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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 참사 피해 키운 총체적 부실…유관기관 '네탓' 공방

  • 웹출고시간2023.07.17 19:57:45
  • 최종수정2023.07.17 20:21:57

청주시 오송 궁평2지하차도 침수사고가 발생한 지 사흘째인 17일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이 미호강 제방 유실원인을 알아보기 위해 합동 감식을 실시하고 있다.

ⓒ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청주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가 인재(人災)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가운데 관련 기관들의 책임 공방이 불거지고 있다.

경찰은 전담수사본부를 구성해 전방위 수사에 나서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 지하차도는 지난 15일 오전 8시45분께 폭우로 미호강 제방이 무너지며 물에 잠겨 인명 피해를 냈다.

문제는 사고 발생 2시간 전부터 위험 신호가 감지됐지만 교통 통제 등 안전 조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 김용수기자
앞서 금강홍수통제소는 사고 당일 오전 4시10분 미호강에 홍수 경보를 발령했다. 충북도와 청주시, 흥덕구 등 76개 기관에 통보문을 보냈다.

이후에도 강물이 불어 계획 홍수위(9.2m)에 다다르자 오전 6시34분께 흥덕구 건설과에 전화로 이 사실을 알리고, 주민 통제와 대피 등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금강홍수통제소 측은 매뉴얼에 유선 통보는 없지만 사태가 심각해 지하차도가 있는 지역을 관할하는 흥덕구청에 알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관기관에도 전파가 될 것으로 보았다고 했다.

하지만 흥덕구는 이런 사실을 본청 안전정책과와 하천과에 보고했지만 청주시는 충북도에 이를 전달하지 않았다.

더욱이 주민 신고로 사고 발생 전에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들은 미호강이 범람한 사실을 상황실에 전파했고, 상황실은 청주시 당직실에 전달했다. 그러나 정작 충북도에는 알려지지 않은 것이다.

경찰도 상황실에 오송 지하차도 차량 통행을 막아달라는 신고가 접수돼 충북도와 청주시 등 관계 기관에 전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미호강 제방이 유실돼 오송 지하차도가 침수될 때까지 어떤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

청주시 등 관계 기관의 부실 대응 논란이 나오는 이유다. 시는 금강홍수통제소의 전화는 대국민 안전문자 내용과 같아 본청 부서에만 전달했다는 입장이다. 정확한 상황은 파악 중이라고 했다.

일부에선 시에 도의적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지방도인 지하차도를 관리하는 것은 충북도인 만큼 통제 여부 등을 결정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반면 충북도는 지하차도 중심 부분이 50㎝ 정도 물에 잠겨야 교통 통제를 하는데 제방이 무너지기 전에는 그런 징후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통제 여부를 결정한다"며 "인근 제방이 무너져 순식간에 물이 차올라 통제할 시간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사실상 임시 제방을 사고 원인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지하차도 인근의 제방 관리가 부실한 것이 사고 원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차도와 400~500m 거리에 있는 무너진 제방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미호천교 확장 공사를 하면서 설치한 임시 제방이다.
이 지역 주민들은 이 제방이 모래주머니 등으로 쌓은 것이 아니라 하천 주변의 모래를 긁어모아 만들어 사고를 키웠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행복청 관계자는 "임시 제방은 집중호우에 대비해 홍수 수위보다 1m 높게 법과 절차에 따라 설치했다"면서 "폭우가 400㎜ 이상 쏟아진데다 흘러내리는 강물과 합쳐서 둑이 무너지는 자연재해가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종합해볼 때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는 이들 기관의 총체적 부실이 불러온 인재라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사전 대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책임을 지려는 기관도 없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한편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로 인한 사상자는 이날 오후 8시 현재 사망 14명, 부상 9명이다. /천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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