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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준비하는 사람들 ②영동 양강 윤한규씨

"처음엔 망설였지만 장비 홍보 호응 좋아"

  • 웹출고시간2008.12.15 20:11:5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겨울 농한기를 이용해 한푼이라도 벌어 할부금이라도 해결하겠다며 장비임대를 파격적으로 인하한다는 홍보를 영동읍 매천교차로에서 하고 있는 영동군 양강면 묵정리 윤한규씨.

경기불황 한파가 농촌이라고 예외는 없다. 농촌의 경우 겨울을 어떻게 해쳐나갈지 막막한 것이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영동의 한 농민이 '겨울동안 가만히 앉아 있을 수만 없다'며 농한기 길거리에서 건설 장비임대홍보를 직접하며 어려운 경제난을 극복하겠다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윤한규(45.영동군 양강면 묵정리)씨는 지난 11일부터 농작업용 소형 굴삭기(일명 솔라 015)를 자신의 1톤 화물차에 싣고 나와 영동읍 매천리 사거리에서 '파격 임대'라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공격형 홍보를 하고 있다.

올해 농사는 마무리했으나 결과가 좋지 않아 어려운 경제난에 할부금이라도 벌자는 생각으로 가족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거리로 나섰다.

충주가 고향인 윤씨는 대전에서 축산업에 종사하다 지금의 부인을 만나 결혼한 후 부인의 고향인 양강면 묵정리로 옮긴지 10년. 이런저런 일을 하다 그동안 벌은 돈으로 3천평의 밭을 구입해 복숭아, 자두 등 과수농사를 올해로 6년째 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부터 수확해야 할 자두는 꽃이 피는 시기에 냉해를 입어 하나도 건지지 못했고 복숭아는 그나마 300상자를 수확하는데 그쳤다.

본격적인 과수농사를 하기 위해 배수로 등 좁은 공간에서 작업하기 좋은 소형 굴삭기를 올초 2천만원 할부로 장만한 윤씨는 기대했던 과수농사마저 기대에 못 미치는 등 어렵게 되자 할부금 마련이 큰 부담이 됐다.

이 같은 윤씨의 형편에 고가의 장비를 놀릴 수만 없어 농업용뿐만 아니라 건설현장에도 사용이 간편하고 안전한데다 힘도 좋은 굴삭기를 18만원(1일 25만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임대료를 인하하고 장비임대와 함께 손수 장비를 운영하는 서비스도 베풀기로 했다.

처음에는 이상한 눈길로 쳐다보더니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관심을 갖는 사람이 늘어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명함을 돌리고 굴삭기에 대한 설명도 하며 자신이 직접 운행해 별도로 기사를 둘 필요가 없다는 적극적인 홍보에 힘입어 점심을 먹고 나오면 해떨어질 때까지 10여명이상이 다녀가며 언제 연락 할 테니 기다리라는 등 희망적인 약속을 하고 갈 때 용기가 난다.

윤씨는 장비 홍보를 하면서도 전지작업과 거름을 줘야하는 과수원 겨울준비 생각에 마음이 바쁘다. 부인은 사회복지시설에서 노인을 돌보는 도우미로 일하고 있으며 1남1녀를 두고 있는 건실한 농민인 윤씨는 사진촬영을 극구 만류했다.

윤씨는 "처음에는 망설였으나 장비를 끌고 나와 길거리에서 홍보에 나서니 호응이 좋다"며 "어려운 농촌여건에 경제침체까지 겹쳐 걱정되지만 그냥 있을 수만 없어 움직이면 된다는 생각에 결정했다"고 말했다.

영동 / 손근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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