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이호철 전 수석이 홀연히 출국했다. "마침내 자유를 얻었다. 권력이나 명예보다 자유롭기를 원해 왔고, 자유를 위해 먼 길을 떠난다" 이 전 수석이 출국하며 남긴 글이 마치 법어처럼 의미심장하다. 그는 촛불대선에 참여하면서부터 떠날 준비를 했다고 했다. "쉽게 떠나는 만큼 머지않아 돌아올 것이고, 문재인 정부에서 깨어있는 시민으로 벗들과 함께 살아갈 것"이란 글의 행간을 읽기 위한 추측이 분분하지만 문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외유를 택했으리란 것이 주위의 생각인 듯하다. 이호철은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문 대통령과 경남고 선후배 관계인 그는 이번 대선 과정에서 부산경남 출신 인재영입을 지원하는 등 누구보다 열심히 문재인 대통령을 도왔다. 그런 그가 주군의 영광을 함께하지 않고 대통령 곁을 떠난 것이다. 쉽지 않은 결단이었으리라.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후보보다 더 애가 달아 동분서주하는 사람들이 선거 캠프의 참모들이다. 그들을 보면 선거판에서 '후보는 반(半)미치광이고 참모는 온 미치광이'라는 말을 실감케 된다.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하는 님'인 참모와 후보는 혈육보다 끈끈한 관
시청률만으로 보자면 성공한 토론이다. 동시간대에 방송된 일일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도 토론 중계에 밀렸다. 그런데 따분함의 상징인 토론방송이 예능방송을 능가한 이유가 국민의 정치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을까. 그보다는 노는 꼴들이 하도 신기해서 채널을 고정했지 않았나 싶다. 작금의 토론행태를 두고 예능보다 재밌고 개그보다 웃긴다는 평을 한다. 이 말을 순화하지 않고 그대로 표현하면 '놀고 있네'가 되겠다. 노는 유형 몇 가지를 추려본다. 상대방에게 질문을 하고는 답변을 하는 중에 말을 끊고 빈정거리며 답변을 타박한다. 받은 질문에 대답이 막히면 역으로 질문을 하거나 동문서답을 한다. 잘못을 집어내면 천진한 얼굴로 내가 한 일이 아니라고 발뺌한다. 코너에 몰리면 얼굴을 붉히며 언성을 높인다. 말이 막히면 고개를 흔들고 한숨을 쉬며 동동거린다. 예능방송이라 해도 삼가야 할 비속어를 거침없이 날린다. 의도치 않게 큰 재미를 준 대선 후보들의 TV토론 장면이 화제가 되면서 이에 대한 패러디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직설적인 지적이나 욕보다 무서운 풍자 열풍이다. 4차 토론을 마친 다음 날, 유승민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응답 패러디가 카톡 메시지로
