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23.07.18 17:48:19
  • 최종수정2023.07.18 17:48:19
[충북일보] 2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청주 오송 지하차도 침수 참사가 재난대응 기관의 부실 대응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며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들 기관의 적절한 대응이 신속하게 이뤄졌으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는 안타까움과 함께 철저한 수사 촉구와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8일 충북도와 경찰 등에 따르면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 지하차도가 침수되기 전인 지난 15일 오전 8시를 전후해 지하차도 통제를 요구하는 112 신고가 여러 건 접수됐다.

신고 내용은 궁평2 지하차도 통제 요청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관계 기관이 공유하는 재난안전 통신망에 "제방이 넘쳐 주민 대피가 필요하다"고 전파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메시지는 지하차도를 관리하는 충북도에는 전달되지 않았다. 경찰의 재난안전 관련 메시지는 청주시와 공유하는 공통통화 그룹에 올라가기 때문이다.

청주시가 도와 공유하는 다른 공통통화 그룹에 이를 재전파할 수 있었으나 하지 않았다. 지하차도 침수 우려와 차량 통제를 요구하는 신고에 경찰이 즉시 대응했거나 시가 신속히 전파했다면 참사를 막을 수도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더욱이 시는 사고 발생 2시간 전 금강홍수통제소로부터 유선 전화로 위험 정보를 받았지만 도와 공유하지 않았다.

당시 통제소는 오전 6시34분 흥덕구청 건설과로 주민 통제와 대피에 나설 것을 경고했다. 하지만 지방도인 오송 지하차도는 충북도 관할이라는 이유로 위험 경고를 알리지 않은 것이다.

시는 사고 발생 20분 뒤인 오전 9시 오송읍으로부터 지하차도가 침수된 사실을 연락 받았고 그때서야 충북도에 이런 사실을 알렸다.

충북도의 적절치 못한 대응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오송 궁평2 지하차도가 포함된 508번 지방도의 관리 주체는 도이다.

재해가 났을 때 교통 통제 등의 결정은 도로법에 따라 관리청이 해야 한다. 그러나 도는 사고 원인으로 지목되는 미호강 제방이 무너지기 전까지 지하차도를 통제하려 하지 않았다.

대응 매뉴얼 상 지하차도 중심 부분이 50㎝ 정도 물에 잠겨야 하는데 둑이 유실되기 전까지 그런 징후가 없었다는 것이다.

사고 당일 오전 4시10분 지하차도 인근에 홍수경보가 내려졌고, 2시간이 지난 뒤 수위가 계획 홍수위(9.2m)까지 올라왔지만 매뉴얼만 따지고 있던 셈이다.

도 관계자는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통제 여부를 결정한다"며 "인근 제방이 무너져 순식간에 물이 차올라 통제할 시간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게다가 도는 3년 전 이 지하차도가 '침수 위험이 크지 않다'는 취지로 정부에 통보했던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도는 행정안전부에 제출한 자료에서 궁평2 지하차도를 '침수 위험 보통'에 해당하는 3등급으로 분류했다.

지난 2019년 신축돼 침수 위험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3등급으로 분류되면 호우 예비특보, 호우주의보가 아닌 호우경보가 발령됐을 때에만 통제된다.

이런 가운데 지하차도 인근의 제방 관리 부실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차도와 400~500m 거리에 있는 무너진 제방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미호천교 확장 공사를 하면서 설치한 임시 제방이다.

지역 주민들은 이 제방이 모래주머니 등으로 쌓은 것이 아니라 하천 주변의 모래를 긁어모아 만들어 사고를 키웠다고 울분을 터뜨리고 있다.

이에 행복청 관계자는 "임시 제방은 집중호우에 대비해 홍수 수위보다 1m 높게 법과 절차에 따라 설치했다"면서 "폭우가 400㎜ 이상 쏟아진데다 흘러내리는 강물과 합쳐서 둑이 무너지는 자연재해가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을 종합해볼 때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는 이들 기관의 총체적 부실이 불러온 인재라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사전 대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지만 책임을 지려는 기관도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충북 지역 시민단체는 잇따라 성명을 내고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와 관련해 책임자에 대한 엄벌과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청주 오송 궁평2 지하차도는 지난 15일 오전 8시45분께 제방이 무너진 미호강의 물이 유입되면서 이곳을 지나던 차량이 침수돼 1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천영준기자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