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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02.18 15:17:02
  • 최종수정2024.02.18 15:17:02

송용섭

농업미래학자 교육학박사

농촌의 노인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2009년 개봉됐던 영화 '워낭소리'다. 경북 봉화 산골에서 평생 땅을 지키며 고단한 삶을 사는 노부부와 그들이 키우는 마흔 살 먹은 일소(牛)의 마지막 몇 년간의 노년 생활을 담은 것으로 당시 다큐멘터리 독립영화 사상 최다 관객을 경신한 영화로 기억된다.

노인 일자리 사업은 노년기의 4대 고(苦)로 불리는 '빈곤, 질병, 무위, 고독'을 완화하는 노인복지정책의 하나로 보충적인 노후 소득을 보전하고 노인의 사회참여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사회안전망 확충에 이바지해 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농업전망 2024'에 따르면 농촌지역의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2022년 49.8%로서 국가 총인구 중 고령인구 비율인 17.4%보다 무려 2.8배를 넘는 수치로 2033년에는 56.2%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농촌의 고령화 속도가 심각한 상황인데,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달 3일 발간한 '지역산업과 고용'에 따르면 농촌 노인 일자리 사업은 도시와 달리 농촌지역 환경과 수요에 맞도록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관련 보도자료에 따르면 2022년 농촌지역의 노인 일자리 사업 참여자는 20만4천 명으로 이 중 공익형 일자리가 약 80%를 차지하였고, 최근 5년간은 고령자 친화 기업, 취업 알선형과 같은 민간형 일자리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으며, 남성과 여성의 비율은 약 3대 7로 여성 노인의 참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농촌 노인들은 대체로 일자리 사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농촌은 도시에 비해 홀로 사는 노인의 비율이 높아 경제적인 고립은 물론 사회적인 단절을 경험하는 노인들이 많은 현실인데, 노인 일자리 사업은 몸을 움직이고 정기적으로 사람들과 교류하는 장을 제공함으로써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해진다고 느낄 뿐 아니라 서로의 건강과 안부를 챙기는 돌봄공동체 기능을 하고 있다.

그러나 농촌 노인의 일자리 사업에 대한 일각의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오히려 바쁜 영농철에 농사지을 노동력 확보가 어려운 현실에서 농촌에 노인 일자리 사업이 과연 필요한지를 반문하고 있다.

하지만 농촌진흥청이 전국 1만2천 개 표본 농가 성인을 대상으로 면접 조사하여 지난해 4월 발표한 '2022 농업인 업무상 질병 조사 결과'에 따르면 허리를 비롯한 근골격계 질환 유병률이 가장 높았고, 여성이 남성보다 질환에 더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로한 농촌 노인들이 몸만 움직일 수 있다면 일을 놓지 않고 논과 밭일을 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따라서 질적인 측면에서 농촌 노인의 일자리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 현행 농촌 노인 일자리 사업이 몇 가지 측면에서 발전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첫째, 농촌 노인들이 거주하는 곳에서 노인 일자리 사업을 통해 지역사회 주민들과 함께 살 수 있도록 주거, 보건의료, 요양, 돌봄이 통합적으로 이뤄지는 지역사회 통합 돌봄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둘째, 농촌지역에 활성화되고 있는 사회적 농업, 사회적 기업, 사회적 협동조합과 같은 기업체와 농촌 노인의 일자리를 연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공익형 일자리뿐 아니라 평생 농사지으며 살아 온 노인들의 경험을 살릴 수 있도록 농촌 지역 특성에 맞는 농특산물을 가공, 유통하는 고령자 친화 기업과 같은 다양한 민간형 일자리를 확충해 나가야 한다.

무엇보다도 도시보다 심각한 농촌의 고령화 추세에 따라 농촌 노인의 일자리 사업을 개선하여 소득을 보전하고, 건강을 증진하며,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여 궁극적으로는 국가의 사회안전망 속에서 농촌 노인들의 삶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중앙 그리고 지방정부가 더욱 관심을 기울여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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