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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집 고기반찬 '콩단백'

대장경 속의 음식이야기

  • 웹출고시간2017.12.04 14:04:52
  • 최종수정2017.12.04 14:04:52

자영스님

자연음식요리가, 화림전통음식연구원장

어릴 적 학교 다닐 때에 도시락 반찬이던 어묵조림과 같이 절집에서도 아주 유사한 음식으로 콩단백이 있다. 일명 콩고기로, 절집의 고기반찬으로 불리는 콩단백은 중국 양무제가 511년에 내린 칙령인 '단주육문(斷酒肉文)' 의 영향으로 만들어졌다.

1천500여 년 전부터 먹게 된 콩단백은 주원료가 콩(豆)이다. 콩에서 단백질을 추출한 대두단백(大豆蛋白)의 조상쯤이라 할 수 있다. 재래식 압착법으로 콩에서 기름을 빼고 남은 콩단백 덩어리를 말하는 콩고기는 양무제의 명령으로 당시 승려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콩고기는 그 모양새나 조림방식이 어묵조림과 비슷하다. 물에 불린 다음, 들기름과 섞어 조릴 때 고추장 양념으로 간과 맛을 내는 것이 그렇다는 것이다. 처음 먹을 때 이것이 어묵인가 하고 입속에서부터 혀가 먼저 의심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갓 출가한 사미승들에게 고기반찬으로 오해를 받기도 한다.

삼국시대 초기부터 우리나라에서 재배된 콩은 밭에서 나는 고기로 알려져 있다. 6세기 초의 '제민요술' 에는 고구려에서 전해졌다고 하여 고구려 영토이던 중국 만주일대가 콩의 원산지임을 알 수 있다. 추수가 끝날 무렵부터 '콩을 실은 배가 가득하다' 고 하여 이름 붙여진 강이 바로 두만강(豆滿江)이다. 강물이 얼기 전에 빨리 콩을 옮겨야 함으로 10월과 11월까지 두만강에는 콩배(豆船)들로 가득차고 그 일을 하는 뱃사공들의 힘든 여정은 눈물젖은 두만강으로 노랫말이 되었다. 광활한 만주들판에서 생산된 콩은 중국 전역으로 옮겨지고 또 두만강을 타고 러시아의 극동지역인 핫산, 블라디보스토크, 연해주 등지로 팔여 나아가게 된다.

보통 '콩'이라 하면 대두를 가리킨다. 최초의 문헌 기록은 BC 470년경에 편찬된 '시경' 에 '숙(菽)' 으로 기록되었다. 제사기구인 두(豆)와 모습이 닮았다고 하여 두라 일컫다가 팥이 전래되면서 팥을 소두(小豆), 콩을 대두라 부르게 되었다.

6세기 초부터 동북아 지역의 승려들이 고기를 피하게 된 것은 율법보다 양무제가 바꿔놓은 불교식 음식문화의 영향이다. 양무제는 '열반경' 을 인용하여 '일체의 고기를 먹지 못하게 하고 채식을 강조' 하면서부터 어류나 육류 없이 채소로 만드는 정진요리(精進料理)가 탄생했다. 담백한 것이 특징인 정진요리는 육류를 이용하지 않고 버섯 등 다른 채소를 이용하여 고기 맛이 나도록 하는 요리사의 연구 결과물이다. 정진요리가 발달한 일본의 가정식 간모도키와 채식주의자가 많은 인도와 네팔, 스리랑카에서도 콩 등을 이용해 고기 맛을 내는 다양한 종류의 요리가 많다.

채식주의자들과 다이어트 식품인 콩단백은 오행미와의 환상궁합이라지만, 유명 만화인 '드래곤볼' 에 나오는 신선의 콩(仙豆)처럼 한 조각만 먹어도 바로 회복되고 낫는 아이템은 아니다. 콩깻묵을 얇게 밀어 건조시켜 만든 인조고기 즉, 콩고기는 북한에서 인기 있는 음식이다. 세계의 기아를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콩은 최근 노화와 치매 예방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콩 덕택에 우리 민족은 고기를 많이 먹지 않고서도 5천년 동안 건강하게 살아온 것을 감사하게 여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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