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익는 소리 이승애 충북시인협회 회원 옹알이가 시작되었다 입술이 두꺼운 큰 항아리마다 고두밥과 누룩이 섞여 옹알대기 시작했다 자갈 바닥의 달큼한 두드림 깊은 우물 두레박의 인기척 가쁜 숨 참았던 폭포수 휘어지는 소리를 새의 말과 늑대의 웃음과 호랑이 발자국과 버무려 앉힌 후 왈강달강 끓어오르는 항아리에서 눈 떼지 못하던 시간의 빛깔 가로등이 밤새워 그 소릴 지키다 스러지고 별들도 창문을 끌어당겨 들여다보고 달빛은 제 몸도 섞자고 무작정 달려들고 거르지 않고 찾아오는 식욕처럼 잔 부딪고 웃음 도수를 높이다가 돌아서서 다시 뿌리를 세우는 삶 호수를 흔들어 마시던 바람으로 산골짝 흘러내린 말간 숨결로 해의 시간을 걸러 내린 만장일치의 발효 소리가 지나간 자리마다 제대로 삭힌 고요 한 동이 동그랗게 입을 연다
중국의 고전 채근담에 "부귀와 명예가 도덕으로부터 온 것이면, 마치 숲속의 꽃과 같아서 저절로 무럭무럭 잘 자라나 번성하고 그러나 그것이 만일 권력으로부터 얻어진 것이라면 마치 꽃병 속의 꽃과 같아서 뿌리가 없으므로, 그 시들어 가는 것을 기다려 지켜볼 수 있을 것이다"란 말이 있다. 요즈음 정신적인 면보다도 물질적인 측면이 더 소중하고 더 대접받는 세태를 보면서 가끔은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고민하게 된다. 우리가 받아왔던 교육들이 잘못된 것인가? 아니면 세상이 완전히 바뀐 것인데 적응 못하는 것인가? 자못 신경 쓰이는 부분인 것 같다. 지금 같은 세태에 조금은 진부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동양의 명저 가운데서도 가장 알기 쉬우면서, 그 의미가 심장하고, 누구나 겪고 있고 알고 있는 일상생활의 평범한 사실을 문제로 삼으면서도 일찍이 깨닫지 못했던 인생의 참된 뜻과 가장 지혜로운 삶의 방식을 알려주는 채근담을 깊어가는 가을에 가히 권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비슷하게 '토끼와 거북이', '양치기 소년', '여우와 두루미', '해와 바람', '사자와 생쥐' 등 동물에 빗대어 교훈을 암시하는 이야기로 우리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이솝 우화! 수많은…
겨울철 곳곳에 도사리는 눈길과 빙판길에서는 그 위험이 더욱 더 커진다. 넘어지기 직전 균형을 잡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운데다 뼈가 약해진 경우가 많은 고령층은 가벼운 낙상사고에서도 큰 골절상을 입을 위험이 크다. 나이가 들면 관절과 뼈, 근육 등이 약해져 힘이 떨어진다. 균형 잡는 능력도 저하되어 쉽게 넘어진다. 또 시력과 청력이 현저히 감퇴하여 외부 자극에 둔감해진다. 이에 따라 불의의 사고에 대처하는 민첩성이나 순발력도 많이 저하된다. '낙상'이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갑자기 넘어져 상처를 입는 사고를 말하는데, 특히 다른 계절보다 겨울철에 낙상사고 발생률이 약 10% 정도 높다. 그 원인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눈으로 인해 길이 얼어붙는 경우가 많은데다 추위로 두꺼운 옷을 입으면 우리 몸의 움직임이 둔해지기 때문이다. 통계청 '한국인의 안전 보고서 2021'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우리나라 낙상 사망자는 2천663명. 이 가운데 63.4%에 해당하는 1천688명이 65세 이상 고령인구였다. 낙상은 남자보다 여자에게서 더 많이 발생하고(여자 노인 19.4%, 남자 노인 11.2%) 낙상으로 인한 골절은 여자에서 2배 잘 발생하나 낙상으로 인한 사망
계묘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한해를 선물로 더 주심에 대하여 감사의 마음을 제일 먼저 든다. 30대에 같이 근무했던 동료 교사 중에 벌써 세상을 달리하신 분이 10여 명을 훨씬 넘는다는 말을 들으며 송연해진다. 내게 허락된 시간은 얼마나 남았을까 싶어 하루하루를 더 소중히 여기게 되고 또 미련없도록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다. 신년 벽두에 갖는 마음가짐을 통상 '옷깃을 여민다'라고 표현도 하는데 많은 말 중에 하필 옷깃을 여민다라고 할까. 선비가 다른 사람의 집을 방문할 때에 옷매무시를 단정히 가다듬는데 이 경우에도 옷깃을 세 번 여민다고 한다. 원래 한복의 옷고름이 동작 중에 자주 풀어지기 때문이겠지만, 외부의 상태는 물론 마음마저 주일 무적(主一無適)의 경건한 태세로 유지하려는 의지가 표현됐으리라. 불가(佛家)에서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하여 최소한 70억분의 1의 확률을 소중히 여기라고 가르친다. 사람과 무의식중에라도 맺게 되는 인연을 소중히 여기라는 의미가 있다. 정작 옷깃은 의복의 목둘레에 돌려대어 앞으로 여미는 부분이라 다른 사람과 옷깃을 스칠 정도라면 가까워도 한참 가까운 관계여야 한다. 소매깃이라면 저잣거리에서 지나치다가…
