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젊은 작가 키우는 갤러리 '소구무지'를 아시나요"

박계훈 설치미술가, 청주 운천동에 개관
"원로 작가 작품에 치중하는 풍토 안타까워
30년 넘는 노하우를 젊은 작가에게 주고파"

  • 웹출고시간2024.01.29 14:18:47
  • 최종수정2024.01.29 14:18:47

소구무지 갤러리 대표인 설치미술가 박계훈 작가.

ⓒ 임선희기자
[충북일보] 청주시 흥덕구 운천동 1462 1층. 이곳에는 전시 공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의 젊은 예술인들을 응원하는 갤러리가 숨어있다.

그 주인공은 갤러리 '소구무지(SOGUMUJI)'다. 이 갤러리는 설치미술가인 박계훈(58) 작가가 젊은 미술인들의 전시기회 확대를 위해 개관한 곳으로, 박 작가는 운천동 마을공원 옆 주택 1층 30평 규모를 스테인리스를 이용해 모던한 스타일로 리모델링 했다.

'소구무지'라는 이름은 박 작가의 고향인 단양 마을 뒷산의 이름에서 따 왔다. 이 뒷산은 소금 항아리 두 개와 물 항아리 한 개가 묻혀 있다는 전설 때문에 소구무지라고 불렸다고 한다. 갤러리 명칭을 정한데는 소금이 생존에 있어 중요한 만큼 척박한 지역 미술 현장에서 소금의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도 들어있다.

소구무지 갤러리 전경.

ⓒ 소구무지갤러리
박 작가는 'WABA 프로젝트 3'라는 방식으로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WABA(When Attitudes Become Art)는 독일 큐레이터 하랄드 제만이 쿤스트할레 베른에서 열었던 전시 '태도가 방식이 될 때(When Attitudes Become Ways)'에서 가져왔다. 이 전시에서 태도는 이전 체제와 규칙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의미하며, 이 태도는 미술의 관습적인 틀을 거부하는 새로운 작품의 형식과 전시로 구현된다.

작가를 선정하는 기준은 기획자이기도 한 박 작가가 직접 작품을 보고 '예술의 익숙함과 서사적인 방식의 완고함에 틈을 내고 자신의 작품에 얼룩을 만들어내는 예술가의 태도'가 주목된다면 선택되는 것이다.

'WABA 프로젝트 3'은 한 명의 작가가 세 번의 전시를 통해 어떻게 전시 방식을 실험하는지, 작품세계가 어떻게 작동되고 확장되는지 그 과정을 살펴보겠다는 의미의 기획이다. 청년 작가들에게 최소한 3회 정도의 기회를 준다는 의미다.

소구무지는 한 작가가 선택되면 적어도 3회의 전시를 무료로 지원한다. 그 작가가 다음 전시에서는 어떤 작품을 내놓는지 지속적으로 주목하며 장기적으로 작가와 갤러리가 함께 성장하는 형식이다.

소구무지 갤러리 전경.

ⓒ 소구무지갤러리
기존의 대관용 상업갤러리에서 1주일 정도 전시하는 것과 차별화를 뒀다. 1회에 1달 이상의 전시 기간과 홍보 및 리플렛 등을 제공해준다. 지역사회에는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젊은 작가들에게는 작업 확장을 돕는 것이다.

박 작가는 갤러리 개관 이유에 대해 "수많은 상업갤러리들이 잘 팔리는 80대 이상 원로 작가의 작품과 전시 기획에 여념이 없다. 젊은 작가들에게는 전시 기회조차 주지 않는 풍토가 안타까웠다"고 운을 뗐다

그는 "청주시립미술관과 창작스튜디오, 청주국립현대미술관, 한국공예관, 사설 미술관 등 미술 분야에서는 전국적으로 살펴봤을 때 청주가 결코 나쁜 조건은 아니다. 단지 좋은 조건을 잘 살려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청주에 잘 알려지지 않은 좋은 갤러리들이 있다. 여기에 더해 소구무지 같은 갤러리가 몇 개 정도 더 생긴다면 청주의 미술현장이 급격히 달라질 것이며 세계가 주목할 만한 지역공간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소구무지갤러리
소구무지에서 기획하는 청년 작가들의 전시도 감동적이만 무엇보다 박 작가가 평생 해온 작업 1천여 점을 순차적으로 기획, 전시해 관객이 그 작품을 볼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이다.

박 작가는 "30년 넘게 한눈 팔지 않고 작업한 덕분에 많은 전시 경험과 노하우가 쌓였다. 내 경험을 젊은 작가들에게 돌려주고 싶다"며 "경제적 여력이 허용되는 날까지 갤러리를 지속적으로 운영할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소구무지는 박계훈 작가의 '낯익은 유령을 마주하다' 전에 이어서 조준혁 작가의 'Eat Air:과호흡' 전을 마무리하고 올해 전시를 준비 중이다.

/ 임선희기자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3 DIVA 콘서트' 김소현·홍지민·소냐 인터뷰

[충북일보] 이들은 이번 공연을 앞두고 "나이 차이가 크지 않아서 서로 친하다. 서로 무대에서 만난 지 오래됐는데 이번 콘서트 덕분에 만나니 반갑다"며 "셋이 모이면 생기는 에너지가 큰데 이를 온전히 관객들께 전해드리고 싶다"고 이번 공연에 대한 소감을 말했다. 홍지민은 "사실 리허설 등 무대 뒤 분위기가 굉장히 화기애애하다. 셋이 만나면 서로 칭찬하기 바쁘다"며 "긍정적인 분위기, 행복한 에너지는 전파된다고 생각한다. 서로 사이가 좋다 보니 무대에서도 합을 더 잘 맞출 수 있다"고 무대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어 김소현은 최근 일본 공연, 새 뮤지컬 합류 등으로 바쁜 일정에 공연 준비까지 소화해내는 것이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오랜만에 뮤지컬 무대에 선다. 맡은 배역이 위대한 인물이고 처음 도전하는 캐릭터라 연기를 하면서 배울 점이 많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하지만 공연 준비부터 실제 무대까지 모든 일이 정말 행복하고 즐겁다. 일 자체를 즐기니 힘든 것도 잊고 일정을 병행하고 있다"고 답하면서 "이번 공연에서 반가운 얼굴들을 만날 수 있어 더욱 기대된다. 공연을 보러오시는 모든 관객께도 지금의 행복을 가득 담아 힐링의 시간을 선사하겠다"고 말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