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풍이 몰아치는 해거름, 친구들과 팥죽을 먹는다. 동지는 보름 정도 남았으나 김이 무럭무럭 오르는 팥죽을 보니 추위도 누그러진다. 동짓날이면 팥죽을 쑤시던 어머니가 그립다. 어머니가 팥을 삶아내면 으깨서 체에 거르고 찹쌀 반죽으로는 새알심을 빚었다. 얼추 만들다 보면 옹달솥에서 설설 끓어나던 팥물이 참 정겨웠다. 정성껏 빚은 옹심이를 넣고 이듬으로 끓이면 뽀얗게 떠오르던 옹심이. 언니들은 옹심이라고 했고 동생들은 새알심이라고 우겼다. 동글동글 빚은 찹쌀반죽은 산새알이지만, 오목한 모양 때문에 옹심이라는 말도 그럴싸하다. 새알심이든 옹심이든 똑같이 앙증맞은 느낌에 새알옹심이라고 불렀을 거야. 어머니가 팥죽을 안치는 것은 옹달솥이었다. 부엌 초입에는 커다란 가마솥이 있었다. 다음에는 중간 솥, 그리고 옹달솥은 훨씬 작지만 밥은 물론 찌개를 안칠 때도 안성맞춤이었는데 동짓날 팥죽을 끓일 때도 예의 그 솥이다. 여느 때라면 자치기니 사방치기에 팔려 있을 시간이지만 동짓날은 심부름 한답시고 물을 길러 갔다. 동네 한복판 옹달샘은 유달리 맑고 시원했다. 여름에는 땀이 식을 만치 차가워도 겨울에는 김이 무럭무럭 올랐다. 초상이 나면 마을 사람들은 뚜껑을 해 덮고 비
산책하면서 보도 한복판에 어지러이 널브러져 있는 전동 킥보드(e 스쿠터)를 자주 보게 된다. 어디 그뿐이랴 요즈음은 카카오 자전거(T 바이크)까지 행인이 가야 할 길을 버젓이 막고 있다. 양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사용하고 나서 사람의 통행에 방해되지 않도록 길가에 얌전히 세워두어야 하는데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다더니 볼일 후에는 아무렇게나 방치해 버린다. 차를 타기엔 어중간하고 그렇다고 걷자니 먼 경우에 이용하고자 문명의 이기로 활용은 잘 하는데 자기 편의주의가 이성을 가려 뒤처리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우리 집은 단독주택이라 집 앞 이면도로는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주차장으로 이용된다. 차고가 없어 집 가까운 곳에 주차하는 처지인데 자리만 조금 비면 다른 차가 파고들므로 시골에서 온 농작물이나 쇼핑물 등을 내려야 할 때면 멀리서 하차하기 때문에 힘이 곱절 든다. 워낙 주차가 난리인지라 남의 집 대문을 반 가리는 것은 그래도 참을만 하다. 주차했던 자리에 자기가 피웠던 담배꽁초와 마시고 난 커피잔이나 콜라 캔 등을 버리고 가는 것은 무슨 심보람. 주차했으면 응당 뒤의 자리도 깔끔하게 해야 한다는 것은 사람이라면 다 알 것이다. 이따금 집 주변에…
[충북일보] 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90일 남았다. 내년 3월 8일 전국 17개 시·도에서 동시에 열린다. 전국의 200만 명이 넘는 조합원이 유권자로 참여한다. 이번 선거는 각 지역 협동조합 경제의 향방을 결정하게 된다. 1천여 곳이 동시에 조합장선거를 치르는 전국선거다. 공직선거에 비할 정도로 중요한 선거다. 문제는 그만큼 중요하고 의미 있게 여겨지지 않는데 있다. '깜깜이 선거'라는 한계를 넘지 못하고 있다. '깜깜이 선거'는 '금품 선거' '돈 선거'로 이어지기 쉽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조합장선거는 각 조합에서 자체적으로 관리했다. 그러나 일반 공직선거와 달리 선거인의 수가 적다보니 부작용이 많았다. 무엇보다 후보자가 조합원에게 금품·향응 등을 제공하는 사례가 많았다. '돈 선거' '경운기 선거'와 같은 신조어가 생길 만큼 사회적인 문제가 됐다. 그만큼 질타와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결국 2005년부터 선거관리위원회가 조합장선거를 의무적으로 위탁 관리하게 됐다. 2014년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다. 2015년부터는 선거관리 비용 절감을 위해 전국적으로 동시에 실시하게 됐다. 선거를 통해 선출된 조합장은 4년 동안 해