저는 패션 시장에서 10년을 몸 담고 이제는 한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작은 회사의 대표입니다. 그동안 패션시장에서 느꼈던 대량생산에 대한 불편한 진실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인간의 삶은 더욱더 풍요로워졌습니다. 대량생산, 규격화된 제품을 기술과 기계를 사용해 대량으로 생산하는 체제를 말하죠. 대량생산이 가능하게 된 것은 생산의 표준화와 컨베이어 시스템 등을 이용한 이동식 조립방법이 고안됐기 때문입니다. 생산 표준화됨으로 작업과정이 세분화될 수 있었고, 노동이 단순한 작업 동작의 반복으로 바뀌면서 부녀자나 연소자가 노동시장에 등장하게 됐습니다. 또 단순한 작업과정은 기계로 대체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대량생산 체제는 가속화됐습니다. 대량생산 체제로 인해 제품 단위당 제조원가를 엄청나게 싸게 할 수 있게 됐고, 제품의 표준화와 품질보장이 가능하게 됐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막대한 양의 대량생산이 이뤄지는 트렌디하고 심지어 저렴한 옷.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은 마치 패스트푸드와 같은 패션을 말합니다. 주문하면 5분 만에 나오는 햄버거처럼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매일매일 바로 대량으로 제작해 대량으로 판매하는 식이
이런 놈들 멱살 잡아 이명우 충북시인협회 회원 권력이 없을 바엔 돈이라도 있든지 돈마저 없을 바엔 힘이라도 있든지 숲 우거진 그늘 아래 겨우 파란 풀잎처럼 권력 돈 힘에 눌린 안타까운 인생이여 권력 없어 천한 몸 돈 없어 가난한 몸 힘없어 기는 몸을 가만두면 좋으련만 길가에 내다버린 쓸모없는 물건처럼 무시하고 천대하니 어찌 살란 말이냐 정의로운 천하장사 수수만 명 모여들어 권력을 남용하는 놈 돈으로 추잡한 놈 힘으로 휘두르는 놈 이런 놈들 멱살 잡아 인정사정 볼 것 없이 시구렁에 끌어 박고 평화로운 초원에 자유로운 양떼처럼 착한 사람들끼리 오순도순 살았으면
[충북일보] 2025년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된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에 다양한 과목이 신설된다. 필수 이수학점과 이수학점 범위도 확대된다. 디지털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도 대폭 강화된다. 한 마디로 고교 교육과정 총론과 각론이 모두 바뀐다. 충북교육청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올해 진로·학업 설계지원 시스템을 갖춘다. 수업·평가 내실화와 최소 성취수준 보장 지도로 책임교육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고교학점제는 고교생이 대학 수업처럼 자기 적성과 선호도 등에 따라 과목을 골라 수업을 듣고 기준 학점을 채우면 졸업하는 제도다. 현재 충북도내 일부 고교에서도 시범 운영 중이다. 고교학점제는 지난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고등학생도 대학생처럼 진로에 맞는 과목을 듣게 하자는 취지다. 무한 경쟁을 부추기는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 탈피하기 위함이다. 대입에서 학생 개개인의 성취도를 평가하기 위해서다.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스스로 골라 교실을 옮겨 다니며 수업을 듣는 방식이다. 국어, 영어, 수학 등 공통과목과 함께 진로에 맞는 심화 과목까지 3년간 총 192학점을 이수해야 졸업할 수 있다. 교육부는 2025년 모든 고등학교에…
