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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2.02 15:39:30
  • 최종수정2023.02.02 15:39:33
적막을 끌어당기다
        이현복
        충북시인협회 회원



괘종시계가 고장났다
초침이 멎고 물소리가 멎고
방 안 가득 낯선 것들이 차오른다
물소리가 끊어지고
바람 소리가 끊어지고
벌레 소리가 끊어지고
떠돌던 소리들이 끊어지고
물컹한 청포묵 같은 것이 차오른다

벽에 걸어놓은 옥수수 씨앗 같은
먹다 남은 찐 감자 속 같은
암탉의 잠 속 같은
식탁 위의 토마토 속 같은
앵두나무 뿌리 속 같은
밤새의 날개 속 같은
장미 가시 속 같은

나는 그 속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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