[충북일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집단운송거부(총파업) 행위가 보름째다. 하지만 정부와 화물연대는 이렇다 할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정부가 지난달 29일 시멘트 운송거부자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 이후 많은 게 변했다. 시멘트와 레미콘, 항만 컨테이너 물동량이 회복되고 있다. 현장 복귀 차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정부 추산으로는 화물연대의 총파업 집회 참여 인원도 크게 줄었다. 다만 파업에 직접 타격을 받는 정유와 철강 분야 물류 피해가 급속도로 커졌다. 재고량 소진 신고를 한 주유소가 늘고 있다. 충북도내 곳곳에도 품절 주유소가 발생하고 있다. 급기야 한덕수 국무총리가 8일 화물연대 총파업과 관련해 "오늘 2차로 철강과 석유화학 분야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서 시멘트 분야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 업무개시명령을 받은 운송사 19곳과 차주 516명을 대상으로 운송 개시 여부를 확인했다. 국토부는 업무개시명령에 불응한 시멘트 화물기사를 경찰에 고발했다. 자격정지 30일의 행정처분도 요청했다. 업무개시명령 1차 불응 시 자격정지 30일, 2차 불응 시 자격취소를 당한다. 3년 이하의 징역…
효율적인 스트레스 관리의 필요성 시험, 승진, 사업 등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스트레스 받을 일이 많다. 이 과정 속에 우리의 내면은 점점 피폐해져 간다. 한두 번 실패하다 보면 자존감이 떨어지기 십상이다. 사람을 힘들게 하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진짜 보기 싫은 것이 있을 때 눈은 뜨고 있으나 그 때만 안보이게 된다든지, 듣기 싫은 소리가 있을 때 그 소리만 음소거가 된다든지 말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없다. 크고 작은 스트레스에 대해 우리 몸은 생존에 알맞게 프로그램되어 왔기 때문이다. 돌발 상황, 예기치 못한 위험이 닥칠 때 우리 몸의 아드레날린이 활성화되어위험을 피하도록 만든다. 스트레스 반응이 없었다면 인류는 지금까지 생존하지 못했을 것이다. 스트레스 반응은 우리 삶과 불가분의 관계이다. 나쁜 스트레스, 좋은 스트레스 스트레스 관리가 원활하지 않으면 몸이 망가진다. 장기 기억을 담당하는 곳에 문제 생길 뿐만 아니라, 인지적 융통성, 적응력. 협동심, 흐름을 따라가는 능력 등을 담당하는 대상회에도 악영향 미친다. 대상회에 문제가 있으면 과거의 상처에 매달리거나, 만성 통증에 시달리거나, 섭식
연초부터 시작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가격 수급 불안과 전력수요의 증가로 에너지가격의 상승은 12월이 돼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2022년 9월 기준으로 LNG가격은 2020년 대비 8배, 석탄은 5.6배가 증가할 정도로 에너지 가격이 폭등했다. 보통 기업들은 원자재 등의 제조비용이 상승하면 원가를 상품 가격에 반영하여 비용을 회수한다. 독일, 영국, 일본 등 에너지를 수입하는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이미 큰 폭으로 전기요금을 인상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민생안정과 물가상승을 이유로 요금 인상이 미루어졌고 그 결과 한전의 적자는 올해 3분기 누계 기준 21조 8천억원까지 늘어났다. 그리고 연내 30조원의 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전의 대규모 영업적자는 국제연료 가격의 급격한 상승분을 전기요금에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022년 10월 누계 기준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살 때 기준이 되는 전력도매가격(SMP)는 kwh당 평균 185원이지만 한전의 전력판매단가는 kwh당 117원에 그쳤다. 즉, 전력 1kwh당 68원씩 손해를 보고 있어 전기를 팔수록 손실이 발생되는 구조가 계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대비
