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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스님

자연음식요리가, 화림전통음식연구원장

4월부터 어린잎을 채취하여 데친 다음, 고들빼기나물로 무쳐서 먹고, 잎과 뿌리를 통째로 김치를 담가 먹는다. 특히 전라도의 봄 밥상에는 고들빼기김치가 꼭 있어야 한다고 할 정도다. 고들빼기 장아찌와 마찬가지로 전라도의 향토 음식인 고들빼기김치는 봄과 가을에 채취해서 김장철에 김치로 담아 음력설까지 먹기도 했다.

예로부터 고들빼기는 이른 봄에 입맛이 없을 때, 입맛을 돋우는 반찬으로 널리 이용됐다. 쓴맛이 강해서 일주일 이상 소금물에 푹 담가 쓴맛의 독기를 뺀 다음, 간을 하지 않고 양념을 많이 해서 담그는 고들빼기김치는 쌉쌀하면서도 아삭한 맛이 일품인데, 궁중 진상품으로도 그 유래가 깊다.

쓴맛을 가진 풀 하면 씀바귀가 먼저 떠오르지만, 요즘에는 고들빼기가 김치나 나물로 많이 식용되면서 인공재배가 되는 등 인기가 많다. "뿌리가 곧게 뻗어내린다"라고 하여 이름 붙여진 고들빼기는 '방가지똥풀'과 같은 한자로 표기했다. 12세기 초, 송나라 육전의《비아》에서 일명 천향채(天香菜)라, '하늘의 향기를 가진 나물'로 소개했다. 즉, 말린 뿌리를 물에 끓이면 커피 향이 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중국에서 자생하는 고들빼기는 씀바귀를 포함하여 20여 종으로 모두가 쓴맛을 가지고 있다. 왕고들빼기는 고들빼기보다 키도 크고, 꽃도 크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왕고들빼기의 한약명을 약사초ㆍ산생채ㆍ산와거라 부르며 식용, 약용으로 쓴다. 왕고들빼기는 서양에서 '인디언 상추'로 불린 만큼 널리 식용됐고, 우리 몸에 이롭다고 하여 약사초라 불리면서 오랫동안 민간에서 식용해왔다.

사계절 애용해온 고들빼기는 과식으로 소화가 안 될 때 먹기도 하고, 종기와 악창이 생기면 찧어 바르는 약채소였다. 고들빼기의 대궁을 자르면 흰 즙이 나오는데, 사마귀에 떨어뜨리면 저절로 떨어진다. 이 흰 즙이 젖과 비슷하여 젖나물이라고 한다. 토끼가 잘 먹는다 하여 토끼밥 그리고 씀바우ㆍ씀바귀ㆍ고마채 등으로 불리는 고들빼기는 강원도에서 쌔똥이라 한다. 경상도에서 씬내이ㆍ씬내로 부르지만, 씬냉이 또는 신냉이는 씀바귀를 가리킨다.

기원전인 중국 전한시대의 대덕과 그의 조카 대성이 편찬한《예기》<내칙>에 고들빼기를 '고채(苦菜)'라 처음 기록했다. 오나라 육기는《모시소》에서 "고채는 산전이나 습지에서 나는 것이 서리를 맞으면, 달고 연하여 맛있다." 송나라 때 육전은《비아》에서 고채는 일명 고거ㆍ고매ㆍ편거ㆍ유동이라 적고, "풀이 겨울을 우습게 알고 시들지 않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다"라고 기록했다. 명나라 때 이시진은《본초강목》에서 쓴맛의 풀 고매와 천향채라 적었다. 청나라의 왕불은《의림찬요》에서 노아고매라고, 노인의 머리카락을 검게 하는 쓴 풀이라 했다.

설상화 꽃잎 끝의 톱니가 고른 치아와 같은 데서 유래한 이고들빼기처럼 8종의 고들빼기는 1433년에 편찬된《향약집성방》에서 '고거(苦苣)'라 처음 기록됐다. 허준은《동의보감》에서 '고채', '고잣바기'라 적었고, 1766년 유중림은《증보산림경제》에서 "고들빼기가 독이 없고, 속 열을 없애주므로 오장의 나쁜 기운을 다스려 준다." 1796년《정조실록》에는 고돌박(古乭朴)이라 소개하고, 정학유는《농가월령가》2월령에서 "산채는 일렀으니 들나물 캐어 먹세. 고들빼기 씀바귀요 소로장이 물쑥이라." 고들빼기와 함께 여러 나물을 언급했다. 1870년 황필수는《명물기략》에서 아주 쓴 채소라고 '고도(苦荼)'라 했는데, 이후 '고독바기'로 변했다고 전한다.

강원 남부와 경북 안동에서는 꼬들빼기ㆍ무꾸나물 등으로 부르는 고들빼기는 유럽 사람들에겐 생소한 식물이지만, 우리나라에 지천으로 자라는 영양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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