가수 전인권이 떴다. 급기야는 열린 대선토론장에서 최고 지지율을 다투는 두 후보가 전인권을 두고 논쟁을 벌이는 초유의 사태까지 발생했다. 안철수 후보는 문재인 후보를 향해 "전인권이 안철수를 지지한다고 했다가 적폐가수란 수모를 당했다"며 이게 맞는 일인가를 물었다. 질문이라기보다 격앙된 항의였다. 느닷없는 질문에 허를 찔린 문제인 후보는 "제가 한 건 아니지 않느냐"라며 대답을 흐렸다. 안 후보의 집요한 추궁에 "정치적 입장이 다르다 해서 폭력적이고 모욕적인 문자 폭탄을 보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마무리를 했으나 문후보의 기색은 당황함이 역력했다. 대선후보들이 전 국민이 지켜보는 KBS 토론장에서 자신을 사이에 두고 논쟁을 벌였으니 전인권도 정신이 없을 것이다. 가수 전인권이 적폐가수로 공격을 받았던 애초의 발언은 안철수 후보를 스티브 잡스에 비유하며 긍정적인 평가를 한 정도였다. 그러나 문재인 후보의 지지자들에겐 매우 거슬리는 망언으로 들렸던 것 같다. 마음이 상한 일부 지지자들은 비판적인 댓글로 공격했다. '적폐가수'로 규정하고 전인권 공연의 예매를 취소하는 등 적극적인 행동을 보인 열혈 지지자도 적지 않았다. 재미있는 것은…
디스코 퀸, 도나 섬머(Donna Summer)는 전설의 디바다. 64년 생애를 불꽃처럼 뜨겁게 사르곤 간 그녀는 국내에도 팬층이 두텁다. 1970년대부터 80년대를 휩쓸며 당당히 문화현상으로 이름을 올린 디스코 열풍 덕택이다. 당시 젊은이들은 음악 감상실과 클럽의 현란한 디스코 음악에 젖어 지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 도나 섬머가 있었다. '레이디 오브 더 나이트'로 데뷔한 도나 섬머가 주목을 받았던 곡은 1975년에 발표한 16분 50초 분량의 대곡 '러브 투 러브 유 베이비'다. 몽환적인 사운드와 리듬으로 디스코 음악의 출발을 보여주며 높은 평가를 받았으나 지나치게 선정적인 분위기 탓에 보수적인 몇몇 국가는 금지곡 판정을 내리기도 했다. 도나 섬머는 이듬해인 1976년, 싱글 아이 필 러브(I Feel Love)로 단숨에 빌보드 싱글 차트 6위에 오르며 디스코의 여왕에 등극했다. 최고의 테크노 일렉트로닉 프로듀서 조지오 모로더와 피트 벨로트가 제작한 이 곡은 혁신적인 키보드와 술에 취한 듯 나른한 도나 섬머의 보컬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 걸작이었다. 1979년 '배드 걸즈'를 발표한 도나 섬머는 '배드 걸즈'와 '핫 스터프'로 차트
"포털에 쓰리 디 프린터를 검색하면 제품설명이, 삼디 프린터로 검색하면 문재인이 나온다" 문재인 더불어 민주당 대선후보의 '삼디 프린터 논란에 대한 한 누리꾼의 정리가 촌철살인이다. 대충 웃으며 넘길 가벼운 실수였다. 그러나 편을 갈라 비방과 옹호의 날을 세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문재인 후보는 지난달 말 제 10차 경선 TV토론회에서 4차 산업혁명을 강조하면서 "전기차, 자율 주행차, 신재생에너지, 그리고 삼디(3D) 프린터 등 신성장 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고 했다. 대다수의 국민이 그런가보다 넘어간 삼디 발언을 연세에 비해 귀가 특별히 밝은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놓치지 않았다. 그는 지난 5일 대선 출마 선언에서 "'3D프린터'를 '삼디프린터'라고 읽는 문후보의 심각한 결함을 지적하며 혀를 찼다. 김종인 전대표의 일격이 제일 흐뭇한 사람은 안철수 후보일 게다. 안후보는 생각지도 않게 자신을 도와준 김종인 대표의 지적을 "일반적으로 누구나 보면 스리디 프린터라고 읽는다"며 경상도 발음으로 거들었다. 조명을 받는 정치인의 말과 행동은 당연히 시비가 따른다. 선거를 코앞에 둔 요즘 같은 시기엔 더욱 예민하다. 연설이
