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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8.07 16:46:23
  • 최종수정2023.08.07 16:46:23

김소연

충주시청 농정과

24절기가 망종(芒種)에서 하지(夏池)를 관통하던 6월 중순의 어느 하루, 가깝고도 먼 이웃나라의 선진농업 사례를 살피고자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어쩌면 우리 시 농업에 부족하고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채워보겠다는 자신감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공직에 몸을 담고 나가는 첫 국외출장인 만큼 설렘도 있었지만 30여 명에 달하는 농업인단체연합회 연수단을 이끌어야 했기에, 아릿한 부담감과 책임감이 몸을 감싸 적당한 긴장감이 유지됐다.

4박 5일 일정의 첫 시작은 홋카이도의 '호쿠렌 쿠루루노모리' 복합농촌체험공간. 소비자가 농산물의 파종·수확·판매 나아가 조리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한 곳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됐다.

도심에서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도농경계지역에 위치해 접근성을 확보했다.

발 디딜 틈 없이 모인 사람들 속 가장 눈에 들어온 것은 농촌레스토랑이었다.

모든 식재료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로 활용되며, 소비자가 구입한 농산물로 직접 음식을 할 수 있도록 레시피를 무료로 나눠 주는 것이 인상적이다.

특히 당일 수확한 농산물에 출하자 정보를 기재해 직매장에서 바로 판매하는 구조는 신선도를 유지함과 동시에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믿음을 높여 생산자와 소비자간 신뢰를 구축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복합농촌체험공간에서 우리 시 실정에 맞게 접목할 수 있는 사항들을 마음에 새기며 다음 목적지인 홋카이도의 '다나카 주조 양조장'으로 발을 옮겼다.

홋카이도의 서늘한 기후를 활용해 1년 내내 술을 제조하는 오타루 시의 '다나카 주조 양조장'은 시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사케 양조장이다.

유리창 너머로 쌀이 불려지고 말려지는 제조과정을 볼 수 있었는데, 실제 작업 과정을 볼 수 있는 흥미로움과 눈앞에서 만들어진 사케를 시음하고 구매할 수 있는 즐거움이 더해져 방문객의 만족도가 높았다.

양조장의 본점 점포는 1927년 축조된 2층짜리 목조 건물로, 오타루 시의 '역사적 건물'로 지정돼 있다.

오래된 양조장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뒤로 하고, 후라노 시에 위치한 라벤더 명소인 '팜 도미타'로 향했다.

언덕 위 빽빽하게 자리 잡은 보라색 라벤더는 마치 하나의 보라색 융단을 깔아놓은 모습과 같았고, 하늘로 곧게 뻗은 자작나무의 녹색 우거짐은 파란 하늘과 대비돼 이색적이면서도 조화로웠다.

팜 도미타는 인위적 조성이 아닌 자연환경에 최적화된 농업자원(라벤더)과 기존 경관을 활용해 연간 100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고 한다.

더불어 지역특화 농업자원을 이용한 가공품 판매로 높은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는 점은, '관광 거점 조성으로 지역상권이 살아나는 관광도시'를 표방하는 우리 시에서도 눈여겨볼 만한 점이라 생각했다.

일정 첫날 버스를 타고 가다 창밖으로 보이는 일본 농업인에게 궁금증이 생겨 급히 차를 세워 초롱초롱한 눈으로 이런저런 질문들을 던지던 상황을 되새긴다.

과거의 익숙함과 이를 반복하는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타성에 젖지 말자.

이 다짐이 충주시 농업의 밝은 미래에 약소하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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