. 빛깔 고운 양란도 향기 그윽한 동양란도 아니지만 먹구름에 붓을 찍은 바람살 일필휘지가 꽃잎으로 착착 피어났으리. 달개비 닭의장풀, 이름까지 정겹다. 무성하게 뻗어갈 때는 닭의장풀이고 청초한 꽃잎을 보면 달개비라고 불러야 될 성 싶다. 남색 꽃은 청사초롱 같고 자주달개비는 홍사초롱 닮았다. 그 위에 흰색까지 종류도 많다. 일찍 필 때는 한여름 뜰을 밝히고 9월에는 초가을 골짜기를 비춘다. 닭의장풀은 하늘을 부려놓고 나는 추억을 마름질한다. 닭의장풀을 직역하면 닭의 장에서 크는 풀이다. 닭장은 보통 헛간에 잇대서 짓는다. 유황 냄새 때문에 어지간한 풀은 죽어버리는데 혼자 특별한 이름으로 태어났다. 밟을수록 쳐드는 잡초도 거기서는 아웃이다. 구구구구 소리에 시끄럽지만 바닥에는 쇠비름조차 없다. 철망을 얽은 자리에 크는 닭의장풀만 빼고는……. 문을 열어주면 닭의장풀을 뜯어먹거나, 또 다른 녀석들은 양은대야의 물을 찍어먹는
손주들 돌보러 출발하려던 아내(이제는 內眷이라 부르고 있다)가 냉장고 앞으로 오라 부른다. 현직에 있을 때 고생을 많이 했으므로 퇴임 후에도 매 끼니를 해 주겠다 공언한 내권께서 냉장고에 먹을 것을 넣어두었으니 끼니때마다 잊지 말고 잘 찾아 먹으라는 지시이다. 그간 행색을 보니 자기가 없으면 외식으로 때우는 남편이 아마도 목불인견이었으리라. 이야말로 고마운 배려이고 따스한 사랑인데 자주 열지 않는 냉장고는 요지경 속의 하나라 정작 밥때가 되어 열면 머리가 하얘지고 만다. 냉장칸과 냉동칸이 분리된 데다가 각 층으로 칸이 나뉘어 한치의 빈 곳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그야말로 입추의 여지 없이 음식이 꽉 들어차 있다. 분명히 두 번째 칸에 있다던 음식은 보이지 않고 시래기 삶은 것처럼 금방 꺼내 먹을 수 없는 것들만 눈에 띈다. 몇 번 위아래 칸을 뒤지며 찾는 시도를 해 본다만 점차 끓어오르는 화 때문에 냉장고 속에 쟁여둔 음식들을 몽땅 밖으로 끌어내어 내동댕이치고 싶은 마음조차 들게 된다. 문을 열었다가 차라리 다른 것으로 속을 마무리 하는 모양이 컴맹이 컴퓨터 앞에 앉아 일을 추진하는 것과 매한가지로 초조하고 불안하게 만드는 모양새인데 남자에게 냉장고 속 음식을
바람이 불고 비가 흩뿌린다. 태풍이 온다는데 건너편 집이 이사한다. 어디로 가는 걸까. 꿈에 그리던 집으로 가는 걸까. '이사할 때 비가 내리면 부자가 된다'라는 속설이 있다. 손수레로 이사하던 시절의 이야기로, 땅이 젖어 바퀴와의 마찰이 적어지므로 물건이 부서지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한다. 실상 우중 이사는 고생스럽다. 짐이 젖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고 몸이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경험을 통해 가족 간 사랑과 자신이 가진 것의 의미를 절실히 깨닫게 되지 않을까, 그래서 이사 후에는 좀 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부자의 삶을 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문득 위태로워 보이는 사다리차를 보며 시 한 편을 떠올린다. 오늘은 얼마나 아래로 흘러왔을까 저번같이 비가 내린다 이삿짐을 부려놓고 눅눅한 이불에 기대어 쓰린 위를 달랜다 잔잔한 물보라에도 흔들리는 수생의 바탕은 어두운 블루 젖은 몸이 자꾸 아래로 가라앉는다 얼음의 계절엔 겹겹이 퇴적되어 바닥에 누워있지만, 언젠가는 물비린내 진한 부력으로 떠올라 연못 가득 보랏빛 꽃을 채우겠지 뿌리 내리기엔 너무 먼 물의 땅 그 아래엔 다시 하늘이 있고 열어젖힐 창문이 있는지,…
유기농의 영문자인 오가닉(organic)의 어원은 악기인 오르간(organ)에서 왔다고 한다. 공기를 순환하여 소리 내는 악기의 원리처럼 유기농은 생태계의 순환 원리를 이용하던 전통적인 농사 방식을 일컫는다. 한마디로 유기농은 미래 지속 가능한 농업 생산 시스템으로서 '화학 비료, 유기 합성 농약, 생장 조정제 등의 합성 화학 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유기물과 미생물 등 자연적인 자재만을 사용하는 농업방식'을 말한다. 환경을 보호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할 수 있으며 토양과 자연 생태계, 인간의 건강까지 유지 시킬 수 있다. 