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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07.05 18:46:2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조선후기 실학자 안정복(安鼎福·1712∼1791)은 우리나라 사서(史書)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 때문에 그는 "찬탈자와 반역자를 엄하게 평해야 하고 또 시비를 바르게 내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배경하에 쓰여진 사서가 동사강목(東史綱目)이다. 안정복이 동사강목에서 정몽주가 살해되는 장면을 유리 안을 들여다 보듯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본문에 등장하는 '동개'는 활과 화살을 넣어 등에 지고 다니는 물건을, '녹사'는 7∼8품의 낮은 벼슬을 의미한다.

'해주목사 조무(趙茂), 중랑장 고여(高呂), 판사 이부(李敷) 등과 길목에 잠복해 있었다. 정몽주가 돌아오는데 동개를 멘 무부(武夫)가 스치며 지나가자 정몽주가 얼굴빛을 변하며 수행하는 녹사(錄事)에게 말하기를, "너는 뒤에 처지는 것이 좋겠다" 하고, 재삼 꾸짖으며 못 따라오게 하였으나 듣지 않고 말하기를, "소인은 대감을 수행하는 몸인데 어찌 돌아가겠습니까" 하였다. 선죽교에 이르자 조영규가 쳤으나 맞지 않았다. 정몽주가 꾸짖으며 말을 채찍질해 달아나자 조영규가 따라와 말머리를 쳐서 말이 꺼꾸러지고 정몽주가 땅에 떨어지니 고여가 쳐서 죽이므로 녹사도 끌어안고 같이 죽었다. 정몽주 나이 56세이었다'.

안정복은 앞서 언급한대로 찬탈자와 반역자를 구별하고, 시비를 바르게 하기위해 정몽주의 살해 장면을 상세하게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내용 중에 '고여'(高呂?~1402 )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그는 정몽주를 격살한 공로로 전의감에 임명된 후 개국공신에 책록됐다. 전의감은 왕실 식구를 진료하고 또 임금이 하사한 약을 관리했던 기구다.

그에 앞서 고여는 1380년 황산대첩 때 삼도도순찰사 이성계의 휘하에서 전공을 세웠고, 1385년 왜적이 함주·북청 등에 침입하자 이성계의 휘하로 참여, 이를 소탕·섬멸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이때부터 고여는 이성계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한다. 사실상 경호실장 역할을 수행한다.

태조가 배다른 동생 방석(芳碩·8남)에게 왕위를 몰려주려 하자 이방원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급기야 그는 이성계가 병석에 누워있는 것을 틈타 정변을 감행, 정도전·남은 일파와 방석·방번 등 배다른 동생을 살해한다. 그러자 이성계는 함경도로 귀향, 역시 극도의 불만을 나타낸다. 이를 '태조의 북순(北巡)'이라고 말한다. 이때 한양에서 북도천리 함경도까지 따라가 이성계를 보필한 인물이 역시 고여다. 실록은 이런 고여를 다음과 같이 인물평하고 있다.

'고성군(高城君) 고여(高呂)가 죽었으므로, 조회를 3일 동안 정지하였다. 여(呂)는 무재(武才)가 있어 태상왕께 지우(知遇)를 받아 인월(引月)의 역사에 공(功)이 있었고, 혁명할 때에 조평(趙評)과 더불어 시중 정몽주를 쳐 죽었다. 그래서 훈맹(勳盟)에 참여하였다'.(태종실록)

본문 중 '지우'는 남이 자신의 재능을 알고 잘 대우하는 것을, '인월의 역사'는 이성계가 왜구와 싸우던 중, 싸움터가 어둡자 달빛을 끌여들여 승리했다는 설화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실록은 그 인월의 역사에 고여의 공도 있다고 쓰고 있다. 고여는 강원도 고성 인물이다. 그러나 사당은 한국전쟁으로 소실되기 전까지 충주시 엄정면 주동마을에 위치했다. 아마도 엄정 인근에 그가 '인월의 공'으로 받은 농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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