지음, 이 말은 중국의 고사에 나오는 백아와 종자기의 이야기에서 유래한다. 백아가 거문고를 타면 종자기는 백아가 어떤 마음으로 연주를 하는지를 단박에 알아보았다. 하지만 자신의 마음을 읽고 음을 알아보는 진정한 벗 종자기가 죽자 백아는 거문고의 줄을 끊어버리고 다시는 연주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만큼 진정으로 서로의 마음을 알아주는 벗을 만나기란 쉬운 일이 아님을 백아와 종자기의이야기가 잘 말해 준다. 그럼에도 나는 요행히도 지음지교가 있다. 오래된 친구다. 일 년에 서너 번 만나 밥을 먹고 차도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사이다. 어떤 때는 영화를 보기도 하고 몇 년에 한 번씩은 둘이 여행도 가기도 한다. 사는 곳이 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어 자주 만날 수도 없다. 거리가 멀기도 하지만 우리 둘 모두 이것저것 하는 일이 많아 시간을 맞추는 게 쉽지는 않다. 자주 만나지는 못해도 우리는 서로가 지음이라 여긴다. 그 친구를 만난 건 20년 전쯤 방송대학에서다. 둘 다 공부하는 것을 좋아해 조금 늦은 나이지만 정말 즐겁게 공부를 했다. 문예창작을 공부한 그 친구는 좀 더 국문학을 깊이 공부하고 싶어서인지 편입을 했고, 나는 국문학에 대한 꿈을 잊지 못해 시작
단원 김홍도는 당시 가장 유명한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았다. 그의 작품은 중국에 기대어 중국식 그림을 재현하는 일에 멈춘 것이 아니라 당시 유행했던 사실적 문학 이론을 그림으로 전하는 일도 하였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풍속도이다. 사진이 발달 된 오늘, 풍속도의 모습에 감흥을 느끼기 어렵지만, 당시 일반인의 살아가는 모습을 그림으로 남기는 시도 자체가 파격이었다. 강세황의 도움으로 김홍도는 도화원 화원이되었다. 도화원은 국가에서 관장하는 궁중화가 관리소였다. 궁중의 다양한 기록적 그림을 그리기도 하였고 사진이 없던 시기에 글로 모두 정리 못 하는 또다른 기록을 주관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김홍도는 그림을 그리며 다양한 선진 그림을 접하게 된다. 본래 뛰어난 그림 솜씨를 가지고 있었으니 그곳에 뽑혔겠지만 1781년 어용화가가 되어 정조를 그리게 되었다. 사실적 묘사의 실력은 여행을 가지 않고도 그곳을 잘 옮겨 그려 놓으면, 관광을 갔다 오지 않았던 사람에게도 먼 곳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알려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김홍도는 비밀리에 1789년 일본의 지도를 그려오라는 명을 받고 스승 김응환과 함께 일본 밀사로 가게 된다. 그런데 스승 김응환은 병으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리나라는 16강 진출을 끝으로 대회 일정을 마쳤다. 우리나라가 극적으로 '경우의 수'를 맞춰 16강에 오른 데에는 가나 선수들의 지대한 공(功)이 있었다. 가나는 우루과이에 구원(舊怨)이 있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우루과이의 '수아레스' 선수에게 갚아야 할 빚이 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가나와 우루과이가 맞붙은 8강전에서 가나 선수의 헤딩슛을 우루과이 수아레스 선수가 손으로 막아 수아레스는 퇴장당하고 가나는 페널티 킥을 실축한다. 승부차기에서 가나는 2:4로 져서 4강 진출에 실패한다. 이것이 그 유명한 '신(神)의 손' 사건으로 가나 국민은 지금도 분노한다. 축구에서 공을 손으로 막는 행위는 가장 비난받는 행위이다. 12년이 지난 이번 대회에 가나는 예선에서 우루과이와 다시 만났다. 경기에 앞서 당시 사건에 대해 사과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수아레스는 '사과하지 않겠다. 난 당시 레드카드를 받았다. 가나 선수가 페널티킥을 실축 한 건 내 잘못이 아니다'라고 하여 마지막으로 사과할 기회를 놓쳤다. 이런 연유에서인지 가나는 우루과이에 2:0으로 졌지만 더 이상 실점하지 않아 우리가 우루과이에 다 득점에 앞서 우리나라는
헛간論 오만환 충북시인협회 이사 어디서 일하다 이제 오시는가 눈 내리는 이 저녁 저기는 다리가 부러졌네 바쁘게 살았지 마늘, 고구마, 비료 포대 호미, 꽃삽, 망태, 집게, 작대기 얼마간의 거리 따지거나 묻지도 말고 썩는 것이 아니고 쉬는 것 기둘려야 해 바람도 자고 갔다 여기서는 누구나 식구가 된다 애틋한 눈빛으로 그저