보건소 근무 이전에 임상간호사로 근무를 했을 때 치료가 잘 되어 건강한 삶을 되찾는 경우도 있지만, 유명을 달리하는 경우도 많이 봐왔었다. 특히 중환자실에서는 '치료 효과가 어떨 것 같다. 곧 심장이 늘어질(사망할) 것 같다'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며 중환자를 간호할 때도 많았다. 그런 환자들이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거나 응급치료가 예상되는 상황일 때 주치의는 보호자를 불렀고, 'DNR(심폐소생술거부)동의서'를 설명하는 것도 때론 자연스러웠다. 여러 요인에 의해 심장과 폐기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할 때, 시행되는 응급한 의료행위인 심폐소생술, 그것을 거부하겠다는 DNR동의서. 병원을 벗어나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업무를 맡기 전까지 이 동의서는 '더 이상 치료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의 환자의 보호자에게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했었다. 어르신들의 "나는 죽을 때 아무것도 안할 것이여. 암 것도 하지마." 이런 말씀을 종종 듣곤 했었으니까…. 병원을 떠나 지금의 업무를 하면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업무를 처음 맡았을 때에도 비슷한 생각이었다. '어차피 병원에 가면 DNR동의서를 설명할텐데 이걸 왜 굳이 만들었을까?'라는 생각을 하였지만, 업무를 하면서 가장
요즘 충청대학교의 평생 직업교육과정에서 일과 이후 영상 제작과정을 교육하고 있다. 시대 흐름에 걸맞게 PC가 아닌 스마트폰 하나로 촬영편집을 할 수 있는 쉬운 교육이다. 교육에 참여하는 분들이 대부분 연령대가 높다. 그만큼 영상을 제작 함에 있어 저연령층은 스마트폰의 다양한 활용으로 마음먹거나, 인터넷에 조금만 검색해봐도 충분히 도전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기술이 발전해 영상 제작 어플리케이션이 모든 기능을 갖추고 있어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고퀄리티의 영상을 손쉽게 만들 수 있다. 물론 PC환경의 편집기술에 비해 디테일은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유튜브에 많은 영상들이 올라오기 전 예전의 전통 또는 정통적, 보수적인 테크닉으로 제작된 영상들에 비하면 표현력 등이 너무나도 자유롭게 변한 영상제작 결과물들을 보면 고도의 전문기술 없이도 좋은 영상을 만들 수 있는 시대이다. 좋은 영상의 기준이 보수적이고 주관적인 기준에서 자유롭고 객관적인 기준으로 변화되었기 때문이다. 여러 기관과 학교에 강의를 해보고 인턴십 프로그램, 캡스톤 디자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해보았지만, 현재 교육받고 계신 교육생 분들은 참 열정적으로 교육에 임하시는 모습이 정말…
어머니는 해마다 장을 담그셨다. 팔 남매 중 스스로 담가 먹는 큰 시누이를 제외한, 일곱 집이 먹을 양을 담그셨다. 시누이들은 된장을 친정에서 퍼다 먹었다. 오십 줄이 넘도록 어머니가 살아 계실 동안 그 일은 이어졌다. 시누이들에게도 각자 시어머니가 계시고 대한민국 어머니들 장 담그는 솜씨는 모두 선수 아니던가. 그런데도 된장만큼은 친정에서 퍼갔다. 몸은 시집갔어도 된장 맛은 두고 갔나 보다. 시누이들은 모였다 흩어질 때가 되면 장독으로 우르르 간다.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까르르 까르르 장독이 들썩인다. 나로선 끼어들 수 없는 그녀들만의 세계가 펼쳐진다. 그날 나는 그 세계를 엿보다가 흥미로운 풍경을 관찰하게 됐다. 어머님께 용돈도 넉넉히 드리고 형제자매간에 선물도 나누고 때로는 돈도 통용하는 관계다. 그런데 된장 앞에서는 눈빛이 달라진다. 단순 장맛이 좋아서라고만 하기엔 그 몸짓들이 너무들 진지하다. '이것만은 양보 안 해!' 하는 저 치열한 손놀림들은 뭔가. 값으로 치면 자신들이 사 온 비싼 어머님 옷값에 비할 게 아니잖나. 무언가 있다. 그 무엇이 무얼까. 그것은, 장맛을 넘어 공평하게 분배받는 모정의 영토였다. 어머니에게는 사랑을
