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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재

국민연금공단 대전세종지역본부 노후준비서비스 팀장

"저는 반대예요. 저는 빨리 65세가 되고 싶어요." 중장년 재취업 프로그램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현장에서 나온 어느 여성 수강생의 말이다. 노후준비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지금은 어렵지만 노후엔 이보다 나아질 것이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를 묻고, 당연히 나오는 반응인 '그렇지 않다'라는 대답들이 나오는 상황이었다. 재취업을 하려는 수강생들이 모인 곳이라 재취업의 가장 큰 장애요소인 '나이'를 염두에 두고 하는 질문이었다.

60세 전·후의 중장년 세대는 나이 때문에 재취업이 힘들다. 질문의 의도는 갈수록 상황이 안 좋아지니 지금부터라도 노후준비를 잘해야 한다는 걸 강조하고자 함이었다. 노후준비를 하라고 하면 '지금도 어려운데 노후는 무슨 노후'라며 거부하는 사람들에게 '그렇죠. 노후엔 지금보다 더 어려워지게 되니 그나마 덜 어려운 지금, 노후에 대한 준비를 꼭 해야겠죠.'라며, 스스로 노후준비의 필요성을 깨달을 수 있도록 하는 게 목적이었다.

노후엔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고, 그래서 빨리 65세가 되고 싶다는 의외의 답변이 나오자 주위에 있는 수강생들이 한 마디씩 한다. '지금도 나이 먹은 게 서러운데 왜 빨리 나이를 먹으려고 하느냐', '빨리 늙고 싶어 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는 둥……. 당연히 강사인 나는 그 수강생에게 재질문을 할 수밖에 없었다.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그러자 그 수강생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웃으며 대답했다. "그 때가 되면 연금이라도 나오잖아요." 역시 예상했던 답변이었다.

이쯤 되면 강의는 이 대답을 씨앗으로 키워나갈 수박에 없다. "아, 그래요? 그럼 그게 무슨 연금인가요? 65세가 되면 나오는 연금?" "노령연금요." 이 역시 예상했던 답변이었다. 나는 다시 전체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노령연금이라고요? 노령연금이 맞나요? 혹시 다르게 알고 계신 분들 있나요?" 질문을 하면 국민연금, 기초연금 등 다양한 답변들이 나온다. 연금이 나오긴 나온다는데 그 이름은 확실히 모르는 눈치다. 아니 노령연금이라고 알고 있는데 강사가 다른 이름을 물으니 답답하여 이것저것 대보는 것이다.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이 '노령연금'이라고 알고 있는 그 연금은 노령연금이 아니라 '기초연금'이 맞다. 2008년 처음에 생길 때 '기초노령연금'이라는 이름으로 생겼다가 2014년에 기초연금으로 바뀐 것이다. 기초노령연금이라는 이름이 길다보니 이것을 줄여서 노령연금이라고 불렀었는데 이름이 바뀐 뒤에도 여전히 그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그냥 노령연금이라고 불러도 기초연금으로 알아들으면 됐지 왜 굳이 구분을 해야 할까? 그것은 노령연금이라는 이름을 가진 연금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진짜 노령연금은 국민연금에서 받는 연금이다. 국민연금에 가입해서 10년 이상 연금보험료를 낸 사람이 일정 나이(60세~65세)가 되어서부터 받게 되는 연금의 이름이 바로 노령연금이다. 국민연금을 받는다고 알고 있지만 사실은 국민연금 여러 종류 중의 하나인 노령연금을 받고 있는 것이다. 국민연금에는 노령연금 외에도 장애연금, 유족연금, 분할연금 등이 있다.

현 중장년세대의 대부분이 노후준비가 부족하기 때문에 이를 보충할 수 있는 기초연금에 대한 관심이 많다. 중장년 대상 강의장에 가서 기초연금에 대해 강의해드릴까요? 국민연금에 대해 강의해드릴까요? 라고 물으면 대부분 기초연금을 택한다. 그도 그럴 것이 국민연금에도 관심은 많지만 국민연금을 더 올려 받기 위해서는 돈을 더 내라고 해서 부담스럽지만, 기초연금은 돈을 내지 않고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강의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국민연금을 받아도 기초연금을 또 받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당연히 둘 다 받을 수 있다. 국민연금을 받는다고 해서 기초연금을 받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국민연금 수령액이 소득으로 잡히기 때문에 국민연금 외에 다른 연금이나 재산이 많다면 총소득이 많아져서 기초연금 수급자가 되지 못할 수는 있다. 그리고 국민연금 중 노령연금을 월 45만 원 이상 받는 사람들은 노령연금액이 늘어남에 따라 기초연금이 조금씩 감액된다. 최대 50%까지 감액될 수 있는데 그래도 절반은 받게 되는 것이다.

기초연금을 받고 싶어서 빨리 65세가 되고 싶다는 그 수강생은 사전 진단을 해본 결과 최고액인 30만 원에서 부부 동시 수급 시 감액되어 월 24만 원씩은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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