흔히 말하는 친환경 농산물은 좀 더 폭넓은 개념으로서 이렇게 농약과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유기농산물뿐 아니라 화학비료만을 권장량의 1/3 이내로 쓰는 무농약농산물을 포함한다. 세계 유기농 시장 규모는 2010년 67조 원에서 2020년엔 112조 원으로 10년 사이 2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선진국을 중심으로 유기농 프리미엄 식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해마다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 국내 친환경, 유기농 식품 시장 규모는 2019년 1조8천354억 원을 기록했으며, 2025년에는 2조1천300억 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
[충북일보]청주시가 조정대상지역에서 전면 해제됐다. 무려 2년 3개월 만이다. 주택시장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청주지역은 연말 미분양 등 극심한 침체가 예상됐다. 이제라도 조정대상지역 해제로 숨통이 트이게 됐다. 정말 다행이다. 하지만 지속적인 금리인상 등 시장 불안 요인은 여전하다. 규제 해제 효과가 어느 정도 미칠지는 지켜봐야 한다. 충북의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35.7이다. 세종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낮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1일 '2022년 3차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서 청주시를 비롯한 전국 41개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했다. 청주시는 아파트 값이 단기간에 급등했다. 지난 2020년 5월 방사광가속기 구축사업 대상지로 오창읍이 선정되는 등 개발호재가 발표됐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같은 해 6월 19일 투기수요가 유입 차단을 위해 청주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했다. 청주시는 조정대상 지역 지정 이후 최근까지 세 차례에 걸쳐 해제 요청을 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해제를 보류했다. 청주시는 포기하지 않고 해제 요청을 계속했다. 결국 국토부가 청주시의 해제 요청을 받아
이럴 줄 알았더라면 정남 충북시인협회 회원 늙어가기가 얼마나 빨리 진행되는지 알지 못하는 젊은 사람이 내가 그랬던 것처럼 앞만 바라보며 걸어가네 늘어지기도 하고 당겨지기도 하다가 원래 위치로 와주는 고무줄 같은 청춘이면 참 좋을 것을 이렇게 옹골지게 늙어놓고 보니 그동안 책을 많이 읽지 않았는지 여행을 자주 다니지 못했는지 이럴 줄 알았더라면 새싹으로 발을 디딘 꽃도 결국은 평생을 꽃으로 남지 못하고 스러져가듯이 모든 것은 한순간 그대만이라도 현명하기를 눈부시게 젊고 젊은 날 즐겁고 행복해지는 법부터 깨우치기를
가을에만 볼 수 있는 풍경은 어느 절기보다 운치 있고 정리 정돈이 잘 된 느낌이 든다. 사뭇 강력한 여름빛이 지난 뒤 오는 가을은 그런 것 같다. 정말 가을엔 누군가에게 편지를 써야 될 거만 같다. 충북지역 청주권역의 그동안 부동산 규제로 발목을 잡아오던 조정대상지역의 해제가 발표됐다. 발표된 주 내용을 보면 세종시를 제외한 지방의 모든 규제지역이 해제됐고 수도권은 인천이 투기과열지구에서 조정대상지역으로 조정됐다. 정부는 21일 '주거정책심의위원회'와 '부동산가격안정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규제지역 조정안을 의결했는데, 이번 규제지역 해제 결정으로 현재 전국의 규제지역은 투기과열지구가 43곳에서 39곳으로 축소되고, 조정대상지역은 101곳에서 60곳으로 줄었다. 비수도권 지역 중 유일하게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으로 동시 지정돼 있는 세종시도 투기과열지구가 해제됐다. 청주시는 2020년 6월 19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됐는데 국토교통부의 지정 사유는 '아파트값 단기간 급등 및 투기수요 유입 차단'이었고, 대상 지역으론 청주시, 오창·오송읍 동지역이었다. 국토교통부는 2020년 5월 청원구 오창읍이 방사광가속기 후보지로 선정된 직후 부동산 시장이 이상