"아기야 우리에게 와줘서 고마워. 사랑해!" 충북 보은군이 올해부터 지역에서 아기가 태어나면 지역 소식지 등에 축하 광고를 낸다고 하며 밝힌 축하 문구다. '새 생명 탄생 축하 광고'는 보은군이 매달 발행하는 에 실어 여러 곳으로 배달한다고 한다. 출산장려를 위한 고육지책(苦肉之策)처럼 보인다. 시골 마을에서 아이 울음소리 듣기가 어렵다고 한다. 주민들은 고령화되고 학교에 학생이 없어 학교를 없애야 하는 상황이란다. 심각하다. '인구 데드크로스(dead cross)'라는 용어가 있다.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많아 인구가 자연 감소하는 현상을 말한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사망률 증가와 비혼·만혼 증가에 따른 출산율 저하 등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인구 데드크로스가 시작되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11월 1일 기준 우리나라 총인구(외국인 포함)는 5천173만8천 명으로 1년 전보다 9만1천 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인구감소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실시했던 1949년 센서스(census) 집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유소년 인구(0~14살)가 16만 7천 명 감소하고 생산연령인
1990년초 대학 1학년때 학과에서 단체티를 제작했는데, 그때 새긴 문구가 "혼자일수 없는 우리"라는 글이었다. 한마음으로 협동하면서 대학생활을 잘 해나가자는 의지를 담아 임원진이 생각해낸 문구였다. 어색함이 감도는 "우리"가 되는 것보다 핸드폰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혼자"가 더 편한 시대를 살아가면서 문득 저 문구가 아련하게 떠오르곤 한다. 특히 함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한 공간에서 동료들과 생활하는 직장에서 협동의 의미를 되새겨 볼때가 많다. 협동은 뜻을 같이하거나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지혜와 힘을 합하여 함께 일하며 공동의 성과를 얻고자 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단순히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꼭 협동하지 않아도 된다. 각자에게 주어진 역할과 책임을 잘 감당하면 큰 무리없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뜻을 같이하면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혜와 힘을 합해야 한다. 자동차가 만들어질 때 누구는 바퀴를, 누구는 문짝을, 누구는 엔진을 각각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제 역할을 해내면 나중에 자동차가 만들어 질 수는 있다. 하지만 바퀴를 만드는 사람이 "내 목적은 자동차 완성품을 만드는데 쓰이는 바퀴를 만드는거야!", "난 완성될 자동차의
[충북일보] 충북 청주시에 연고를 둔 프로축구단이 공식 출범했다. 충북청주FC가 창단 첫해 어떤 모습을 보일지가 관심사다. 초대감독으로 최윤겸 감독(60)이 선임됐다. 최 감독은 강원FC, 부산 아이파크, 대전시티즌(현 대전하나시티즌) 등에서 지휘봉을 잡았다. 그러나 아무리 명장이라도 신생구단이 좋은 성적을 내기는 어렵다. K리그는 지난 2012년 승강제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이후 K리그 무대에 입성한 신생구단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충북청주FC도 초반 시행착오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여럿이다. 프로축구팀 2부 리그 운영에 연간 약 60억 원 정도가 소요된다. 향후 5년간 충북도에서 20억 원, 청주시에서 20억 원씩을 지원한다. 나머지는 모기업 후원 등으로 운영비를 충당할 예정이다. 한 마디로 자금 운용이 넉넉지 않다. 충북도와 청주시 지원과 별개로 자체적인 운영비 마련 방안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충북청주FC 창단 역사는 그야말로 우여곡절이다. 아직까지도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다. 일단 기적적으로 첫 출발을 했다. 준비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창단 과정도 어려웠다. 이시종 전 충북지사의 공약으로 2010년부터
