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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샵스타그램 - 청주 서문동 디퓨저·향수 판매점 '홀린(HOLIN)'

#디퓨저 #향수 #향기 #아로마 #발향

  • 웹출고시간2022.11.08 10:10:22
  • 최종수정2022.11.08 15:49:38
[충북일보] 향기로 기억되는 순간이 있다. 코끝을 스치는 향에 따라 어떤 장소나 상황에 대한 추억이 떠오르기도 하고 비슷한 향기를 풍기던 사람을 떠올릴 때도 있다.

후각신경에서 뇌로 정보가 전달되는 방식은 다른 감각과 다르다. 시상이라는 중간과정을 거치지 않고 감정과 기억을 담당하는 뇌에 바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할머니 옷장에서 나던 나프탈렌 냄새라든가 쿰쿰하지만 구수한 청국장 냄새가 코끝에 닿는 순간, 순식간에 과거로 돌아간 느낌을 받는 이유다.

향기의 힘을 아는 이들은 이것을 실생활에 적용한다. 집이나 차, 사무실 등 한정적인 공간을 다르게 쓰고 싶은 이들이 디퓨저를 선택한다. 공간에 향을 입히면 구조나 색을 바꾸는 것보다 간단하게 분위기가 달라진다는 것을 체험한 결과다.
디퓨저는 중세시대 유럽에서부터 쓰이기 시작한 기호품으로 허브나 꽃에서 추출한 아로마오일이 나무 스틱 리드를 타고 발향하는 것이다. 대중적으로 사용되면서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이용하기 좋게 다양한 모양의 스틱과 장식이 추가됐다.

향기를 내뿜으며 보기에도 좋은 이 소품은 집들이나 기념일 등에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선물로도 유용하다. 직접 고르거나 사지 않았어도 디퓨저 하나쯤 선반에 안 올려본 사람은 없을 정도다.

김진영 대표는 5년 전 친구의 권유로 디퓨저와 향수 판매점 '홀린'을 시작했다. 충분히 공부하고 향을 다루기 시작했지만, 매장을 운영하며 접하는 향기는 훨씬 복잡하고 다양한 단계로 나누어졌다. 같은 원재료에서도 농도와 배합에 따라 다른 향이 만들어지고 발향과 잔향의 정도에 따른 취향도 천차만별이었기 때문이다.
향을 대하는 태도도 사람마다 다르다. 계절에 따라 많이 찾는 향이 달라지기도 하지만 줄곧 한 가지 향만 고집하는 이들도 있다. 자신이 자주 머무는 모든 곳에 같은 향을 두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장소마다 다른 향으로 특색을 살리는 경우도 많다.

누군가에게는 향긋하게 느껴지는 향이 다른 사람에게는 거부감이 일기도 한다. 체취로 전해지는 향수의 경우 함께 있는 사람의 취향도 고려할 수밖에 없지만 나만의 공간을 꾸리는 디퓨저는 온전히 본인의 취향을 담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무수에탄올과 아로마오일, 유화제가 섞인 비율에 따라 향의 지속성이 달라진다. 무심코 산 저렴한 제품이 일주일 만에 향을 잃고 역할을 하지 못하는 이유다. 공기 중에 머무는 만큼 안전성 검사를 마친 제품인지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코끝이 예민하거나 아직 원하는 향을 찾지 못한 사람도 홀린에서는 자신이 선호하는 향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이곳에서는 100여 가지로 준비된 다양한 향을 맡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숲속의 향기를 담은 '포레스트'부터 달콤하고 진한 꽃향기가 부담스럽지 않게 표현된 '일랑일랑' 등 선호도 높은 제품 외에도 시트러스 계열의 상큼한 향과 추워진 계절에 어울리는 나무 느낌이 나고 묵직한 향까지 비슷한 계열 속 미묘한 차이가 있는 향을 직접 맡아보고 고를 수 있다.

디퓨저 모양도 자신의 기호대로 꾸밀 수 있다. 액상을 담는 병과 리드 스틱이 정해진 기성품이 아니라 색과 모양을 자신이 선택한 병에 종이꽃이나 섬유 스틱, 갈대 스틱 등 원하는 모양과 발향 정도를 가진 리드 스틱을 선택해 좋아하는 향을 채우면 나만의 디퓨저다.
어버이날이나 스승의 날, 연인이나 친구에게 선물할 때도 카네이션, 장미 등이 들어간 기성품보다는 직접 제품을 구성하고 향을 선택하는 이들이 많다. 형식적인 선물이 아니라 상대를 생각하고 어울릴만한 향기를 고민한 노력의 산물이다.

집 안 곳곳의 선반 위, 혹은 자동차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그윽한 향기가 그 사람의 일부를 표현한다. 언젠가 다른 곳에서 같은 향기를 만나는 순간 지금의 기억이 쏟아져 나올지 모른다.

/김희란 기자 ngel_r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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