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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부터'의 작은 나눔 불지펴야

연말 집중되는 기부문화를 들여다 본다

  • 웹출고시간2007.12.21 00:24:2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편집자 주

연말이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난 한해를 생각하면서 자신이 걸어왔던 길을 되돌아본다. 마음을 가다듬다보면 텔레비전이나 신문에서 봤던 어려운 이웃이 떠오르게 된다. 이렇게 어려운 이웃들을 생각하는 마음은 날씨가 추워질수록 커지면서 어려운 이웃들을 돕기 위한 기부금품은 연말에 집중되고 있다. 이처럼 어려운 이웃을 위한 기부문화는 아직까지는 관이나 기업체에 의존하고 있어 자발적인 기부문화를 일깨워야 한다는 의견이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시민들은 자신들도 어려움 속에 생활하고 있으면서도 자신보다 더 어려운 주민을 생각하는 마음과 정성을 담아 아낌없이 기부하고 있어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고 있음은 물론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도내에서 전개되고 있는 각종 불우이웃돕기 행사를 통해 나타난 어려운 ‘이웃의 이웃돕기’를 소개하고 자발적인 기부의 중요성이 일깨워지기를 소망한다.

괴산군 장애인연합회장 정효선씨가 성금을 기탁하고 있다.

충청북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충북공동모금회)가 지난 5일부터 도내 전 지역을 순회하면서 추운 겨울을 맞이하는 어려운 이웃들을 돕기 위한 ‘희망 2008 나눔 캠페인’을 전개하고 15일부터 내년 1월 14일까지 한 달 동안 경부와 중부 등 도내를 통과하는 고속도로의 12개 톨게이트에서 ‘사랑의 성금 모금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구세군 충북지방 본영도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까지 자선냄비를 운영한다.

한국복지재단 충북지부에도 결연을 맺은 후원자들이 연말을 맞아 아동들에게 전달해 달라며 선물을 보내거나 평소보다 더 많은 후원금을 기부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어 부모없이 자라는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이처럼 많은 사회복지기관·단체가 어려운 이웃들을 돕기 위한 모금행사를 전개하고 있는 가운데 자신도 어려운 입장임에도 자신과 비슷하거나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성금을 기탁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 있는 자들에게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일깨워 주고 있다.

영동군 영동읍 중앙시장 앞에서 국화빵 장사를 하는 이문희(여·46·영동군 양강면 묵정리) 씨는 국화빵을 팔아 번 돈의 일부를 돼지저금통에 모아 매년 연말연시가 되면 쌀이나 라면, 김치 등을 구입해 영동읍사무소에 기탁해오고 있다.

6년째 같은 선행을 반복해오고 있는 이 씨는 올해도 연초에 30만원상당의 쌀 7포대를 내놓은데 이어 지난 6일에 또다시 52만원 상당의 쌀 20kg들이 15포대를 영동읍사무소에 전달해 자신도 어려운 처지에 있으면서도 지속적인 이웃사랑을 베풀어 오는 ‘국화빵 천사’이다.

옥천을 사랑하는 모임이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성품을 전달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보은군출신 시설직 모임인 보사모(회장 이석환) 회원 17명도 연말연시를 맞아 불우한 이웃을 위해 사용해 달라고 18일 보은군에 100만원을 기탁했다.

보사모는 지난해에도 조손가정을 도와달라며 성금을 기탁했으며 올해에도 어려운 이웃들에게 따뜻한 정과 삶의 의욕을 주고자 작은 정성을 모아 성금을 기탁했다. 이들이 기탁한 기부금은 저소득 한부모가정 10명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직장여성과 가정주부들이 모여 결성한 ‘옥천을 사랑하는 모임(회장 최정옥, 이하 옥사모)도 봉사로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2006년 5월 아름다운 마음이 입소문으로 퍼져 모임으로 발전한 옥사모는 이젠 40명의 회원들이 음지에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100% 자비로 봉사재료를 구입해 행사시 일일찻집등도 운영하고 사회복지시설 등을 찾아가 환우들 목욕과 청소, 빨래 등을 해주고 있어 주위에서 칭찬이 이어지고 있다.

