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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구

충북도립대학 교수

마음으로 보는 세상을 쓴 지 어느덧 일 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쓴 글을 읽어보니 밝고 긍정적인 면보다는 어둡고 부정적인 쪽으로 많이 쓴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졸필이지만 그래도 제 글을 읽는 분들에게 위로와 따스함을 전해주고 싶었는데.

우리가 사는 세상은 불합리하고 부당하고 불공정함으로 가득 찬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세상이 그런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바르지 못했기 때문에 제 눈에 들어 온 세상이 그렇게 비춰진 것 같습니다. 제 마지막 글은 중국 대륙 최고의 인문강의를 묶은 팡차오후이의 책 "나를 지켜낸다는 것"에서 두고두고 음미해 볼 만한 글이 있어 소개하는 것으로 대신하려 합니다.

오늘날 우리는 높은 빌딩과 널찍한 도로를 가지고 있지만 우리의 성정은 오히려 조급해지고 안목은 더욱 좁아졌다. 우리가 소모하는 것은 더 많아졌지만 누리는 것은 오히려 더 적어졌다. 우리의 집은 더 커졌지만 우리의 가정은 더욱 작아졌다. 우리는 타협하는 일이 많아졌지만 시간은 더욱 없어졌다. 우리는 더 많은 지식을 갖게 되었지만, 판단력은 오히려 더 떨어졌다. 우리에게는 더 많은 약이 있지만 건강은 오히려 이전만 못하다. 우리는 더 많은 재산을 가지게 되었지만 가치는 오히려 더 떨어졌다. 우리는 말을 많이 하지만 사랑하는 것은 오히려 적어졌고 우리의 원한은 더 많아졌다. 우리는 달을 왕복할 수 있지만 우리 이웃에 한 걸음 내딛고 친해지기는 어려워졌다. 우리는 우주 공간을 정복할 수 있지만 우리의 마음속은 정복할 수 없다. 우리의 수입은 증가했지만 도덕은 오히려 땅에 떨어졌다. 우리 시대의 자유는 증가했지만 가지고 있는 즐거운 시간은 더 적어졌다. 우리는 더 많은 음식을 먹지만 섭취하는 영향은 오히려 떨어졌다. 오늘날 부부는 맞벌이로 두 배의 수입을 얻을 수 있지만 이혼율은 갈수록 늘어난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물질적으로 풍요해졌지만, 정신적으론 더 빈곤한 상태로 가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외형적으론 더 화려해졌지만 속은 텅 빈 쭉정이 속에서 아등바등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현실 같습니다. 물질에 집착하고 하나라도 더 소유하려는 욕심이 우리라는 공동체보다는 나라는 개인 중심의 사고와 생활에 매몰되어 가는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까울 뿐입니다. 맹자의 명언 '구방심(求放心)처럼 잃어버린 마음을 되찾아야 할 것입니다.

갑오년 한 해도 저물어 갑니다. 참으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습니다. 특히 세월호 참사는 두고두고 우리를 아프게 합니다. 다시는 이 땅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지 말아야겠습니다. 살아 있는 우리가 요행으로 산다는 기분이 안 들게 우리 사회를 만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제 글을 읽어 주신 독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다가오는 을미년 새해에도 우리 모두가 강건하고 행복한 일만 가득하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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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