어머니대신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수행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올림머리를 시작했다. 육영수 여사의 머리 모양과 흡사한 헤어스타일이다. 그녀가 올림머리만을 고수했던 것은 아니다. 한나라당 의원시절이던 지난 2003년 연말, 박근혜는 올림머리와 치마 정장을 던지고 단발머리에 바지차림으로 회의석상에 나타나 주변을 술렁이게 했다. 달라진 외모에 놀란 당대표 최병렬 의원이 "헤어스타일이 확 바뀌었네요"라며 관심을 보이자 "지금이 헤어스타일 이야기나 할 때입니까"라며 단칼에 최대표의 말을 쳐 머쓱하게 했다는 일화가 있다. 박근혜의 파격적 변신에 대해 '곧 닥칠 총선을 앞두고 박 의원이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겠다는 무언의 메시지가 아닐까'하는 분석이 분분했다. 이와 함께 육영수여사를 연상케 하는 단정한 올림머리 스타일을 발랄한 단발머리로 바꾼 이유가 강금실 법무장관과 추미애 의원을 의식한 이미지 변신일 수 있다는 추측도 있었다. 정치에 입문하기 전인 1987년에도 틀어 올린 머리를 내리고 잠깐 단발머리로 지낸 적이 있다. 30대의 젊은 여성이던 박근혜에겐 당연히 단발머리 스타일이 자연스럽고 편했을 것이다. 그런데 가족처럼 지냈던 옛 새마음 봉사단 간부들
세월호의 인양소식에 침몰 지점 인근의 팽목항이 다시 눈물로 가득하다. 수많은 보도사진들 속, 아직도 아들의 시신을 수습하지 못한 여든 노모의 흐느낌이 가슴을 엔다. 단원고 교사 양승진씨의 여든 네 살 노모는 아들의 사진을 쓰다듬으며 아무리 퍼내도 마르지 않는 눈물을 쏟고 있다. "엄마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 그 전에 아들 한 번 꼭 보고 싶다"는 어머니의 인터뷰를 보며 따라 울지 않을 도리가 없다. 새끼를 둔 세상 어미의 동병상련이다. 노모는 세월호 참사 이후 TV에 비치는 배도 외면했단다. 물에 잠긴 세월호 안에 갇힌 아들을 생각하면 심장이 오그라드는 아픔이 와서일 게다. 아들 양승진 교사는 참 교육자였다. 가정사정이 어려운 제자를 돕기 위해 학교 뒷산에 천년호를 재배해 '천년호 장학금'을 만들었고, 항상 아침 6시 40분에 출근해 제자들을 돌본 열혈 교사다. 양선생님은 마지막까지도 아이들만을 생각했다. 자신이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학생에게 벗어 준 뒤 '갑판으로 나오라'고 외치면서 다시 제자들을 구하러 배안으로 들어갔다. 제자들을 살리기 위해 자신을 버린 거룩한 희생이다. 실종 당시 쉰 후반이던 장년의 아들, 그러나 어머니에겐 늘
영화감독 홍상수가 배우 김민희와의 관계를 공식인정했다. '서로 사랑하는 사이'란다. 법적인 배우자가 시퍼렇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대중의 비난에 대해 "내가 동의할 수 없어도 나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거나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홍상수의 발언이 참으로 홍상수답다. 홍상수의 영화처럼 애매모호한 그의 말을 일반인 식으로 쉽게 풀어 본다. "홍상수와 김민희의 관계가 마땅치 않다고 비난하는 너희에게 피해를 준 게 있느냐· 간통죄도 폐지된 마당에 우리가 법을 어긴 것도 아니다. 