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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구

충북도립대학 디지털경영정보과 교수

새해가 밝은지 벌써 한 달이 다 되어갑니다. 참 시간이 빠릅니다. 새해가 되면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저마다 계획을 세웁니다. 소박한 꿈부터 원대한 계획까지. 계획을 세운다는 것은 변화를 시도하는 것입니다. 변화에 성공하기는 대단히 어렵죠. 왜냐하면 익숙한 습관, 낡은 관행, 기존의 편안함과 이별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죽하면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있을까요?

연암 박지원 선생의 '답창애'라는 글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화담 선생이 길을 가다 울고 있는 젊은이를 만나, "너는 왜 우는가?" 물으니 대답하기를 "저는 다섯 살에 눈이 멀어 이제 스무 해나 되었습니다. 아침에 나와 길을 가는데 갑자기 천지 만물이 맑고 밝게 보이는지라 기뻐 돌아가려 하니, 골목길은 갈림도 많고 대문도 비슷해 제 집을 찾지 못해 웁니다." 선생이 말하기를 "네게 돌아가는 법을 가르쳐 주겠다. 도로 눈을 감아라. 그러면 바로 네 집을 찾을 수 있으리라" 이에 눈을 감고 지팡이를 두드려 걸음을 믿고 도달할 수 있었더랍니다.'

이십 년 만에 찾은 광명! 얼마나 감격스러울까요. 그런데 집 하나도 못 찾아가다니. 행운일까요? 어쨌든 도로 눈을 감으라는 것은 광명 이전의 세계로 돌아가라는 것입니다. 처음으로 돌아가라는 것이지요. 우리가 무슨 일을 시작할 때의 결심, 즉 초심(初心)은 대단할 겁니다. 태산도 무너뜨릴 만한 기개지요. 그러나 초심을 잃는 순간 기개도 무너집니다. 그래서 초심이 항심(恒心)으로 자리 잡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연초에 세웠던 계획이 다소 어긋나더라도 실망하지 마세요. 초심이 무너지는 순간까지는 그래도 자기 삶을 열심히 살고자 하는 몸부림이니까요. 그냥 주저앉기보다 초심을 생각하고 다시 시작하면 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 삶은 끊임없는 자기와의 싸움이니까요. 얼마 전 일간지에 소개된 백수(白壽)의 일본인 할머니가 생각납니다. 80세에 수영을 처음 시작해 올해 99세인 이 분은 세계신기록을 11개나 보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몸으로 보여주는 것이지요. 이 분의 새해 목표는 100-105세 연령의 시합에 나가서 세계기록을 세우는 거랍니다. 치열하게 삶을 영위해야 할 동기가 분명하지요. 그렇습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는 결코 늦은 것이 아닙니다. 시도한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연초에 계획했던 일들이 조금 느슨해 질 때입니다. 이럴때마다 우리는 눈을 감고 초심을 다시 한 번 생각해봐요. 그리고 오뚝이처럼 일어나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살아있다는 것은 끝이 아니라 늘 새로운 시작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2014년 갑오년 말의 해. 경주마는 한 번 뛰고 나면 몸무게가 20㎏이 빠지고, 달리는 도중 다리가 부러져도 결승선을 통과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생의 에너지가 충만하다는 것이죠. 우리도 이런 말의 기운을 받아 다시 한 번 계획을 점검하고 마음가짐을 새롭게 해야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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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