‘나눔은 투자입니다. 행복주주가 되어주세요’라는 주제로 내년 1월말까지 ‘희망2008 나눔캠페인’은 도내 전 지자체에서 지속적으로 전개되면서 많은 미담들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 7일 열린 괴산군 순회모금행사에서는 독거노인으로 기초생활수급자인 안인자(여·69) 씨가 정부지원을 받고 있는 실정이면서도 5년 전부터 본인보다 더 어려운 지역주민을 위해 손수 김장을 담가 나누어주는가 하면 모금행사 때 마다 꼭 참여해 감동을 주고 있다.

괴산군 장애인 연합회장인 정효선(여·52) 씨는 매년 장애인 권익신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면서 “조금이나마 장애를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 요긴하게 쓰여졌으면 좋겠다”는 말과 함께 미리 준비한 성금을 성금함에 집어 넣으며 수줍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진천군 순회모금에 어린이들이 대거 참여해 기부문화를 체험하고 있다.

진천군민회관 앞에서 10일에 진행된 진천군행사에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300명의 어린이집 원생들이 자신들이 모은 성금을 모금함에 넣고 사랑의 열매를 옷깃에 달고 좋아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어릴 때부터 기부문화의 중요성을 일깨워줘야 한다는 교훈을 줬다.

11일에 열렸던 보은군행사 때는 밭일을 하다말고 성금을 전달하기 위해 성급히 뛰어오셨다는 어르신이 있었는가 하면 음성읍의 장날이었던 12일에 열린 음성군 모금행사에서는 장을 보고 귀가하려던 노인들이 모금행사를 한다는 말을 듣고 달려와 모금에 동참해 진한 감동을 주기도 했다.

제천시 백운면사무소 직원들은 일년내내 재배한 황기를 수확 판매해 얻은 수익금 100만원과 자신들이 받는 수당의 일부를 매월 적립해 모은 성금 180만원 등을 모두 성금으로 기탁해 성금을 마련하기 위해 1년 내내 노력을 다해왔음을 알게 했다.

이들은 13일 제천에서 열린 모금행사 때 이를 모두 기탁했다.

충청북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 연도별 월별 모금액

이처럼 많은 주민들이 자신들의 쌈짓돈에서부터 어려운 이웃들을 돕기 위한 성금마련을 위해 일년 내내 준비하는 등 갖가지 정성을 쏟고 있지만 아직까지 자발적인, 개인적인 성금모금은 일부에 지나지 않고 있어 우리 모두 생각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충북공동모금회에 접수된 모금액의 기부자 유형 중 개인 및 기타가 차지하는 비율은 19%에 지나지 않아 전체 기부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사회단체나 종교단체 38.9%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가하면 기업체 36.9%의 절반을 약간 넘기는 선에 그치고 있어 시민들의 각성이 필요함을 나타내고 있다.

또 연말분위기와 사회복지단체의 캠페인 등에 의해 기부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연중내내 기부를 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하다는 것이 사회복지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충청북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난 2004년 월별 모금액을 분석해보면 가장 적게 모금된 10월에 1천295만여원이 모금됐으나 2월 10억9천여만원, 11월 19억9천여만원 등이 모금돼 84~153배나 차이를 보였다.

2005년에도 최저모금액인 8월의 1천980여만원보다 최고 모금액인 11월의 23억2천450여만원이 117배나 차이를 보였으며 지난해에도 4월의 1천923만여원에 비해 12월 22억2천440여만원의 성금이 모금됨으로써 115배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지나칠 정도로 많은 성금모금액의 차이는 외부의 권유나 연말분위기에 편승한 순간적인 기부를 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며 어려운 이웃을 돕는 각종 사업을 추진하는데도 불편을 주고 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매월 급여액이나 소득액의 일정부분을 자동납부형태로 기부하는 자발적 기부문화가 정착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어려운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음에도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하는 착한 마음씨를 가진 기부자들을 알려 넉넉한 생활을 하고 있는 주민들도 자연스럽게 동참한다면 더욱 아름다운 사회, 사랑을 나누는 복된 나라가 될 것으로 보인다.


/ 김규철 기자 qc2580@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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