새해가 밝았다. 원하지 않아도 또 한 살의 나이를 먹었다. 반백 년 쉰을 넘기면서부터 인생 후반을 향해 전력 질주하는 것 같다. 어렸을 때는 그리도 길었던 1년이 지금은 시작과 동시에 끝난 기분이다. 세월 참 빠르다. 몇 해 전부터 딸들과 함께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서울로 올라갔다. 코로나가 시작되고 아이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위험할 것 같아 시작한 일이었는데 올해도 금요일 밤늦게 서울에 와서 새해를 맞이했다. 딸들과 지낼 때마다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참 다른 시대를 살고 있다 느낀다. 세대가 다르니 생각하는 것도 삶의 방식도 다르다지만 디지털을 이용하는 경험치에서 특히 더 그렇다. 큰 애가 경동시장 안에 극장을 개조해 12월 중순에 스타벅스를 열었다며 가보자고 했다. 오래된 전통시장 안에 대규모의 카페라니 흥미롭다. 딸들과 나는 동의했는데 남편은 그 시간에 동묘에 가고 싶단다. 오래된 물건, 골동품을 늘어놓고 파는 구제시장이 펼쳐진 곳이다. 남편은 우리와 반대 방향으로 자전거를 타고 달려갔다. 우리는 옛 경동극장으로 갔다. 가는 길에는 어르신들이 시장을 꽉 채우고 있었고 간간이 젊은 사람들도 보였다. 시장 구석 3층에 오래
구랍 필자는 시간을 내어 화제가 되고 있는 윤제균 감독의 영화 '영웅'을 감상했다. 뮤지컬에 가까운 영화이지만 2시간 가까이 숨을 죽이고 본 것 같다. 안의사가 사형집행을 당하는 장면보다 영화 초반부 독립군 참모장이었던 안중근 의사의 화령전투 씬을 보고 가슴이 먹먹하고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섬광과 함께 포탄이 작렬하는 전투장에서 독립군은 처절하게 싸우고 죽어갔다. 병사들 가운데는 어린 소년도 있었다. 감독은 전투 신을 실감나게 묘사했다. 왜 필자는 이 장면에서 뜨거운 눈물이 나왔을까. 독립군은 나라를 잃고 떠돌며 일본군에 대항하는 유격전쟁을 했다. 일본군대를 이길 수 있는 조직력이나 무기체제도 갖추지 못했다. 나라를 잃은 민족의 아픔이 어떤 것이라는 것을 일깨워진 장면이었다. 일본이 아니었으면 인자한 부모 밑에서 공부를 해야 될 나이의 소년들이었다. 젊은 청년 안중근도 어머니와 부인 그리고 사랑하는 딸을 두고 독립군에 가담한 것이다. 독립군이 안됐으면 유학을 공부한 안의사는 아마 평범한 교육자나 학자가 되었을 것이다. 영화 마지막 부분 법정에서 이등박문을 사살한 이유를 묻는 재판관의 질문에 안의사가 제일 먼저 꺼낸 답은 민비의
북한 무인기 5대가 지난 달 26일 서울, 김포, 파주, 강화 일대를 최소 7시간 동안 휘젓고 날아다니다가 온전히 북한으로 되돌아간 사건은 실로 충격이다. 대한민국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를 추적, 격추하는 데 실패한 국방력에 실망했고 불안감을 숨길 수 없다. 군 당국은 "무인기를 식별했으나 민가나 도심지 상공이라 비정상적인 상황 발생 시 우리 주민 피해를 고려해서 사격하지 않았다"고 발표했지만 우리 헬기가 100여 발의 기관포를 사격하고도 격추시키지 못한 것에 대한 해명으로는 부족하다. 그런 작전개념이라면 앞으로도 북한 무인기가 우리의 영공을 침범하여 민가나 도심지 상공에 들어서기만 하면 격추시키지 못한다는 얘기가 된다. 이게 말이 되는가. *** 북한 무인기는 격추되었어야 이번 사건은 많은 국민들에게 대한민국 국방력을 믿어도 되는지 근원적 의문을 던지게 했다. 그동안 북한이 군사적 도발을 일으킬 때마다 우리 군이 강력 대응을 자제해서 그렇지 작심하고 보복하려 한다면 첨단 무기로 무장한 남한의 압도적 군사력을 북한이 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신뢰했다. 그러나 북한 무인기 5대를 7시간 동안이나 단 한 대도 격추시키지 못한 국방력을 목도하니 우리 군에…
낙우송 윤경자 충북시인협회 회원 땅 위로 내민 발가락 언제 닦으려나 덕지덕지 낀 때 내 발가락 보다 더 못생긴 발가락 분홍 메뉴큐어를 발라 줄까 하얀 양말을 신겨 볼까 더 채우거나 비우지도 않는 그 넓은 연못에서 수선화는 새초롬한 미소를 띠고 낙우송 갈잎은 동동거리고 오늘도 뼈마디 세워 땅속만 긁어 대는 뿌리