우리의 사랑에 대해 이쯤해서 닥치라" 아, 존중이라는 말을 놓칠 뻔했다. 자신들의 사랑을 한껏 높이어 중하게 여기라는 말씀이겠다. 홍상수는 일생을 거침없이 살아온 사람이다. 유복한 지식인 부모를 만나 해외여행도 어려웠던 시기에 10여년을 미국에서 유학했다. 처복도 있어 현숙한 아내와 결혼했다. 아내가 미 영주권자였기에 자유로운 영혼인 그에겐 호환마마보다도 끔찍했을 군복무도 피할 수 있었다. 그의 아내는 툭하면 불거지는 남편의 숱한 스캔들을 참으며 가정을 지켰다. 게다가 치매 걸린 시어머니를 4년이나 모신 효부다. 그런데…
'신라는 여자를 세워 왕위에 있게 했으니, 실로 어지러운 세상에나 있을 일이다. 나라가 망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 하겠다.(新羅扶起女子, 處之王位, 誠亂世之事, 國之不亡幸也)' 김부식이 삼국사기의 신라본기 선덕왕(善德王)조를 통해 피력한 의견이다. 승하 후 신과 같은 존재로 추앙받은 최고의 여제에게 김부식은 왜 이런 악평을 했던 것일까. 우리나라는 3명의 여왕이 있었다. 선덕, 진덕, 진성여왕이다. 정사는 뒷전이고 미소년들과 환락에 빠져 나라를 말아먹은 최악의 진성여왕을 제외한 두 여왕은 훌륭한 지도자로 알려져 있다. 특히 선덕여왕의 총명함을 강조하는 일화들은 전설이 됐다. 첫 번째가 교과서에도 실렸던 모란꽃 일화다. 선덕여왕이 왕위에 오르자 당나라의 태종이 붉은색, 자주색, 흰색 모란꽃 그림과 꽃씨를 선물로 보냈다. 그림을 본 여왕은 "이 꽃은 틀림없이 향기가 없을 것이다."라고 단언한다. 궁전 뜰에 씨앗을 심어 꽃이 활짝 피었는데 여왕의 말대로 향기가 전혀 나지 않았다. 신하들이 궁금해 하자 여왕이 대답했다. "꽃 그림에 나비가 없으니 향기가 없다는 뜻 아니겠는가. 이는 나에게 남편이 없음을 놀리고 있음이다." 두 번째는 두꺼비 일화다.…
평화의 소녀상이라 명명된 위안부소녀상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회복을 위해 만든 조각상이다. 짧은 단발머리에 치마저고리를 입은 앳된 조선소녀가 맨발로 의자에 앉아 일본 대사관을 응시하고 있다. 처음에는 비석을 세우려고 했다. 그러나 선언적 의미의 비석보다 감동을 주는 작품이 낫겠다는 의견이 모아져 평화의 소녀상이 탄생됐다. 작가는 당시 소녀들의 모습을 재현하려고 한복을 입은 14세 정도 소녀들의 사진을 모았다고 한다. 눈 모양을 올리고 내려가며 고치기를 백 여 번 거듭한 끝에 가장 한국적인 얼굴이 만들어졌다. 소녀머리는 뜯겨진 단발머리다. 댕기머리가 아닌 단발머리로 제작한 것은 머리를 자르고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고국을 떠나야 했던 소녀의 결단과 황폐한 상황을 나타내려함이다. 꼭 쥐여 진 소녀의 손은 처음 제작할 땐 다소곳이 포갠 손이었다. 순하게 포개졌던 손은 소녀상 제작을 반대하는 일본 측의 항의가 거세지자 점점 힘이 들어가 야무진 주먹으로 바뀌었다. 제일 애처로운 부분이 맨발이다. 도망치지 못하게 신발을 빼앗긴 소녀의 두 발은 땅을 딛지 못한 채 발꿈치가 들려있다. 고향에 돌아왔지만 마치 죄인처럼 질시를 받았던…
