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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10.12 15:47:57
  • 최종수정2020.10.12 20:32:09

자영

화림전통음식연구원

웰빙식으로 통하는 사찰음식은 채식을 기본으로 한다. 여기에서 금하는 매운맛을 지닌 다섯 가지 채소를 오신채(五辛菜) 또는 냄새나는 채소이므로 오훈채(五荤菜)라 한다. 자극적인 맛과 향을 낼 뿐 아니라 정신을 혼란하게 하므로 수양을 하거나 마음을 닦고 덕을 쌓는 사람들은 오신채를 즐기지 않는다. 불교와 도교 심지어 유학자들도 오신채를 먹지 않았다.

집집이 돌아다니며 수행의 방편으로 탁발하는 남방불교에는 오신채를 금하지 않지만, 한국과 중국 등 대승불교권에서는 오신채를 먹지 않는 것을 규율로써 강조했다. 남방불교에 없는 전통으로 채식과 함께 대승불교가 인도 힌두교의 전통을 물려받은 영향이 더 크다.

오신채 금기의 전통은 6세기 초, 중국 양나라 무황제에 의해 생겨난 문화이다. 무황제가 511년에 육식과 술을 금식하는 '단주육문'과 517년에 내린 칙령에 따라 유래됐다. 무황제가 제사에 고기 대신에 두부를 사용하고, "오신(五辛)을 먹어서는 안 된다"라고 주창할 때로부터다.

오신채 금지를 언급한 경전은 401년 쿠마라지바가 번역한《범망경보살계본》에 오신(五辛)이라 처음 등장하는데, 다섯 가지 매운 것은 파·염교·부추·마늘··무릇이다.《노사나불설보살심지계품제십》에는 "만약 불도를 닦는 사람은 마늘·파·부추·달래·무릇(흥거) 등 오신채는 먹지 말아야 한다." 4세기경의《대승입능가경》에는 "술과 고기와 파와 부추와 마늘은 불도를 닦는데, 지장을 초래한다는 것을 잘 알아 두어야 한다." 또 421년 번역된《대반열반경》과 705년 중인도의 승려 파라미티가 번역한《대불정수능엄경》에도 오신채를 익혀 먹으면 음란한 마음이 생겨나고, 날것으로 먹으면 3가지 독심을 일어나게 한다고 적었다.

불교 음식에서 오신채는 파·염교·부추·마늘·무릇인데, 염교 대신에 달래를 가리킨다. 한국과 중국은 경전 내용과 같으며, 고려 때 사찰에서는 염교를 구하기도 어려워서 달래를 포함했다. 이 음식을 금하는 까닭은 종교적 이유보다 신체 작용적 측면이 더 강했다. 오신채는 모두 자극이 강한 식물이라 날것으로 먹으면 화를 잘 내게 하고, 익혀서 먹으면 음란한 마음을 일으킨다고 하여 중국 도교에서도 오신채와 유채(평지)를 꺼렸고, 명나라 때의 이시진은《본초강목》에서 파·마늘·부추·여뀌·겨자와 또 고수를 오신채라 했다. 한국불교에는 양파까지 금하기도 한다.

이처럼 나라와 종교마다 사정에 맞추어 오신채의 내용이 달랐다. 오신의 금기 문화는 고려 때에 수행 승려뿐만 아니라 신도에게 널리 퍼졌다. 고려의 이규보는 처음으로 오신(五辛)을 끊고 시를 썼다고 했다. 1457년 1월《세조실록》과 1470년 2월《성종실록》, 1512년 5월《중종실록》등에서도 왕실의 제향과 사대부가의 유교식 제사 등 상례에 이르기까지 일반 백성들에게도 확산했다.

1610년 허준의《동의보감》에는 "오신은 종교적 이유만이 아니라 건강하게 장수하는데, 좋지 않기 때문에 주의해서 먹어야 한다." 그러나 조상들이 입춘날 먹던 절기음식 오신반(五辛盤)은 불교에서 금하는 오신채와는 의미와 내용이 약간 다르다.

우리가 서양 사람의 몸 냄새를 싫어하고, 그들은 마늘 등 우리 음식 냄새를 지적하는 것처럼 그 냄새보다 사는 지역의 환경과 문화적 요소가 더 짙다. 또 시대 변천에 따라 그 개념들이 다소 변화하므로, 향이 강하고 원기를 자극할 수 있는 채소쯤으로 볼 수 있다. 오늘날 다이어트에 이롭고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음식으로, 양극단을 버리고 깨달음을 성취한 부처님과 같이 오신채에 대한 극단적 판단보다 무엇 때문에 먹는가를 살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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