[충북일보] 코로나19가 주춤하는가 싶더니 다시 폭발적 증가세다.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확진자수가 급증세로 돌아섰다. 재유행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충북도내에서 2천58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29일(2천247명) 이후 엿새 만에 2천명 대로 다시 진입했다. 도내 신규 확진자는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4일까지 1천명 대 안팎에서 오르내렸다. 지역별 신규 확진자수는 청주 1천180명, 충주 288명, 제천 167명, 보은 3명, 옥천 25명, 영동 8명, 증평 37명, 진천 135명, 괴산 15명, 음성 172명, 단양 28명 등이다. 누적 확진자는 86만 1천415명이다. 연령대별로는 20대가 14.6%(12만 5천633명)로 가장 많았다. 40대가 14.4%(12만 3천648명)로 뒤를 따랐다. 확진자 증가로 감염재생산지수는 1주일 전 0.99에서 1.01로 높아졌다. 코로나19 치명률은 1% 수준이다. 신속한 백신 개발 덕이다. 그래도 여전히 계절 독감(0.1~0.2%)에 비해 현저히 높다. 60세 이상 고령자의 치명률은 젊은 성인 대비 10~40배 이상 높다. 연령에 비례해 증가하는 양상
축구국가대표팀이 온 국민들에게 행복과 희망을 선물했다. 2020카타르월드컵에 출전하여 세계의 축구 강호들과 당당히 겨뤄 12년 만에 16강 진출을 이루는 과정은 감동의 연속이었다. 조별리그 첫 경기인 남미의 축구 강국 우루과이 전에서 무승부로 비길 때만해도 벤투 감독의 한국형 빌드업 축구가 비록 승리하지는 못했어도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이후 치러질 나머지 경기에 기대를 걸게 했다. 그러나 두 번째 경기인 가나와의 대결에서 경기의 내용은 좋았으나 2대 3으로 패하면서 16강 진출을 위한 경우의 수가 복잡해졌다. *** 묵묵히 준비한 기적 우리가 조별 예선 마지만 상대인 포르투갈을 반드시 이겨야만 하고 우루과이와 가나의 대결에서 우루과이가 우리의 입맛에 딱 맞는 점수차로 이겨줘야 16강 진출이 가능하게 돼서 큰 기대를 걸기에는 무리가 많았다. 포르투갈은 벤투 감독의 모국이며 세계적 스트라이커 호날두가 주장을 맡고 있는 강팀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우리가 포르투갈을 꺾기는 했으나 이번에도 그런다는 보장이 없었다. 공격수인 주장 손흥민 선수의 안면 수술로 인한 마스크 착용, 역시 기대를 많이 받는 공격수 황희찬 선수의 부상에 따른 앞선 경기 결장, 수비
청렴이란 단어는 무엇일까. 국어사전에는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이라고 지칭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교육과정을 거치며 우리는 항상 청렴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대가 없는 선물을 받지 말라는 직설적인 내용부터 물질적인 만족 대신 정신적인 만족감을 채우라는 은유적인 내용까지 '청렴하다'라는 단어는 우리의 삶 곳곳에 숨어있다. 필자 역시 남들처럼 같은 교육과정을 거치며 청렴이라는 단어를 배웠지만, 항상 자신에게 의문을 품고 있었다. 과연, 청렴함과 탐욕의 갈림길에 섰을 때 나는 주저 없이 청렴함을 선택할 수 있을까? 종종 대중매체를 보면 남부러운 거 없는 사람들이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자신의 커리어를 망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우리는 대중매체를 보며 비리를 저지른 사람들을 보고 좀 더 청렴하게 살지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는 동시에 나에게 은밀히 다가오는 이익을 마다할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라는 생각도 한다. 모두가 생각하는 거처럼, 청렴의 길은 어렵지 않다. 오히려 매우 간단하다고 생각한다. 안 받고, 안 주는 것. 이 간단한 원리를 우리는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그르치는 경우가 잦다. 제도
유독 손이 차다. 손이 지닌 냉랭함 탓에 겨울철 누군가를 만나면 상대방의 손을 잡기가 망설여진다. 신체의 냉증은 선천적인가보다.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께서 뜨개질 해준 벙어리장갑으로 차디찬 손을 보호하곤 했다. 어린 날 잠시 시골에서 살 때 일이다. 어느 겨울 날 홀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는 영수가 얼음판에서 잃어버린 장갑 한 짝을 끼고 썰매를 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어머니께서 뜨개질 해준 장갑을 영수가 끼고 있는 것을 본 후 무척 속상했다. 하지만 어린 맘에도 영수가 상처 입을까봐 그 애 앞에서 선뜻 내 장갑이란 말을 하지 못했다.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께 이 말을 전하자 어머닌 내게 남은 장갑 한 짝마저 영수에게 갖다 주라고 하였다. 