다시 여름으로 돌아왔다. 지금은 9월 중순도 넘어 섰다. 그런데 어찌된 일이란 말인가. 예년 같으면 지금쯤 쌀쌀한 기운에 밤이면 두꺼운 이불을 덮고 자야만 한다. 하지만 며칠째 무더위로 잠을 잘 수가 없다. 피곤이 풀리지 않는다. 가을바람은 금풍이라던데 바람은 습하고 시원한 맛도 없다. 몸과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그럼에도 사람이 힘들건 말건 땅위의 풀들은 왜 이리도 잘 먹고 잘사는지 모르겠다. 하루가 다르게 마당이 푸르러 간다. 풀들의 생명력은 가히 놀랍기만 하다. 오늘도 아침 일찍 마당에 앉았다. 먼저 사람이 들고 나는 대문 앞부터 시작이다. 땅은 메마를 대로 메말라 흙먼지가 인다. 대문 부근에는 키가 작거나 땅위에 바짝 엎드린 풀들이 대부분이다. 줄기가 오동통한 쇠비름을 비롯해, 고들빼기, 괭이밥, 주름잎, 애기땅빈대 풀들이 주를 이룬다. 그 중 애기땅빈대 풀이 단연코 일등이다. 더러는 이름을 알 수 없는 풀들도 있다. 풀을 뽑아 한군데 모아 놓고 보니 문득 『야생초 편지』에서 보았던 글들이 떠올랐다. 풀을 뽑다말고 서재로 달려가 『야생초 편지』를 찾아 읽었다. 교도소 꽃밭에 난 잡풀들을 뜯어 끓는 물에 데쳐 된장에 무쳤다는 '들풀 모듬'
[충북일보] 충북도내에 많은 가을비가 내리면서 괴산댐이 수문 전부를 열고 수위 조절에 나섰다. 21일 한국수력원자력 한강수력본부는 이날 오전 현재 괴산댐 7개 수문 전부를 개방해 초당 800t의 물을 방류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댐 수위를 조절하기 위해 이미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8일부터 수문을 조금씩 열기 시작했다"면서 "괴산댐 유역인 청주·보은·괴산지역에 이날 오후 7시까지 최대 100㎜가량의 비가 더 쏟아질 것이란 기상특보에 따라 하류지역 주민들이 안전할 때까지 수문을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문 개방에 앞서 괴산호를 운행하는 유람선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도록 조처했다. 이번 수문 개방은 '댐운영 개선방안'에 따른 '선제적 조처'다. 앞서 한수원은 지난 7월 위험상황이 닥치면 괴산댐 수문을 모두 열고, 비상점검터널까지 개방하는 내용의 댐운영 개선안을 밝힌 바 있다. 1년 전 발생한 댐 월류(越流)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였다. 괴산댐 수문 하나의 크기는 너비 8m, 높이 7m다. 괴산 / 주진석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차량을 들이받은 뒤 카페로 돌진한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청주상당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A(60대)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6일 밤 9시 30분께 청주시 상당구 영운동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하다가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은 뒤 카페로 돌진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이날 A씨는 용암동의 한 고등학교에서 차량을 운전하다가 주차된 차량 3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후 사고 현장을 이탈한 A씨는 약 1㎞ 운전하다가 차량 4대를 추가로 들이받고 인근 카페로 돌진한 뒤 멈춰 섰다. 이 사고로 카페 출입문과 가구 등이 파손됐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 당시 경찰이 음주 측정을 진행한 결과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91%로 면허 취소 기준(0.08%)을 훨씬 넘은 만취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에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임성민기자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