'동상이몽'은 우쭐한 시인에서 파렴치한 성폭행 혐의자로 추락한 배용제 시인의 시 창작교실 이름이다. 배씨는 경기도의 한 예술고등학교 실기교사로 재직하면서 개인 창작실인 '동상이몽'을 열었다. 그리고 대학입시와 등단을 미끼로 하여 교묘히 성추행과 성폭행을 일삼았다. 레슨비를 받아가며 성을 착취한 것이다.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행한 장소가 시를 공부하는 창작실이었기에 아무도 범행을 의심하지 않았다. 하필이면 외부의 눈을 피하여 범죄를 저지른 장소의 이름이 '동상이몽'이었다는 점이 꺼림칙하다. 순수한 열망으로 시를 배우고자 했던 학생들과 성범죄자 배용제가 얽힌 기막힌 상황을 이보다 더 확실히 함축한 단어가 없을 것 같아서다. 동상이몽(同床異夢)은 한 자리에서 같이 누워 자면서도 서로 다른 꿈을 꾼다는 뜻이다. 겉으로 보기엔 같이 행동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각기 딴생각을 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사자성어가 창작교실의 속사정과 기막히게 일치하는 점이 놀랍다. 그렇다면 10대 청소년을 위협해서 평생 지우지 못할 상처를 입힌 늙은 호색한이 처음부터 작정하고 '동상이몽'이란 간판을 걸었던 건 아닌지 의심이 든다. 의혹의 잣대를 들이대다 보니 배씨의 시집
독극물 테러를 당한 북한 김정남의 사진이 공개됐다. 보라색 폴로 반팔 라운드 셔츠와 루이비통 검정 벨트에 청바지 그리고 갈색 가죽스니커즈를 신었다. 의식이 없는 상태로 늘어진 그의 셔츠자락 아래로 살찐 뱃살이 보인다. 평범한 마카오 사람과 흡사하다. 오른쪽 손목에 두른 황토색 구슬팔찌가 시선을 잡는다. 묵주나 염주로 보이는 팔찌가 단순한 악세사리였다 해도 종교에 의지하고 싶은 김정남의 마음이 전해진다. 1971년 5월 10일 생, 우리나이로 마흔 일곱이다. 그의 출생은 웬만한 연극보다 더 드라마틱했다. 김정남을 생산했을 당시 생모 성혜림은 카프(KAPF)문학을 대표했던 월북 작가 이기영의 아들로 더 알려진 김일성종합대 연구사 이평의 부인이었다. 이기영은 며느리가 김정일의 아이를 낳는 기막힌 수모에 분을 참지 못하고 절필했다고 한다. 김정일이 유부녀와 낳은 자식을 김일성에게 알린 시점도 극적이다. 아버지의 담당 간호사가 이복동생인 김현을 출산한 기회를 틈 타 손자의 존재를 김일성에게 알렸으니 말이다. 어쨌든 김정남은 북한 최고 권력자의 장손으로 거칠 것 없이 성장했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프랑스어 특수학교를 시작으로 스위스 제네바의 국제학교와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용감한 사나이다. '집사람이 비리가 있다면 총으로 쏴 죽였을 것'이란 발언을 공개적으로 표명할 강심장을 어디서 찾을 수 있겠는가.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제 집 안에서 부부 싸움 중이었다 해도 차마 뱉지 못할 막돼먹은 망언이었다. 평생을 군에서 보낸 그의 총살 발언은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슬쩍 꼬불쳐 논 살상용 총이라도 지니고 있다는 위협인지, 발언의 진위에 머리칼이 쭈뼛하다. 선전포고하듯 실언을 쏟아낸 이 사람에 대한 문재인 전 대표 측의 반응도 실망스럽다. 전 전 사령관 부인이 교비횡령 혐의로 법정 구속되자 "제가 전 전 사령관의 국방, 안보 능력을 높이 사서 그 분을 국방 안보분야 자문단의 일원으로 모신 거고, 그 부인을 자문역으로 모신 바가 없다"고 한 입장표명은 침묵함만 못했다. "문 전 대표가 전 전 사령관 부인을 영입하지 않은 건 맞다. 부인을 쏴 죽이겠다고 한 전 전 사령관을 영입했을 뿐"이라는 날카로운 지적들을 욕이 아닌 약으로 여겨야 할 것이다. 그의 태도가 부인을 자신의 부속물쯤으로 생각하는 지극히 봉건적인 사고 때문이라는 각계의 비판이 비등하고 있다. 그렇지만 전인범 전 사령관