영문을 몰라 해 하자 어머닌, "어차피, 너는 장갑이 한 짝만 남아 쓸모가 없으니 영수나 온전히 착용할 수 있게 그 애 집 앞에 몰래 갖다놓고 오거라." 라고 한다. 어머니의 깊은 마음을 헤아린 나는 벙어리장갑 한 짝을 영수네 집 앞에 갖다놓고 왔다. 이 때 영수가 그 장갑을 끼고 추운 겨울날 언 손을 녹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뿌듯했다. 어린 마음에도 타인이 지닌 고통을 나누는 일이, 마음의 온기를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의 면소재지인 이목리(梨木里)에 대해서는 이미 그 유래를 추정하여 언급한 바가 있다. 하지만 다른 지역의 지명의 뿌리를 찾아가다 보니, 고고학자들이 새로운 유물의 발굴로 그동안 알 수 없었던 역사적 흔적을 찾아내어 엄청난 기쁨을 맛보듯이 이제야 이목리(梨木里)의 참다운 유래를 찾아낸 듯하여 기쁜 마음으로 다시 한번 이목리(梨木里)에 있었다고 하는 배나무(梨木)의 뿌리를 샅샅이 파헤쳐보고자 한다. 이목리(梨木里)는 본래 청주군 산내이상면(山內二上面)의 지역으로서 배나무 정자가 있었다고 하여 '배나무징이, 배나무정이, 또는 이목정(梨木亭)'이라 하였는데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이목리(梨木里)라 해서 낭성면에 편입된 후, 1956년 8월10일 관정리에 위치한 낭성면사무소를 현위치로 이전함으로써 이목리(梨木里)는 낭성면의 면소재지로서 각종 행정기관이 들어서고 낭성면의 중심지가 된 곳이다. 하지만 정말로 배나무 정자가 있어서 이목리(梨木里)라는 이름이 생겨난 것인지, 배나무 정자라고 하는 것이 배나무로 만든 정자인지 아니면 배나무 밑에 있는 정자인지 확실하게 단정을 할 수가 없었다.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 금거리의 '살구징이들'
느티의 마음 김종례 충북시인협회 이사 오래된 느티나무 홍건하게 취했는지 심장부터 타오르는 불꽃으로 지금 수채화를 그립니다 내면의 지주가 흔들릴 때마다 일렁이는 바람 소리로 잠 못 들었지만 지난 인고의 세월을 다 잊어버린 속 좋은 노인마냥 허허허 거리며 연신 축제를 합니다 축복처럼 빛나던 연둣빛 계절에 스펀지처럼 흡수되던 내공의 백신 소망과 상생의 부메랑을 다시 띄워보는 언덕 위 그루터기 터줏대감 느티를 자꾸만 올려다보면 가슴에 들어앉는 삶의 나이테 느티는 향기가 되고, 노래가 되고 전설이 되어갑니다 가을은 점점 깊어만 가고 느티의 계절여행이 막을 내리면 우수수 후루룩 ~ 빈 손짓을 하며 폭설을 기다리겠지
대설(大雪) 박찬승 충북시인협회 이사 올 한해 질긴 인연 맥 놓여 떨친 낙엽 푸르던 그 기백 어디에다 뿌려두고 헐벗은 앙상한 가지마다 시린 눈 덮고 떠나 호박곶이 무채 썰어 쌀가루에 버무리고 콩 불구고 팥 앙금 대추 밤 준비하여 시루에 켜켜히 담아 찐 대설음식 시루떡 맛 난달 곳간 설가지 곶감타래 단맛 절고 석가래 끝 메주덩이 삼동 추위 맛을 담고 마당횃대 시래기타래 눈바람에 맛이 든다
[충북일보] 전국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지역에 따라 눈도 자주 내리고 있다. 곳곳에서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청주에서는 6일 오전 제설 작업이 제 때 이뤄지지 않아 출근대란이 빚어졌다. 아침 출근길 시민들의 불편이 컸다. 하지만 늦게까지도 제설작업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미끄러운 도로에서는 접촉사고 등이 잇따랐다. 출근시간은 평소에 비해 2~3배 이상 늦어졌다. 접촉사고가 난 도로는 아수라장 그 자체였다. 그런데 제설차량은 고사하고 교통경찰마저 눈에 띄지 않았다. 청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청주지역엔 이날 오전 6시20분부터 눈이 내렸다. 2시간여 동안 청주 상당 1.6㎝, 청주지점 0.5㎝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많지 않은 적설량이지만 도로 상황은 마치 폭설이 내렸을 때와 같았다. 청주시의 제설 타이밍이 너무 늦어서다. 그 사이 도로는 빙판길로 변했고 교통사고까지 속출했다. 청주시의 겨울철 교통행정에 대한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민선 8기 청주시의 제설능력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 적은 양의 눈에도 늦은 제설로 출근길이 마비됐기 때문이다. 청주시의 이번 제설행정은 늑장행정 그 자체였다. 청주시의 총체적 부실을 보여줬다. 도로당국의 늑장 행정이 빚은 시민불편
