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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록

한국교통대 중국어전공교수

'공자', '맹자'라고 할 때 '자(子)'는 '선생님'이라는 의미를 갖는 존칭이다. 천하 사람 모두를 사랑하자는 '겸애설'로 유명한 '묵자'는 '자묵자(子墨子)'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묵자선생님은 너무 위대하니 선생님 한 번으로 부족하다 하여 '자'를 두 번 붙인 것이다. 다른 경우와 달리 '한비자'는 '전체 이름+자'인데, 당나라의 한유(韓愈)와 중복을 피하기 위해 당나라 이후에 이렇게 부르게 된 것이어서 한비자로선 좀 섭섭할 수 있을 듯하다. 그런데 노자는 이름이 이이(李耳)인데 왜 늙을 노(老)를 써서 노자일까? 노자의 어머니는 노자를 잉태한지 62년만에 노자를 낳았다고 한다. 그래서 태어나면서부터 이미 늙어 있었는데, 그 대신 태어나자마자 말을 할 수 있었으며 머리 속에 지혜가 가득했다고 한다.

노자는 주나라에서 왕실의 장서고, 요즘 말로 국가도서관의 관리로 있다가 주나라가 쇠망해 가는 것을 보고 주나라를 떠나게 된다. 이때 낙양에서 나와 서쪽으로 가는 길에 함곡관이라는 관문이 있는데, 그곳의 수장이던 윤희는 노자 같은 어르신이 떠나면 안 된다고 만류하였는데, 노자의 뜻을 꺽지 못하자 "정 그러시면 말씀이라도 남겨주고 가십시오"라 하여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이 노자의 ≪도덕경≫이다. 윤희는 그러고도 못내 아쉬워서 결국 관직을 버리고 노자를 따라 갔다고 한다.

노자의 사상을 한 마디로 말하면 '무위자연(無爲自然)'인데, 인위적으로 뭘 하려 하지 말고 저절로 그러하게 되도록 두어라는 뜻이다. 다만 노자가 '무위자연'이라 붙여서 말한 적은 없고, '무위'와 '자연'을 따로 강조하였는데, 후세에 이 둘을 한 구절로 붙인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무위자연을 실천하려면 국가 시스템이 이것을 뒷 받침해야 하는 법이다. 여기에 대해 노자는 소국과민(小國寡民)이라는 국가론을 제시한다. 소국과민이란 "나라는 규모가 작고 백성은 숫자가 적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때 '과'자는 '적다, 부족하다'는 의미인데, 사극을 보면 왕들이 자신을 '과인(寡人)'이라 하는 것은 '덕이 부족한 사람, 많이 모자라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낮추는 말이다. 아무리 무위자연이 좋아도 아예 나라가 없으면 인간이란 자연계에서 아주 약한 동물이어서 생존이 어려울 수도 있으니 나라가 없어서는 안 되겠고, 타협책으로 국가란게 존재는 하되 최소한의 기능만 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노자는 글자도 다 없애버리고 외상값이라거나 이런 것을 위한 최소한의 기억 보조를 위해 새끼줄 끈 매듭 묶는 정도만 기록에 사용하고, 옷이니 음식이니 모두 실제가 어떻든 자기 땅에서 나는 것을 아름답다, 맛있다고 느끼도록 하며, 외국은 물론이고 심지어 이웃 동네라도 어딜 돌아다니거나 이사하지 말라고 한다. 어딜 돌아다니며 남이 사는 모습을 보지 않으면 내가 모르던 새로운 의복이니 음식을 알게 될 리 없고, 그러면 새로운 욕망이 막 생겨나지도 않을 것이며, 따라서 내가 불행한지 행복한지에 대한 생각이 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노자의 국가관이 추구하는 목표 자체가 나라란 발전하지 않을수록 좋다는 것이다. 그러니 현실적으로 볼 때 현대 사회에서 노자의 가르침은 적용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국가가 발전하면서 전반적으로 사람들은 노동에서 해방 되고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지고 있으나 지속가능성이 문제 되고 있다. 영국의 프레데리케라는 기후학자는 지난 7월 3일이 1979년 관측 이래 가장 더웠던 날이라 하면서 "인류와 생태계에 대한 사형선고"라는 경고를 한 바 있는데, 세계의 나라들이 발전하면서 수반 된 환경파괴, 자원고갈, 기후변화 등은 인간이 지금까지 겪어 온 것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를 낳고 있다. 좀 신격화 해서 보면 노자는 세상이 계속 발전 하는 것의 부정적 측면을 2500년 전에 예측했다고 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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