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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6.15 13:08:02
  • 최종수정2015.06.15 13:08:02

변나영

음성가정(성)폭력상담소장

부모는 내 자식을 위해서라면 못할 게 없다. 특히 자신의 성장기에 부모로부터 제대로 사랑과 관심을 못 받고 자란 경우 무관심했던 부모가 상처가 되어 자신은 아이들에게 무엇이든 다 해주고 싶다는 경우도 많다. 때로는 그 관심이 과하여 엄마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의존적인 자녀를 만들기도 한다. 대학생인 자녀의 수강 신청을 엄마가 대신 해주고 시험 성적에 대한 항의를 하기 위해 부모가 학교를 찾아가 교수를 만나고 군대 보낸 아들이 걱정되어 군부대 근처로 아예 이사를 간다는 등의 이야기들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이런 저런 요즘 세태를 나타내는 웃지 못할 이야기들이 들려온다. 이를 두고 헬리콥터맘이니 캥거루족이니 하는 신조어까지 등장하였다.

실제 필자가 근무하는 상담소에서도 이러한 경우를 종종 보게 되는데 30대 후반의 남성이 이미 결혼하여 두 아이의 아빠이자 남편의 역할을 해야 함에도 여전히 부모로부터 정신적, 경제적 독립을 하지 못하고 매달 생활비를 부모로부터 받고 있으며 아이들 교육과 양육까지도 부모에게 의존한 채 살고 있어 결국 그의 아내는 그런 남편을 도저히 믿고 의지하며 살 아 갈 수가 없다며 부부 상담을 받고 싶다고 상담소를 내방한 경우가 있었다.

어떤 아이는 평소 부모의 관심을 제대로 받지 못해 이유 없이 자주 몸이 아프고 가출과 비행을 반복하면서 부모의 관심을 받고자 하였다. 생각해보면 한편으론 참 마음이 아프다.

관심이 지나치면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원하지 않는 간섭이 될 것이며 반대로 관심을 받고 싶은 사람에게 관심과 애정을 제대로 주지 않아도 그 가슴속에 미움과 원망이 자리 잡아 자신과 타인의 관계형성에 많은 어려움을 갖게 된다.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지내야 할 성장기에 그러질 못하고 스스로도 그 욕구를 채우지 못한 탓이다. 반면 너무나 주위의 관심이 많아서 본인이 원하기도 전에 미리 모든 욕구가 채워져 스스로 무엇을 요구해보거나 생각하고 행동할 기회를 갖지 못하는 경우도 문제이다.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생물의 성장과 건강, 보존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는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관심과 애정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약도 과하면 부작용을 일으키고 사람이나 동물, 식물을 병들게 하듯이 지나친 관심 혹은 무관심 또한 정신적 불건강을 초래하게 된다.

관심과 무관심도 적절하게 지혜롭게 표현되어야 하는데 이처럼 너무 과하거나 부족하게 되면 타인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법을 알지 못한 채 항상 남의 관심과 인정을 기다리면서 그런 것들이 오지 않을 때는 자신처럼 불행한 사람이 세상에 없는것이다. 건강한 자아를 가지고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배우자나 자녀 혹은 타인을 통해 자신의 열등감이나 손상된 자존심을 보상받으려 하지 않는다. 배우자나 자녀를 자기의 연장선에서 보지 않고 독립된 인격체로 인정할 수 있다.

좋은 부모란 어떤 부모일까· 자녀를 위해 헌신하고 있다는 자신만의 만족감에 빠져 매사에 부족함 없이 불편함 없이 모든 것을 다해주고 나 없이는 하루도 그들이 홀로 살아갈 수 없게 만들어 놓는 것일까· 지나친 관심을 진정한 사랑이라고 확신하지말자. 작은 텃밭에 씨를 뿌리더라도 열매를 얻기 까지는 잡초도 뽑아주고 거름도 주어야하지만 뜨거운 햇빛과 거친 비바람속에서도 스스로 뿌리를 내려 이겨내고 견뎌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한 법인데 성급한 욕심과 지나친 관심만 앞선다면 기대했던 결실을 얻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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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