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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1.26 13:47:58
  • 최종수정2015.01.26 13:47:58

변나영

음성가정(성)폭력상담소장

정부의 4대 사회악 척결에 대한 강한 의지가 이제는 더 이상 가정폭력을 개인의 일이 아닌 우리사회의 중대 범죄로 인식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의 현실은 여전히 크게 달라지고 있지 않다. 사회가 더욱 복잡해지고 다양하게 변화해가면서 해마다 가정폭력은 오히려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폭력의 수위도 더욱 심각해져가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상담소의 경우도 해마다 가정폭력 상담 건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작년 한해 동안 가정폭력을 포함한 가정문제 상담이 1천400 여건을 넘었다. 경찰서에 신고한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 가정폭력 피해자들은 가족이라는 이유로 인해 오히려 외부로 이러한 사실을 알리기를 주저한다. 그나마 지역내 가정폭력상담소가 있는 지역은 전화나 방문 상담을 통해서라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어 다행이다.

하지만 충북의 경우 12개 시군 중 국비 지원 가정폭력상담소는 청주,충주,음성 3개 시군뿐이며 수년째 예산이라고해야 종사자들의 최저 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인건비와 적은 사업비로 사회복지시설 중 가장 열악한 곳이 되어버렸다. 그러다보니 오랜 경력과 전문성을 가진 상담원들의 이직률은 높아질 수 밖에 없으며 이들에게 이제는 더 이상 사명감만을 요구할 수는 없는게 현실이다. 소관부처인 여성가족부에서도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 그 누구도 관심 가져주지 않는 상담 현장에서 격무에 시달리다보니 솔직히 현 정부의 4대 사회악 근절에 대한 의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실상 가정폭력피해자들에게 있어서는 경찰서에 자신의 가족을 폭력의 가해자로 고소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오히려 경찰서보다는 여성긴급전화 1366이나 지역의 상담소를 찾아가는 경우가 훨씬 많아지고 있다. 상담소에서 부부 상담을 받고 가정의 위기를 회복해가는 경우도 있으며 수년간 지속된 상습적인 폭력의 경우 피해자의 의지와 상담소의 다양한 지원을 통해 폭력의 악순환에서 벗어나는 사례들도 많았다.

최근 전 국민을 경악하게 만든 안산의 사건은 수년간 지속되왔던 가정폭력이 결국은 살인사건으로 까지 이어져 너무나 안타까웠다. 가정폭력의 피해자들은 대다수 아내나 아이들이며 이들의 고통은 언어적, 심리적, 신체적, 경제적 폭력 등 여러 가지 중복된 폭력으로 피해자 혼자서 해결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어려움들이 있다. 또한 어렵게 경찰서에 도움을 요청한다하더라도 안산 가정폭력 사건처럼 가정폭력의 심각성을 경찰관들이 민감하게 인식하지 못한다면 적극적인 개입을 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외국의 경우처럼 가정폭력 가해자들에 대해서는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피해자의 신변에 대한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가정, 학교, 사회 그 어느곳에서든 폭력을 경험하였거나 목격하게 되면 망설이지 말고 신고할 수 있어야하고 특히 피해자들에 또 다른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가와 사회의 세심하고도 폭넓은 안전망 구축이 더욱 더 시급하다.

우리는 누구나 안전하고 건강하게 살아가기를 원한다. 인간의 삶에 가장 기초가 되는 곳이 가정인데 만약 그곳에서 폭력이 발생한다면 이는 결국 또 다른 형태의 사회적 문제들을 야기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가정폭력이 사회적 문제라고 말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으며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는 가정에서부터 출발한다는 너무도 분명한 사실을 잊지 않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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