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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도훈

은파교회 목사·시인

아름다운 정원이 있다. 그 정원에는 나무가 푸르게 자라고 꽃이 피고 열매가 맺는다. 수풀에 핀 꽃에는 벌과 나비가 찾아오고, 솔바람을 타고 향긋한 꽃내음이 정원을 가득히 메운다. 그 정원은 그냥 만들어 지지 않았다. 날마다 물을 주고 때때로 땅을 파고 거름도 주었다. 금새 자라는 잡초도 날마다 뽑아 주어야 하고, 바르게 자라도록 가지치기도 해 주어야 한다. 한마디로 열심히 가꾸고 보살핀 결과로 아름다운 정원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그 정원을 쉽게 망치는 방법도 있다. 그냥 방치해 두면 된다. 물도 주지 않고 풀도 뽑아 주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두면 된다. 금새 잡초가 자라고 거미줄이 흉물스럽게 처질 것이다. 잠시만 정성과 관심을 주지 않아도 정원은 쉽게 망가지는 것이다.

가정은 아름다운 정원과 같다. 날마다 관심을 가지고 정성스럽게 가꾸어 가는 것이 가정이다. 정원에 물을 주듯이 기도하고 대화하고 격려하고 칭찬하며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다. 가정이 망가지는 것도 간단하다. 가족 간에 관심을 버리고 칭찬에 인색하고 대화가 단절되면 힘들이지 않아도 가정은 그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어떤 가정에서 방바닥에 누가 물그릇을 내려놓았다. 그런데 그만 아이가 지나가다가 발로 차서 물그릇을 쏟았다. 이 광경을 본 할머니는 제일 먼저 달려와 "내가 먼저 보고 치워야 하는데 내 잘못이야"하고 미안해한다. 아들은 "제가 물을 먹고는 바로 치운다는 게 그만 잊어버렸습니다. 제 잘못입니다"하며 어쩔 줄 몰라 한다. 주방에서 달려온 며느리는 "제가 좀 잘 살펴야 하는데 제 잘못입니다"하며 자신을 탓한다. 손자는 "제가 조심해서 걸어야 하는데 제가 잘못 했어요"라면서 자신의 과실을 인정한다. 그러니 싸움이 일어나거나 다툴 수가 없다.

똑같은 일이 우리 가정에서 일어났더라면 결과는 어찌 되었을까? 많은 가정들이 이런 일이 발생하면 서로 핀잔을 주고 책임을 떠넘긴다. 누가 물그릇을 여기에다가 놓았느냐고 원인제공자를 찾는다. 왜 눈을 똑바로 뜨고 조심스럽게 다니지 않느냐고 훈계를 한다. 서로 공격하고 다투다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을 가지고 분열과 싸움이 되는 것이다. 구약성경 잠언에는 "채소를 먹으며 서로 사랑하는 것이 살진 소를 먹으며 서로 미워하는 것보다 나으니라" 라고 말씀하고 있다.

가정의 달 5월이다. 5월에는 어린이날, 어버이날을 비롯해 스승의 날, 부부의 날도 있다. 결국 가정 전체를 사랑하고 돌보자는 의미를 주는 달이다. 가정의 달을 맞아 우리 가정이 어떤 가정인가 돌아보아야 한다. 행여 물도 주지 않고 풀도 뽑아 주지 않는 정원처럼, 관심을 받지 못하고 상처 받은 마음들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한다.

우리의 가정을 '아름다운 정원'으로 만들어 보자. 아름다운 정원은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라 정성을 다해 만들어지듯이, 행복한 가정도 만들어지는 것이다. 서로 칭찬하고 인내하고 섬기고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이해하면서 만들어가는 것이다. 아름답고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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