[충북일보] 지방대학의 '벚꽃 엔딩'이 현실화 되고 있다. 2023학년도 수시합격자 5명 가운데 1명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지방대에 수시전형 합격하고도 등록하지 않은 수험생 수는 3만3천 명이 넘는다. 지방대 수시 모집 정원의 20%에 달하는 규모다. 서울에서 먼 지역의 수시 미등록 비율이 유독 높았다. 지방대 미달 사태는 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벚꽃의 화려함과 '망함'이란 단어 대비가 섬뜩하다. 비수처럼 가슴에 꽂힌다.2023학년도 대학 수시모집 등록 결과를 보면 지방대학의 현실을 금방 알 수 있다. 지방대학이 생존 위협을 받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정시 모집 상황을 봐도 별로 다르지 않다. 2023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충북도내 4년제 대학 13곳 가운데 정원을 채울 가능성이 높은 대학은 6곳으로 나타났다. 모집 경쟁률이 3대 1은 넘어야 미등록률을 고려할 때 정원 충족이 가능하다. 유웨이 어플라이의 정시모집 원서접수 현황에 따르면 도내 4년제 대학 가운데 정시마감일인 2일 밤 9시 마감결과 기준 경쟁률 3대 1을 넘긴 대학은 충북대와 한국교원대, 서원대, 건국대(글로컬), 한국교통대, 청주대 등이다. 수시모집에서 미등록한 인원은 정시모집으로 이월된
영화 '코다'는 2022년 아카데미 작품상 등 3개 부문을 석권하고 각종 국제영화제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 제목 코다(CODA)는 "Child of Deaf Adults"의 줄임말로 청각장애인 부모를 둔 비장애인 자녀를 뜻한다. 아버지와 오빠의 어선을 타며 소리를 듣지 못하는 가족들과 세상과의 의사소통을 돕던 여주인공이 음대 시험장에서 수어를 하며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퍽 인상적인 명작이다. 농인(聾人) 가족의 위기의 순간마다 수어를 할 줄 아는 딸의 등장은 애틋함과 흐뭇함의 감정을 동시에 느끼게 해준다. 손짓으로 의사를 전달하는 시각언어를 흔히들 수화(手話)로 알고 있는데, 이제는 '수어(手語)'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마땅하다. 지난 2016년 「한국수화언어법」이 제정되면서 기존의 수화를 포함하는 수어는 명실공히 국어와 동등한 지위를 갖춘 한국 공식어로 지정됐다. 수어가 고유한 언어적 가치를 지닌 사실을 공표함으로써 농인의 언어권 보장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위 법에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농인과 농인가족을 위한 수어교육환경 조성과 관련 서비스 지원체계 마련 의무 등을 규정했다. 실제로 농인과 그 가족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시의적절하고 지속적인…
지난봄 분갈이한 제라늄들을 베란다로 내놓았다. 꾸준히 예쁜 꽃을 피우며 눈을 즐겁게 했는데 여름에는 잦은 비로 햇볕이 부족했는지 앙상하게 줄기만 남아 뼈라늄이 되고 말았다. 한동안은 내게 그 무엇보다 큰 위로가 되고 소중하게 갈무리하던 반려 식물들이다. 미안한 마음이 들어 겨울이 오기 전 분갈이 상토와 화분을 준비했다. 그리고 햇볕이 좋은 날 새 화분으로 옮겨줬다. 처음 우리 집에 올 때의 싱그러움을 되찾았으면 좋겠다. 늘 전원주택을 동경했지만 아파트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런 나에게 좁은 베란다는 손바닥만 한 뜰이었지만, 여유롭게 화초를 가꾸고 싶었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화분을 돌보는 것도 쉽지 않았다. 베란다의 화분들도 애정을 갖고 가꾸어야 한다. 식물들은 주인의 정성과 손길만큼 자라기 때문이다. 타샤 튜더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를 봤다. 마츠타니 미츠에가 감독한 영화로 타샤 튜더가 주인공이었고 그녀의 삶을 진솔하게 보여줬다. 타샤 튜더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동화작가이자 화가다. 자연 속에서 자신이 원하던 자신만의 삶을 개척하며 살았다. 그녀는 옛사람들이 살아왔던 방식을 좋아했고 자신의 생활 속 모습을 그대로 동화 속 그림에 담았다. 손녀가…