설이 지나고 입춘을 맞았다. 벌써 2월, 그러나 날씨가 따뜻해지기 시작하는 입춘일을 새해의 첫 날로 생각한 명리의 기준으로 본다면 이제부터 새해라고 위안을 삼아본다. 정유년(丁酉年) 붉은 닭의 해다. 말귀 어두운 사람을 닭대가리라 놀린다. 이처럼 닭은 어리석고 머리가 나쁜 동물로 비하됐다. 그러나 닭은 똑똑한 새다. 놀랍게도 닭이 7세 어린이 수준의 추론과 유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부화한 병아리의 양이 적당한지를 분별할 수 있을 정도의 숫자 인식 능력이 있으며 간단한 연산도 가능하다. 서열을 정하는 등 '자기인지' 능력과 두려움, 기대, 분노 등 복잡한 감정을 느낀다. 의사소통 방식도 다양해서 시각적 변화를 통해 의사표시를 하며 구애부터 위험 신호까지 최소 24가지의 다양한 울음소리를 낸다. 다른 닭의 모습과 인간의 얼굴을 100가지 이상 기억하고 구분할 수 있다. 닭은 능청스럽게도 속이는 능력이 뛰어나다. 수컷 닭은 먹이를 찾았을 때 소리를 내 암컷을 불러들이는데, 이따금은 먹이가 없을 때도 암컷을 유혹하려 비슷한 소리를 낸다. 닭을 해치는 포식자를 발견한 수탉은 경고음을 내는데 주변에 수탉만 있을 경우엔 경고음을…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오르셨나요?" 사석에서 난데없는 질문을 받았다. 해맑게 고개를 흔들었더니 돌아오는 말이 쇠망치 같다. "별 생각 없이 지내셨군요" 이쯤 되면 뇌진탕에 버금가는 손상이지만 짐짓 표정을 관리하며 아무렇지도 않은 척 웃어주고 말았다. 하긴 웃고 말 수밖에 별 대책이 있겠는가. 문화계 블랙리스트에도 못 낀 등신의 수모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을 때 문화계에 다리를 걸치고 있다는 소위 문화계의 인사들은 한 목소리로 놀라움을 표시했다. 그런데 '예술인에 대한 감시와 비인도적 검열행위를 자행한 주범을 밝혀 다시는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자'는 억울한 대상자의 항의보다 리스트에 오르지 않은 자들의 "나도 넣어라"는 요구가 한층 거셌던 점이 의외다. 행여 자신의 이름이 없을까봐 좌불안석이던 인사들 중 몇 명은 9473명의 명단에 오르지 못한 것이 치욕스럽다며 분을 감추지 않았다. 대표적 인물이 '정치에는 다시 관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는 작가 이외수다. 그는 SNS를 통해 '극심한 소외감과 억울함을 금치 못했다'며 명단에 누락된 자의 분노를 거르지 않고 피력했다. 분위기가 이렇게 돌아가자 리
정유라가 덴마크에서 체포될 당시 입고 있던 패딩 야상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지나치게 친절한 언론의 취재 탓이다. 사건의 본질에서 벗어난 가십성 기사 덕에 국민들은 고가 패딩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습득할 수 있었다. 기자는 정유라의 패딩이 캐나다산 고급 브랜드 '노비스' 제품으로 100만원을 호가하는 명품이라 주장했다. 의복에 대한 관심은 패딩에서 그친 것이 아니다. 패딩 안에 입고 있던 티셔츠가 스타워즈 UT모델 한정판으로 스타워즈 팬들 사이에선 부르는 게 값인 명품이라고 덧붙였다. 