11월 23일부터 26일까지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최대 축제인 카페쇼가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카페를 오픈하기 전, 마지막으로 판매할 메뉴들을 점검하고, 현재 커피 트랜드와 새로 나온 디저트, 음료들을 보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서울로 올라갔다.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 평일 오전에 갔는데 나와 같이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는지 코엑스에 들어가는 입구부터 차가 밀렸다. 코로나로 인해 카페쇼가 몇 년간 축소되어서 열렸었는데 올해는 코엑스 A홀부터 E홀까지 거대한 크기로 열렸다. 세계 각국의 커피 관련 유명 인사들이 초청되어 커피와 관련된 다양한 세미나들도 많이 열렸고, 국제 커피 협회인 SCA에서는 파운데이션 수료증을 받을 수 있는 수업도 열었다. 각 홀별로 커피 머신들을 판매하는 업체들, 디저트, 음료 관련 시럽, 차들을 판매하는 업체들, 각종 부자재를 판매하는 업체들끼리 구분되어 시연과 시음이 이루어졌으며, 업체별 샘플들이 판매되었다. 오랜만에 생두를 재배하는 각국의 생두 판매업자들도 자신들이 판매하는 생두들을 전시하여 판매하였다. 특히 한국에서 유명한 각 지역의 로스터리 카페들이 자신의 원두들을 판매한 E홀은 몇 시간씩 줄을 서서 들어갈 정도로 많은
청렴은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다'는 뜻이다. 공직자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업무능력이나 성실함도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청렴함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공무원으로 임용돼 처음으로 공직에 임할 때부터 끊임없이 공직자행동강령과 청렴에 대해 교육을 받아오고 있는 것은, 청렴이 그만큼 공직자에게 중요한 덕목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청렴은 부정행위를 통해 금품 등을 수취하거나 부조리한 관행을 묵인하는 것만 생각할 것이다. 이는 청렴의 뜻에서'탐욕이 없음'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다. 하지만, 넓은 범위에서의 청렴은 자신이 맡고 있는 업무를 소홀하게 혹은 공평하지 못하게 처리하는 것 또한 청렴하지 못한 행위라 볼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청렴은 투명하고 깨끗하게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공직자가 청렴하게 업무처리를 하지 못한다면 국민들의 신뢰가 무너지고 행정업무 수행이 난관에 부딪힐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 될 것이다. 이곳에서 일한지 세 달이 다 되어 가지만, 청렴이 신뢰를 다지는 기본이라는 생각을 한다. 국민을 위해 일처리를 하는 내가, 청탁을 받고 공정하지 못한 일처리를 한다면 어느 국
앞에 서면 잠시 숨이 멎는다. A4용지 두 장 남짓 크기(가로 69.2㎝, 세로 23㎝)의 그림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은 오른쪽 아래 찍혀있는 長母相忘(장무상망: 오래도록 서로 잊지 말자)의 붉은 인장이다. 추사의 작품 중 혹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명작은 말년에 그린 다. 난(蘭)을 치고 여러 편의 제발(題跋)을 쓴 그림인데, 그림과 글씨를 통섭(通涉:넘나들다)하고 통섭(統攝:아우르다)하여, 직접 보면 십 년은 감탄할 만하다.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 제발 중에서도 "처음에는 시동(侍童) 달준에게 주려고 그린 것이다."란 발문은 진한 감동을 준다. 열 개의 벼루를 밑창 내고 천 자루의 붓을 몽당붓으로 만들며 완성한 추사필법의 결정체를 보고 마음먹은 것이 있다. 퇴직 후 도서관 먼지떨이인 양 빈둥거리다가 다음과 같은 격려에 용기를 내어 한번 써보기로 했다. "나는 70의 나이에 매일 글 쓰는 법을 배운다."―박물학자 뷔퐁 "책을 읽다가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으면 즉시 적어둬야 한다."―실학자 이익 "형편없어도 상관없다. 글 쓰기를 배울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쓰는 것 뿐이다."―수필가 수전 손택 "좋은 글을 써보려면 오래 살아야 될 것 같다."