보니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곧 이어 제야의 종소리가 울리면서 묵은 해는 가고 계묘년 새해의 첫 페이지가 열렸다. 감격의 순간을 보기 위해 추운 날씨도 무릅쓰고 모여든 인파다. 마침내 11시 59분 30초에 카운트다운과 함께 제야의 종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제야의 종은 매년 12월 31일 자정, 서울 종로에 있는 보신각종을 33 번 연속해서 치는 것이다. 한 해의 끝자락에 대한 감회와 새해의 설렘이 동시에 교차되는 순간을 종소리에 담는 특별한 행사이다. 올해는 또 코로나 19 팬데믹을 지나 3년 만에 대면으로 열린 만큼 더욱 수수로운 느낌이었다. 종이 악기로 등장한 것은 중국 고대 왕조부터다. 편종(編鐘)이라고도 하는데, 우리나라에는 1116년에 국악기로 자리 잡았다. 나 어릴 적만 해도 종소리로 수업의 시작과 끝남을 알렸다. 종교적인 의식은 물론 방황하는 사람도 듣는 순간 고향 생각이 나면서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보면 분위기를 가라앉히는 도구로서는 최상이다. 서양에서는 차임벨이라고 하는 작은 종으로 시각을 알리거나 호출용으로 쓴 것을 보면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종소리에 관련된 애틋한 이야기를 알고 있다. 언젠가 프
-전문가 냄새가 물씬 나는 작업복에 달관과 체념의 표정을 함께 지닌 분을 만납니다. 자신을 직접 소개해주시죠. "다이달로스입니다. 대충 다 아실 테니 더 이상 소개가 필요 없겠죠?" -크레타 미궁의 설계자이자 건축가, 하늘을 날았던 이카로스의 아버지 다이달로스입니다. 시대의 장인, 정말 대단하신 분입니다. "호들갑떨 거 없어, 재주 많은 게 자랑이 될 순 없으니까." -아테네의 귀족이었던 것으로 아는데 어떻게 크레타로 가셨어요? "부끄러운 일이지, 내가 감정 통제가 잘 안 돼. 누이가 아들, 그러니까 내게는 조카를 기술 좀 가르쳐달라고 내게 맡겼는데 그 녀석이 보통내기가 아니었어. 나를 능가할 조짐이 보이더라고. 그게 질투가 나 해코지하려다 추방당해 섬으로 가게 됐지. -마음이 관대하지는 않았나 봐요? 그래도 조칸데…. "나라고 완벽할 순 없잖아? 시기와 질투가 오히려 더 많았지. -크레타에 가서는 대단한 건축물 '미궁'을 지었어요. 미노스 왕의 영웅 심리였나요? 축조 동기가 궁금해요. "정말 몰라서 묻는 거야? 내가 왕비 파시파에의 간청을 들어주지 말았어야했는데, 내 불찰이지. 왕비가 나를 정말 대단하다고 치켜세우고 몇 번이나 간청을 해
파란 꿈 하얀 꿈 유명화 충북시인협회 이사 눈 내린 이레 마을에 어둠이 내리면 파란 별들 모여모여 파란 꿈을 꾼다. 밤 깊어 갈수록 고운 꿈 빛난다. 소리 없이 눈 내린 이레 마을 이른 아침 놀이터도 나무들도 하얀 꿈을 꾼다. 아침햇살 내려앉은 푸른 교실 한가득 즐거운 웃음소리에 따스한 사랑이 피어오른다
[충북일보] 충북도가 고향사랑기부제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출향인사 등과 손잡고 기부금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유명인 등이 1호 기부자로 이름을 올리며 분위기 조성도 하고 있다. 이미주 씨는 예능프로그램 등에서 인기 끄는 방송인이다. 기부제 한도액인 500만원을 옥천군에 1호 후원했다. 재경 충북 보은군민회장인 황인학 코리아 네트워크 대표는 500만원을 보은군에 기탁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음성의 1호 기부자로 이름을 올렸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지난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충북도를 포함해 전국 243개 광역·기초 지자체에서 일제히 시작했다. 개인이 주소지 이외 지자체에 기부하면 지자체는 이를 모아서 주민 복리에 사용하는 제도다. 열악한 지방재정 확충과 지역균형 발전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개인 누구나 고향사랑e음 사이트에 접속하면 기부금을 낼 수 있다. 전국 NH농협은행을 방문해 직접 할 수도 있다. 기부금은 개인당 연간 500만원 이내다. 주민등록상 거주지를 제외한 모든 지자체에 기부할 수 있다. 기부액 10만 원 이하는 100% 세액 공제가 된다. 10만원을 초과하면 16.5%를 공제받을 수 있다. 기부금의 30% 이