정씨가 입고 있는 패딩과 티셔츠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강조하면서 성급히 블레임 룩 현상을 점친 기사내용은 식상하기 짝이 없다. 블레임 룩이란 근본 없는 조어가 사회현상처럼 자리 잡은 지 한참이다. 20여 년 전인 1997년, 탈옥수 신창원이 검거 됐을 당시 입었던 몹시 튀던 무지개색 티셔츠가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미소니사의 제품으로 알려지면서 전국의 시장좌판에 미소니 모조품이 깔렸었다. 욕하면서 따라한다는 블레임 룩의 탄생배경이다. 신창원의 티셔츠는 조악한 모조품이었다. 괜히 어깨에 힘을 주고 거리에 침을 뱉으며 다니던 철부지 청소년들이 삼
충주시가 새내기 공무원 합격 수기를 영상으로 제작해 페이스북과 블로그에 올렸다. 공교롭게도 신규 임용 공무원 수 101명이 걸 그룹 멤버 선발 오디션인 '프로듀스 101'의 선발 인원과 일치했기에 홍보영상물의 제목을 '충주 101'로 붙였다고 한다. 걸 그룹 오디션의 핑크색 이미지 사진을 거의 베낀 공무원 홍보 패러디 간판을 보는 순간 손발이 오글거린다. 영상물을 클릭하니 서바이벌 걸그룹 '프로듀스101'의 '픽미(pick me)'가 쏟아진다. "우리는 꿈을 꾸는 소녀들/ 너와 나 꿈을 나눌 이 순간/ 달콤한 너를 향한 샤이닝 라이트" 청소년 취향의 깜찍, 발랄, 요란한 이 노래가 우리 귀에도 제법 익숙한 것은 지난 제 20대 총선의 새누리당 로고송으로 쓰여서다. 새누리당은 당시, 투표를 통해 최종 합격자를 뽑았던 '프로듀스 101'의 아이돌 후보생 이미지를 새누리당 후보와 비유하자는 의도에서 '픽미'를 선택했다고 밝혔었다. 아무튼 날 뽑아달라고 애걸하는 I want you pick me up이란 가삿말이 정당 선거로고송을 넘어 지방공무원 합격 홍보물에까지 먹힌 꼴이다. '충주 101' 영상물은 지금 소개할 세 사람이 2012년엔 맨홀
서아프리카의 종교인 부두교 교도들은 사람을 저주할 때 부두인형을 쓴다. 자투리 천 등으로 적당히 뭉쳐 꿰맨 조악한 부두인형에 상대의 손톱이나 머리카락 등을 넣고 뾰족한 도구로 마구 찌르면 저주 대상을 괴롭힐 수 있다고 믿었다. 지금은 아예 관광상품으로 부두인형을 내다 팔기도 하는데, 저주를 내리고 싶으면 검은 바늘로 찌르고, 좋은 일을 기원할 때는 흰색 바늘을 꽂으라는 설명서가 들어 있다. 복을 빌어준다며 바늘로 찌르다니, 펄쩍뛰며 사양할 기분 나쁜 인형풍습이다. 부두인형과 같은 인형 문화가 우리나라에도 있었다. 아홉 직성의 하나로 9년 만에 한 번씩 돌아오는 제웅직성의 나이에 든 사람은 액땜의 방편으로 짚 인형인 '제웅'을 만들었다. 이렇게 만든 제웅에 액운이 든 사람의 이름과 사주를 적어 옷을 입히고 인형 속을 돈이나 쌀로 채운 후 길가에 버렸다. 제웅 안의 돈과 쌀을 얻기 위해 정월 보름 전날이면 동네는 한바탕 난리가 벌어졌는데 제웅을 발견하면 머리 부분을 파헤쳐 재물만 꺼내고 다시 팽개쳤다. 이것이 제웅치기다. 더위를 팔 듯 한 해 동안의 액운을 파는 일종의 인형놀이로 짐작된다. 제웅은 남을 저주하는 데도 쓰였다. 세종 6
