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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스님

자연음식요리가, 화림전통음식연구원장

바다의 황제 고래는 포유류 동물이다. 고래는 육식보다 해조류 등을 먹이로 한다. 그러나 '고래가 새끼를 낳고 미역을 먹는다'라고 8세기 초, 고구려 사람들에 의해 밝혀진 놀라운 내용이 전한다.

이런 사실은 중국 당나라 서견 등이 왕명으로 편찬한《초학기》에서 "고래가 새끼를 낳으면, 미역(海菜)을 뜯어 먹어 산후의 상처를 회복하는 것을 보고, 고려 사람들이 산모에게 미역을 먹였다."라고 기록됐다. 고려는 고구려를 지칭하는 이름으로, 또 이는 사실과 좀 거리가 멀다. 고래가 미역을 주식으로 먹기보다 이용하는 것이다. 해초가 있는 곳에 사는 크릴새우, 오징어 등을 고개가 먹기 위해 미역을 몸에 감거나 같이 먹는 모습이 마치 미역을 먹는 것으로 본 것이다. 같이 먹은 미역이 고래의 상처를 치료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정조 때의 성대중은《청성잡기》에서 "어미 고래가 새끼를 낳을 때가 되면, 반드시 미역이 많은 바다를 찾아서 실컷 배를 채운다고 했다. 그러면서 산모가 미역의 도움을 받는 것 역시 고래에게서 얻은 교훈이라고 했으니 옛날에는 이런 전설이 널리 퍼져 있었던 모양"이라고 바다 고래의 전설을 기록했다.

해채, 해대, 감곽, 분곽으로 불린 미역은 여름 등 사시사철 보양식이다. 특히 산모의 산후조리용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산모가 먹는 미역국은 영양적 특성도 있지만, 과거 주술적 의미로 아이의 순산과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도 있었다.

7세기부터 우리 조상들이 먹던 미역은 생일에도 미역국을 먹는 풍습이 생겨나면서, 감곽탕 또는 곽탕, 곽갱이라 불렀다. 또 미역국은 시험에서 떨어졌다, 어떤 직장에서 해임됐다는 뜻으로 쓰인다. 이런 속담이 있는 만큼 우리 식생활에 미역을 중요시해 왔다는 알 수 있는 사례이기도 하다.

민간에서는 미역이 나는 철에 따라 올미역을 조곽(햇미역), 여름에 나는 제철 미역을 감곽이라 한다. 그 형태에 따라 새초미역, 실미역, 곽이(미역귀)라고 적었다. 최세진의《훈몽자회》에서 한글로 '메역'이라 썼다.

《고려사》에서 해조(미역)라 기록했다. 12세기 서긍의《고려도경》에는 해조를 다시마(昆布)로 적었은 것과 같이 고려 때부터 대중화된 해조 식료품이었다. 15세기《세종실록》에서는 왕자가 탄생하면 곽전(미역밭)을 하사하였고, 경남 기장 앞바다의 미역을 최고로 꼽히면서 그때로부터 명성을 얻었다. 중국 명나라의 이시진은《본초강목》에서 해채와 해대, 자채(紫菜)로 적었다. 1610년 허준은《동의보감》에서 해채로, 정약용은《당서》를 인용해 미역은 함흥 앞바다의 미역 맛이 뛰어나다고 적었고, 청 왕조 때의《성경통지》에도 "발해의 미역이 유명해서 당나라에 무역을 했다"라고 한 것으로 보아, 예로부터 우리나라 미역이 좋다고 중국에까지 소문이 났던 모양이다.

흑산도에 유배간 정약전은《자산어보》에서 해대인데, 해조와 같은 지대(地帶)라고 적었다. 조선 말의 황도연은《방약합편》에서 해채로, 1927년 이능화는《조선여속고》에서 "산모가 첫국밥을 먹기 전에 산모 방의 남서쪽을 깨끗이 치운 뒤 쌀밥과 미역국을 세 그릇씩 장만해 삼신상을 차려 바쳤는데, 여기에 놓았던 밥과 국을 산모가 모두 먹었다"라는 풍습으로, 초례상(醮禮床)의 음식이라 했다.

그동안 서양에서는 해조류를 즐기지 않았는데 최근 미역, 다시마, 파래, 청각 등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건강보조식품으로 이용하는 추세이다. 임상효능 가운데, 항암 억제와 노화 방지한다는 점이다. 녹색 성분의 클로로필과 비타민A가 풍부한 미역은 공해 시대에 최고의 보약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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