임인년! 봄날의 강산은 화마가 휩쓸어버린 전쟁터와 같았다. 특히 3. 4일 발화해서 3. 13일까지 진행된 산불은 213시간 43분이라는 역대 최장시간을 기록하였다. 산불은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 강릉, 동해지역을 초토화하였다. 산림 피해는 1만6천여㏊로 집계되었고 주택 259동을 포함해서 피해 규모는 1,900억원에 달했다. 진화헬기 68대와 진화인력 40,528명이 투입된 산불현장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었으며 최근 모 언론사에서 선정한 국내 10대 뉴스에도 기록을 남겼다. 지난달 26일 명동성당 앞에 특별한 성탄트리가 공개되었다. 블랙트리가 바로 그것이다. 성탄절을 맞이하여 재난 구호모금 전문기관인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서 설치미술 프로젝트로 제작한 것이다. 트리의 높이는 약 7미터 정도이며 조형미를 갖추고 있다. 검게 연소된 나무와 가지를 오브제로 선택한 이 작품은 강원도 산불 피해지역에서 수집된 재료로 만들어졌다. 매년 반복되는 산불재난과 기후변화 위기에 대한 경각심과 위기의식을 일깨우고 상처받은 주민들의 아픔을 나누고 치유해서 빠른 일상회복을 염원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내년 1월 8일까지 공개될 블랙트리는 국가재난으로 인식되고 있는 대
[충북일보] 충북도내에 많은 가을비가 내리면서 괴산댐이 수문 전부를 열고 수위 조절에 나섰다. 21일 한국수력원자력 한강수력본부는 이날 오전 현재 괴산댐 7개 수문 전부를 개방해 초당 800t의 물을 방류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댐 수위를 조절하기 위해 이미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8일부터 수문을 조금씩 열기 시작했다"면서 "괴산댐 유역인 청주·보은·괴산지역에 이날 오후 7시까지 최대 100㎜가량의 비가 더 쏟아질 것이란 기상특보에 따라 하류지역 주민들이 안전할 때까지 수문을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문 개방에 앞서 괴산호를 운행하는 유람선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도록 조처했다. 이번 수문 개방은 '댐운영 개선방안'에 따른 '선제적 조처'다. 앞서 한수원은 지난 7월 위험상황이 닥치면 괴산댐 수문을 모두 열고, 비상점검터널까지 개방하는 내용의 댐운영 개선안을 밝힌 바 있다. 1년 전 발생한 댐 월류(越流)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였다. 괴산댐 수문 하나의 크기는 너비 8m, 높이 7m다. 괴산 / 주진석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차량을 들이받은 뒤 카페로 돌진한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청주상당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A(60대)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6일 밤 9시 30분께 청주시 상당구 영운동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하다가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은 뒤 카페로 돌진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이날 A씨는 용암동의 한 고등학교에서 차량을 운전하다가 주차된 차량 3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후 사고 현장을 이탈한 A씨는 약 1㎞ 운전하다가 차량 4대를 추가로 들이받고 인근 카페로 돌진한 뒤 멈춰 섰다. 이 사고로 카페 출입문과 가구 등이 파손됐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 당시 경찰이 음주 측정을 진행한 결과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91%로 면허 취소 기준(0.08%)을 훨씬 넘은 만취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에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임성민기자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