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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구

충북도립대학 교수

신록의 유월입니다. 시간이 흐르면 날이 가고, 달이 차고, 해가 바뀌는 것은 당연한 자연의 순리인데, 이토록 새 달의 시작이 반가운 것은 연초부터 지난달까지 연이어 터지는 사건, 사고에서 벗어나고픈 소망이 간절하기 때문이 아닐는지요?

아침에 일어나 뉴스와 신문을 보는 것조차 두렵고, 많은 국민들이 일상에서 범불안장애를 느낄 정도로 우리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고속압축 성장에 따른 후유증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인간에 대한 존중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근자의 사회적인 분위기 탓인지 진정한 '리더와 참모'의 자질과 역할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세월호 참사 때 살신성인의 모습을 보여 준 단원고 선생님과 박지영씨 같은 승무원들, 지하철 방화를 막은 역무원 권순중, 간호조무사 김귀남, 소방관 홍씨 등의 의인(義人)들이 있기에 우리는 분명 희망이 있으며, 미래를 창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이 진정 우리 시대의 리더가 아닐까요·

리더는 완벽한 사람이나 슈퍼맨이 아닙니다. 리더의 부족한 부분은 참모들이 채워주면 됩니다. 진나라의 병법가 황석공의 '소서(素書)'에 '임재사능(任才使能)'이란 말이 있는데, 재목(材木)을 만나면 그 사람에게 일을 다 맡기고, 능한 사람은 부리라는 겁니다. 물론 일을 맡길 사람과 부릴 사람을 구별하는 안목이 리더의 자질이 되겠지요.

현대는 한 사람이 모든 것을 다 잘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닙니다. 한 사람에 의해 좌우되는 단순한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이죠. 따라서 리더는 참모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그들이 지닌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고, 그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는 태도를 지녀야 할 것입니다.

유비와 그의 참모 제갈량과 법정, 한 고조 유방과 참모 소하 장량 한신의 관계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유비와 유방은 라이벌인 조조와 항우에 비해 보잘 것 없는 미미한 존재이지만, 높은 도덕성과 참모들의 절대 믿음 속에 그들의 의견을 경청·수용하며 존중했기 때문에 결국 승자가 될 수 있었던 거죠.

이렇듯 리더는 상황에 대한 신속한 판단과 결정, 나아가 높은 도덕성에 기반한 행동 등이 결국 참모들의 존경과 충성심을 일으키며, 조직을 이끌어나가게 되는 것이죠. 참모들 또한 반대편 논리나 주장에도 귀를 기울여 리더에게 고언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비판이 없으면 한 방향으로만 달려갑니다. 균형이 깨져 결국 불행하게 됩니다. 요즘 젊은이들 말대로 에버(Ever=Error+Over)를 거듭해 자멸하게 됩니다. 조선의 선비정신이 새삼 조명받는 이유는 이들이 권력에 굴하지 않고 지조를 지키며 국가와 공동체의 정신을 견지했기 때문입니다.

리더와 참모는 결국 국민을 섬기는 자들이어야 합니다. 군림하는 자가 아니라 돌보는 자들입니다. '손자병법'에 장군이 전장에서 진격과 후퇴를 명령하는 판단기준을 참고하면 확연해집니다. 진격을 명령함에 칭찬과 명예를 구하지마라(進不求名), 후퇴를 명령함에 문책과 죄를 피하려 하지마라(退不避罪), 진퇴의 판단기준은 오로지 백성들을 보호하는 데 있으며(惟民是保), 그 결과가 국가의 이익에 부합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利合於主) 등 입니다.

이틀 후면 지자체의 리더들을 뽑는 선거가 있습니다. 각종 참사 여파로 여도 야도 마음에 안 들어 기권한다든지, 관심조차 없다면 결국 세월호 선장과 같은 虛名만 쫒는 부실한 리더가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며, 그 폐해는 곧 우리 자신에게 돌아오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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