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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2.11.13 16:05:06
  • 최종수정2022.11.13 16:05:06

이태재

은퇴&진로설계연구소 대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노인복지관처럼 노인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서나 들리는 외침이다. '이 나이에 뭘….'하고 포기하지 말고, 젊고 건강하게 열정을 갖고 도전하라는 조언과 스스로에 대한 다짐의 표현이기도 하다. '나이는 숫자, 마음이 진짜'라는 노래 가사도 들려 온다. 나이로 보면 노년이지만 몸과 마음은 아직 청춘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단골 표현이다.

우리나라는 노인복지법상 노인의 기준을 만 65세로 정하고 있다. 그러나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대다수 노인이 70세는 넘어야 노인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한다. 65세가 되어도 여전히 젊고 건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65세부터 받을 수 있는 여러 가지 노인복지혜택을 70세 이후로 미루는 것에 대해서는 슬그머니 약해진다. 노인으로 불리고 싶지는 않지만, 노인으로서 받을 수 있는 혜택은 받고 싶은 거다.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할까? 우리 사회에는 나이 때문에 좌우되는 것들이 참 많다, 나이 들어 맞게 되는 가장 중요한 이벤트 중의 하나인 직장에서의 정년퇴직도 나이를 기준으로 한다. 기초연금뿐만 아니라 지하철을 공짜로 탈 수 있는 지공선사(地空禪師)가 될 수 있는 조건도 나이를 기준으로 한다. 그동안 몇 차례 반복되어온 코로나 백신접종도 나이에 따라 갈랐었고, 독감백신 접종 또한 나이를 기준으로 비용부담과 접종 시기를 달리하고 있다.

늙음을 부정하며 나이는 그저 숫자에 불과한 것이라고 치부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국가정책과 사회제도에 있어서는 나이 그 하나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기초연금을 빨리 받고 싶은 마음에 "아, 저는 빨리 65세가 되고 싶어요"라고 외쳤던 어느 수강생의 한마디가 많은 것을 대변해주고 있다. 젊게 살고 싶지만, 나이는 얼른 65세가 되어 연금을 받고 싶다는 얘기다.

나이에 따라 달라지는 혜택들은 다양하다.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는 시기도 나이에 따라 명확하게 구분된다. 요즘 한창 은퇴하고 있는 1961년생부터 1964년생들은 63세가 되어야 연금을 받을 수 있다. 그들의 동생인 1965년생부터 1968년생들은 64세, 1969년생 이후부터는 65세가 되어야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이런 구분 때문에 억울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나올 수 있다. 1965년생이나 1969년생들은 한 살 차이 때문에 연금을 1년 늦게 받기 때문이다.

그밖에 나이를 기준으로 하는 제도들을 보면 65세부터 받을 수 있는 혜택들로 지하철 무료 이용 외에 기차 요금 30% 할인, 기초연금 수급자의 휴대전화 요금 50% 할인, 은행 ATM기 수수료 면제, 치과 임플란트(2개) 및 틀니 비용 70% 지원 등이 있다. 나이 들어 가장 많이 다니는 동네 의원과 약국에서의 진료비와 약값을 각각 1,500원과 1,000원으로 해결할 수 있는 노인 외래 정액제 수혜 대상도 65세부터다.

독립적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있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노인맞춤돌봄서비스, 보건소에서 맞는 무료 폐렴구균 예방 접종, 노인성 질환 여부와 관계없이 노인장기요양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도 65세부터, 고용보험 중 실업급여 가입연령은 65세 전까지다.

60세 이상이면 치매 선별검사 무료이며, 저소득자의 경우 진단검사와 감별검사 비용지원을 받을 수 있고, 농지연금 가입과 노인일자리 참여는 60세부터도 가능하다.

주택연금 가입, 세액공제 받은 사적연금의 수급 개시는 55세부터 가능하고, 시내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지자체도 있는데 이때도 나이가 절대적인 기준이 되고 있다.

6개월간 매월 50만 원씩의 취업촉진수당을 받을 수 있는 국민취업지원제도 대상은 69세까지, 퇴직 전문인력이 자신의 전문성과 경력을 살려 지역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중년경력형 일자리 사업과 사회공헌활동 지원 사업의 참여 대상은 50세부터 69세까지다,

이렇듯 나이 하나를 기준으로 수혜 대상이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는 게 많은데, 나이를 그저 숫자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을까? 마음으로는 숫자일지 몰라도 사회에서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마음은 숫자, 나이는 진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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