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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림전통음식연구원

여러 겉껍질을 벗겨도 계속 나온다고 비위나 치부를 비꼬는 비유로 '양파 같다'라고 말한다. 또 만화 영화를 비롯해 개그 소재로도 이용되는 양파는 그 매운맛으로 인해서 눈물이 나는 채소로 불린다. 양파 깔 때 눈이 매운 것은 양파 속의 최루성 물질이 칼질 등 충격으로 뿜어져 나와 눈물샘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안 맵게 양파 써는 방법은 양 끝을 다 잘라내고 썰기보다 뿌리 부문을 남겨놓고 썰면 매운맛이 10% 정도로 줄어든다.

중앙아시아의 이란과 파키스탄 서부가 원산지인 양파는 4천 년 이상 식용해온 채소이다. 비늘줄기의 모양이 큰 구슬처럼 생겼다고 하여 옥총(玉·)·구총(球蔥), 서양에서 들어온 파라는 뜻으로 양총(洋蔥)이라고 적었는데, 모두 20세기 초에 붙인 식물학의 명칭들이다. 또 서양에서 전래한 파라는 뜻으로 양파라 부르며, 둥근 뿌리모양을 보고 둥근파·둥굴파·주먹파라 불렀다. 평안도에서는 모양이 둥글다고 하여 둥글파로 부르는데, 일본어의 구슬(타마)과 파(네기)를 합쳐 부른 것을 경상도 일부에서 다마네기로 잘못 쓰고 있다.

여러 가지의 효능을 가진 양파는 '식탁 위의 불로초'라 불린다. 기원전 3600년 이전의 수메리안 기록으로 1976년에 출간된《12번째 행성》에도 "농부가 양파밭에서 쟁기를 가는 내용"이 소개되었으며, 기원전 1500년 인도의 베다 산스크리트어 문헌인《니간투》를 비롯해 BC 6세기 인도 의학서적인《차레카 샌히타》에는 양파를 이뇨작용, 소화, 심장과 눈 그리고 관절에 좋은 효과가 있는 의약품으로 언급됐다. 고대 올림픽 선수들이 체력 보강을 위해 양파즙을 먹었으며, 이집트 파라오의 무덤 피라미드의 벽화로도 묘사되었다. BC 4세기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왕이 군사들과 같이 양파를 사과 먹듯이 하여 막강 군대로 만들었는데, 양파가 비밀병기였던 셈이다. 중세 초부터 서양 수도원의 식재료에 양파를 사용하였으며, 기름진 음식을 즐기는 중국인들도 양파를 많이 먹어 심장병 발병률이 적다고 한다.

그런데도 중국 문헌에는 양파에 관한 앞선 기록이 전하지 않는다. 1460년 조선 세조 때의 전순의가 지은《식료찬요》에는 서역에서 들어온 파라 하여 '호총(胡蔥)'이라 적었다. 중국 명나라 때의 이시진이 편찬한《본초강목》에도 호총으로 기록했다. 1610년 허준은《동의보감》에서 "지금의 자총(紫蔥)이 <본초강목>에서 말하던 호총이 아닐까 의심된다"라고 적어 놓아 아무런 의심없이 호총을 자총인 적양파로 언급되었다. 중국 후진 때의 승려 쿠마라지바가 번역한《범망경보살계본》에 등장하는 자총(慈蔥)은 한자 표기가 다를 뿐만 아니라 지금의 달래를 가리킨다. 도교와 불교에서 금하고 있는 오신채에 있어 한국의 일부 승려는 흥거와 비슷한 매운맛의 양파를 먹지 않는 풍습까지 생겼다.

16세기 후반에 전래한 양파는 조선 숙종 때의 홍만선은《산림경제》의 자총이 심기에서 다루었다. 오늘날의 양파는 조선 말기에 일본으로부터 들어왔다고 한다. 자급자족이 가능한 몇 안 되는 우리나라 농산물 중의 하나인 양파는 겉껍질 색으로 보면 흰색, 노란색, 빨간색이다. 국내 생산량의 20%를 차지하는 전남 무안이 주산지로 유명하며 대부분 노란색으로, 흰색은 없고 빨간색 양파도 한 품종만 생산되고 있다.

프랑스에서 신혼부부가 호텔에 숙박하면 아침 식사 메뉴로 양파 수프를 먹게 하는 풍습과 또 아픈 아이들에게 양파 수프를 자주 끓여주는 문화가 있다. 세계적으로 6월 이탈리아 이세르니아, 8월 하와이 마우이, 10월 독일 바이마르, 11월 스위스 베른 등과 무안의 양파 축제가 잘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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