청주시 내덕·율량동에서 활동하는 탁구동호인이라면 최춘재 회장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다. 팔순 노인답지 않게 젊고 예쁜데다 탁구 실력도 수준급이라서다. 내덕2동, 동청주 신협 탁구동우회 회장 등을 역임할 만큼 리더십이 강한 것도 화제지만, 두 아들이 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고위직에 올라 국회의원으로 선출되는 게 시간문제로 보인다는 점도 화제다. 문제는 정치적으로 대립하는 두 아들 사이에서 어머니 입장만 딱하다는 것이다. 청주시 상당구 위원장으로 활동 중인 장남 이강일은 민주당이지만, 주호영 원내 대표실 국장으로 활동 중인 차남 이활은 국민의힘으로, 두 아들은 여야로 갈려서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다. 다음 총선에 민주당 바람이 불어서 장남이 국회의원에 당선된다면 주호영 원내표실 국장으로 활동 중인 차남은 장래가 불투명해질 수도 있다. 정치적인 영향을 받기는 딸도 마찬가지다.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외무부에서 서기관으로 근무 중인 딸은 선거에 영향을 받지 않는 공무원이지만 오빠와 동생이 사생결단을 내야하는 경쟁에서 누구 편도 들 수 없는 게 고민이다. 삼남매의 각기 다른 입장을 잘 아는 어머니는 철저히 중립을 지킬 수밖에 없다. 자신은 전형적인 보수라
[충북일보] 겨울철이면 곳곳에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미처 인식하지 못한 새로운 위험도 있다. 하지만 안전은 언제나 투자에 비례한다. 미리 대비하면 그만큼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갑작스럽게 날씨가 추워지고 있다. 난방기 사용이 많아지고 있다. 그만큼 화재 위험도 커지고 있다. 최근 대기까지 건조해져 화재 발생 가능성이 더 커지고 있다. 각별히 유의해야 하는 시기다. 특히 가정에서 화목보일러 사용이 늘면서 화재 위험이 더 커졌다. 지난 2일 오전 2시20분께 충주시 대소원면의 한 주택에서 화목보일러로 인한 불이 났다. A씨(63)가 2도 화상을 입었다. A씨는 전날 오후 5시부터 거실에서 화목보일러를 사용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화목보일러에서 발생한 불티가 건물 외벽에 쌓아둔 폐목재에 옮겨 붙어 불이 확산했다. 이 불로 집 일부가 타 267만여 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심야 시간 단독형 화재감지기가 없었다면 더 큰 피해로 이어졌을 지도 모른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난방기구로 인한 화재 위험이 커지고 있다. 충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9~2022년 11월) 충북에서 발생한 화목보일러 관련 화재는 모두 77건이다. 이 기간 월별 화목보일러 화재 건
1968년 8월 28일 미국 워싱턴 D.C. 링컨 기념관 발코니. 25만명의 기록적인 인파 앞에서 마틴 루터 킹(Martin Luther King Jr.) 목사가 연설 중이었다. '자유, 민주주의, 흑인, 헌법' 등의 단어들을 외치며 준비해 둔 원고를 읽고 있었다. 그때 뒤에 서 있던 당대 유명한 기독교 복음성가 여가수인 마할리아 잭슨(Mahalia Jackson)이 킹 목사에게 "마틴, 저들에게 꿈에 대해 말해 줘요"라고 외쳤다. 현실은 암담하지만 자유와 평등에 목이 마른 군중이 지금 원하는 것은 잘 정돈된 연설이 아니라, '꿈'이라는 것을 그녀는 간파했다. 이 말을 들은 킹 목사는 보고 있던 연설문을 접었다. 그리고 인류 역사에 가장 유명한 연설 중에 하나를 시작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조지아의 붉은 언덕 위에 옛 노예의 후손들과 옛 주인의 후손들이 형제애(愛)의 식탁에 함께 둘러앉는 날이 오리라는 꿈입니다." 킹 목사의 연설에 모두가 눈물을 흘리고 환호하였다. 백미는 마지막 문장이다. "Free at last! Free at last! Thank God Almighty, we are free at last!" 번역하면 "드디어 자유가
