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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내는 풀 '소리쟁이'

대장경 속의 음식이야기

  • 웹출고시간2019.04.29 17:49:26
  • 최종수정2019.04.29 17:49:57

자영스님

자연음식요리가, 화림전통음식연구원장

"봄에 나는 풀은 다 먹는다, 소가 먹는 풀은 사람이 먹을 수 있다"고 하지만 소리쟁이는 소가 날것으로 먹지 않는데, 살짝 데치면 소여물로 쓸 수 있다. 소리쟁이의 다른 이름인 우설(牛舌)은 잎 모양이 소의 혓바닥처럼 생겨서 붙여진 것이고, 또 양제(羊蹄)는 뿌리 모양이 양의 발굽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인데, 1596년 간행된《본초강목》에 나온다. 또 독채(禿菜)라는 것은 두피의 질환으로 머리털이 빠지는 증상을 치료하기에 생긴 명칭이라 했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 한국이 원산지로 표기된 소리쟁이는 우리나라에 6종이 자생하는데,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풀이다. 주름진 잎에 바람이 들면 쏴~아 하는 소리가 나고, 줄기가 서로 부딪힐 때 '솔읏' '소롯'과 같은 소리를 내고, 또 가을에 열매가 익을 때 바람이 불면 꽃대에서 요란한 소리가 난다고 하여 노래하는 소리꾼이라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실제 소리꾼들과 혼동되고 식물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하여 그 대신에 '소루장이'라 부르기도 한다.

소리쟁이는 '양제근(羊蹄根)'이라 처음 기록됐다. 서기 100년경 간행된 본초서에 등장한다. 이 내용은 6세기 양나라의 도홍경이 편찬한《신농본초경》에는 "양제의 뿌리는 약재로 쓰고, 어린잎은 나물로 사용한다." 후한 말기의 정현은《모시전》에 오채(惡菜)라 적고, 서진의 육기는《시소》에서 '우퇴(牛穨)'라 했다.

6세기경《일화자제가본초》에는 "양제엽(羊蹄葉)은 소아의 감충을 치료한다. 채소로 먹기도 한다." 7세기 중엽의《당본초》에는 열매를 양제실(羊蹄實)이라 하는데, 1116년 송나라의 구종석은《본초연의》에서 금교맥(金蕎麥)이라 했다. 남송의 정초가 편찬한《통지》에는 "축(蓫)은《이아》에서 언급한 보잘것 없는 잡초라 하였는데 틀린 말이다"고 했다. 명나라 때 예주영의《본초휘언》에서는 "비위 허한, 설사로 식사가 불가능한 사람은 절대로 복용하면 안 된다." 1960년 중국 사회과학원의《사천중약지》에는 "비가 허하여 설사하는 자는 금기한다." 소리쟁이는 뿌리에 초산을 함유하기에 대량으로 복용하면 중독되기도 한다.

신라시대부터 콩을 먹던 우리나라에는 콩을 만든 음식에 소리쟁이를 사용했다. 소리쟁이 된장국은 별미 토속음식으로 자리한다. 고려 때까지의 기록은 보이지 않으나 1431년의《향약채취월령》과 1433년도《향약집성방》에는 소리쟁이를 '소을곳(所乙串)'으로 적고, 한자를 빌어 이두음으로 썼다. 1527년 최세진은《훈몽자회》에서 '솔옷(소롯)'을 '솔읏'이라 표기했다. 1610년 허준의《동의보감》에서는 '패독채'과 함께 '솔옷'이라 했다. 솔옷은 송곳의 고어이다. 홍만선의《산림경제》에서는 '소롯' 또는 '솔옷'이라 적고, "소리쟁이 토장국은 매끄러우면서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 잎은 쪄서 말려두었다가 묵나물로 해서 먹는다"고 했다. 이런 이름은 송곳처럼 뾰족하게 생긴 모양으로 붙여진 이름인데, 봄에 처음 새싹이 나올 때 잎이 말리어 마치 송곳처럼 뾰족하게 돋아 나오기 때문이다.

한글명으로 붙여진 것은 1820년대 유희가 쓴《물명고》에서 '솔오ㅤㄷㅑㅇ이', '솔오쟝'이라 쓰다가 '소루장이'를 거쳐 마침내 '소리쟁이'가 됐다.《동의보감》에서 소리쟁이 뿌리를 독채라 한 것은 스트레스에 의한 원형 탈모증을 치유한다고 '독을 물리친다'는 뜻에서 패독채(敗毒菜)라 했다. 차세대 연구대상 1급의 약초인 소리쟁이는 열매를 잘 말렸다가 베개 속에 넣기도 하는데, 머리를 차게 해주는 기능이 있다. 또 잎이나 뿌리를 짓찧어서 종기나 부스럼 난 상처 부위에 붙이면 탁월한 효과가 있다. 열을 내리고 기생충 구제, 지혈과 변비, 자궁출혈, 탈모증에 효험이 있다는 소리쟁이는 아토피에 특효라고 소문이 나 있다.

어린 새순은 봄에 맨 먼저 채취하여 데치거나 국을 끓여 먹었다. 소리쟁이 된장국은 데치지 않고 날것 그대로 넣고 끓여야만 시원한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데, 어떤 이는 가을 아욱국보다 더 맛있다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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