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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

화림전통음식연구원

도교와 불교에서 금하는 오신채 중에 "흥거는 알 수 없다"라고 한 것이 일반적이다. 흥거는 인도에서 식용하고 재배하는 '아사퐈티다(Asafetida)'를 말한다. 산스크리트어 이름인 '힝구(hingu)'를 소리 나는 대로 표기한 것이 '흥거(興渠)'인데, '아위(阿魏)'라고 기록했다.
 

원산지는 북아프리카와 남유럽 등이고, 주산지는 이란, 파키스탄, 인도 북부, 중국 신강 위구르 등에서 수확되는 흥거는 인도 이외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지금은 남인도와 인도 서부에서 생선요리·야채요리·콩요리와 카레 등에 향신료로 널리 쓰며, 인도 채식 요리에 중요한 식재료이다. 이란에서는 뿌리줄기의 가운데와 잎을 채소로 쓴다.

흥거를 말하는 '아사퐈티다'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악취가 나지만, 요리된 요리에서는 파를 연상하는 향이 난다. 나무에서 나는 기름을 가리키는 페르시아어 아자와 악취를 의미하는 라틴어 퐈티다에서 유래됐다. 예로부터 거담·진경·구충·강장제로 사용했다. 2천 년 전부터 흥거의 수지를 이용했는데, 상품 가치를 높이기 위해 그 내력을 비밀리에 숨겼었다. 그래서인지 상품 형태와 강렬한 냄새를 비유하여 '악마의 배설물'이나 '악취 껌'으로 불렸다. 그 후 내력이 점차 알려지면서 자이언트 펜넬으로도 불린다. 흥거는 영국인 프랜시스 케이스가 2008년에 쓴《죽기 전에 꼭 먹어야 할 세계 음식재료 1001》에 꼽혔다.

1세기 말, 중국 후한의 장중경이 편찬한《신농본초경》에는 아위로 기록했지만, 후진 때의 승려 쿠마라지바가 번역한《범망경보살계본》에 다섯 가지 매운 것으로 흥거라고 처음 기록했다. 당나라 때 장손무기와 위징이 편찬한《수서》에는 "총령 북쪽에 있는 조국에서 아위가 많이 난다." 명나라 때의《본초강목》에는 "자체에서 냄새가 몹시 나면서 나쁜 냄새를 없애는 묘한 약이다. 파사국(이란)에서 나는데, 그 나뭇가지를 끊으면 엿과 같은 진이 나온다. 오래면 단단히 굳어진다. 이것을 아위라 하며 모양이 복숭아나무진과 같다." 청나라 때의《본초비요》에는 "흥거는 서역채(西域菜)"라고 적었다.

우리나라 문헌에서는 8세기 중엽 신라승 태현이 지은《범망경고적기》에서 흥거를 적었으나, 후대의 경전과 문집 등에 보이지 않는다. 불교와 도교에서 금하는 흥거는 인도에서 사용하고 있는 채소로, 한국과 중국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없어 비슷하게 생긴 무릇을 대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오신채의 하나인 흥거를 '무릇'이라고 해석하기도 하지만, 서로 다른 식물이다. 물굿·물구·물구지·물굿이·야자고 등으로 불린 무릇은 물(색)이 든 꽃대가 위로 웃자란 꽃차례 또는 식물체 겉모양을 보고 그냥 붙인 순우리말이다. 1489년의《구급간이방》에서도 반하(모롭)와 산자고(물옺)의 이름이 기록됐다. 굵은 알뿌리를 총칭하는 물옺 또는 물옷의 발음이 변한 무릇의 이름은 1936년 정태현과 일본인 하야시가 공저한《조선산야생약용식물》에 '무릇'으로 기록하고, 1949년《조선식물명집》에 등재됐다.

동아시아에 분포하지만, 우리나라 특산식물인 무릇은 허준의《동의보감》에서 '가최무릇'이라 기록하고, 야생초로서 '야자고(野茨菰)'라고 했다. 북한에는 '까치무릇(산자고)'을 학명으로 정하고 있다. 조선 후기 홍만선의《산림경제》에 '가취무옷'으로 기록됐다. 알뿌리 모양에서 이름 붙여진 무릇은 어린잎을 나물로 먹는데, 매운맛이 있어 물로 우려낸 다음 먹을 수 있다. 줄기는 대나무 대신에 복조리를 만드는 데 사용했다. 알뿌리 껍질을 벗기고 가마솥에서 오래 졸이면 조청처럼 단맛이 나는 엿이 되어 아이들의 좋은 군것질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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