빅데이터 기술의 발전은 개인에 맞는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깊은 통찰을 통해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 가능하게 한다. 반면에 사생활 침해와 보안 문제가 있어 개인정보 취급에 보다 투명한 관리가 요구된다. 빅데이터는 유익해야 한다. 조선왕조는 어떻게 500여 년간 지속될 수 있었을까? 그 이유는 단연코 객관적이고 믿을 만한 기록 시스템이 있었기 때문이다. 세계기록유산인 조선왕조실록은 조선의 500년 가까운 시간을 세세하게 담아낸 기록물로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그 예를 찾아볼 수 없다. 분량만 해도 1천893권 888책이며 내용 또한 풍부하다. 왕에 대한 내용만 기록한 것이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과학, 여론 등 당시의 시대상을 잘 보여주는 빅데이터다. 여기에 사실을 바탕으로 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기록이라는 점에서 그 가치가 더욱 빛난다. 실록을 기록하는 관료를 사관(史官)이라고 했는데 사관이 무엇을 적더라도 절대권력자인 왕조차 볼 수 없었다. 사관(史官)이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책임 있게 역사를 기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이다. 사극을 보다 보면 왕이 신하들과 독대하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이는 있을 수 없는 일로써 왕은 원칙적으
[충북일보] 충북도내에 많은 가을비가 내리면서 괴산댐이 수문 전부를 열고 수위 조절에 나섰다. 21일 한국수력원자력 한강수력본부는 이날 오전 현재 괴산댐 7개 수문 전부를 개방해 초당 800t의 물을 방류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댐 수위를 조절하기 위해 이미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8일부터 수문을 조금씩 열기 시작했다"면서 "괴산댐 유역인 청주·보은·괴산지역에 이날 오후 7시까지 최대 100㎜가량의 비가 더 쏟아질 것이란 기상특보에 따라 하류지역 주민들이 안전할 때까지 수문을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문 개방에 앞서 괴산호를 운행하는 유람선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도록 조처했다. 이번 수문 개방은 '댐운영 개선방안'에 따른 '선제적 조처'다. 앞서 한수원은 지난 7월 위험상황이 닥치면 괴산댐 수문을 모두 열고, 비상점검터널까지 개방하는 내용의 댐운영 개선안을 밝힌 바 있다. 1년 전 발생한 댐 월류(越流)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였다. 괴산댐 수문 하나의 크기는 너비 8m, 높이 7m다. 괴산 / 주진석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차량을 들이받은 뒤 카페로 돌진한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청주상당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A(60대)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6일 밤 9시 30분께 청주시 상당구 영운동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하다가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은 뒤 카페로 돌진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이날 A씨는 용암동의 한 고등학교에서 차량을 운전하다가 주차된 차량 3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후 사고 현장을 이탈한 A씨는 약 1㎞ 운전하다가 차량 4대를 추가로 들이받고 인근 카페로 돌진한 뒤 멈춰 섰다. 이 사고로 카페 출입문과 가구 등이 파손됐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 당시 경찰이 음주 측정을 진행한 결과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91%로 면허 취소 기준(0.08%)을 훨씬 넘은 만취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에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임성민기자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