어린이백과사전은 외교관의 역할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1, 파견된 나라와 우리나라가 좋은 관계를 유지하도록 그 나라의 정보를 모으고 교류한다. 2, 파견된 나라에 살거나 여행하는 우리나라 국민들을 보호하고 해당 나라에 우리나라를 알린다. 부연이 필요 없는 명쾌한 정의다. 자신의 보직을 이용해 어린 현지소녀들을 성추행하여 칠레 교민들과 모국을 만신창이로 만든 A 참사관은 초등학생도 알고 있는 두 가지 역할을 모두 뭉개버렸다. 행실을 개에게 비교한다면 개들이 당치않다며 발끈할 인간이다. 개보다 훨씬 격이 밀리는 개만도 못한 인간이란 표현이 합당하겠다. 참사관은 일반 공무원으로 치면 서기관 정도의 고위직이다. 전도가 유망했던 50세의 A씨는 부인과 유학중인 아들 그리고 15살 딸을 둔 가장이라고 한다. 겉으론 흠결이 없는, 멀쩡한 양의 껍데기로 위장한 늑대였던 셈이다. 필터링이 되지 않아 거친 면은 있지만 속 시원한 서술로 유명한 '나무위키'는 A씨를 이렇게 까발렸다. "주 칠레 대사관 3급 참사관. 칠레 한국 대사관 직원 성추행 사건의 주범으로 성추행 현행범이자 미성년자 성폭행 용의자로 대한민국 이미지에 똥칠하고 남미 한류를 얼어붙게 만든 천하
1896년 4월28일, 경기도 수원 '큰대문 참판댁'에서 여자 사람이 태어났다. 아버지인 나기정이 부유한 개명관료였던 덕에 4남매 중 셋째로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딸은 영특한데다 미모까지 빼어났다. 그녀는 진명여학교를 최우등으로 졸업한 후 조선 최초의 일본 도쿄 여자미술학교 유학생이 된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서양화가, 최초의 여성일본유학생, 최초의 서양화전시회를 연 화가, 최초의 유럽 방문 여성, 최초의 이혼녀 등, 최초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니는 개화기의 특별한 신여성 정월 나혜석의 이야기다. 도쿄에서 서구 문물과 사조에 눈을 뜬 그녀는 조선의 가부장 제도가 얼마나 부당한 것인 지를 깨닫고 여성 운동의 선구자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녀가 19살에 발표한 '이상적 부인'이란 글은 좋은 남편 훌륭한 아버지에 대한 교육은 없고 여자에게만 각종 의무를 교육하려는 것은 대단히 재미없는 일이라는 항변이다. 지금은 읽는 내내 미소가 지어지지만 여자의 위치가 집에서 기르는 가축보다 중하지 않았던 1914년 당시로선 경천동지할 도발로 여겨졌을 것이다. 유학중 유부남 최승구를 만나 교제하던 나혜석은 최승구가 폐병으로 사망하자 충격을 받고 잠시 고향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제5차 민중총궐기대회가 열린 지난 26일, 서울 광화문광장 문화제에 예상치 못한 가수가 등장했다. 이제 원로가수라는 이름이 어색치 않은 관록의 스타 양희은이다. 예고 없이 무대에 오른 노가수는 '아침이슬'을 시작으로 '행복의 나라로'와 '상록수'를 열창했다. 특히 엔딩을 애국가로 편곡한 '아침이슬'은 암울한 대한민국을 걱정하며 현장에 모인 시민들의 가슴에 이슬이 아닌 빗발로 젖어 들었다. 이제 불후의 명곡으로 자리 잡은 '아침 이슬'은 46년 전인 1970년, 대한민국 포크계의 전설로 존경받는 김민기가 시를 짓고 곡을 붙인 아름다운 노래다. 작곡을 하고 노래를 부르는 가수로 알려져 있으나 김민기는 서울대 미대를 다닌 화가였다. 현재는 음악 활동보다 주로 뮤지컬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다재다능한 천재 김민기가 만든 아침이슬은 정작 김민기보다 양희은이 불러 크게 히트를 했다. 대한민국의 억압된 정치 상황을 은유하는 듯한 가사로 인해 '아침 이슬'은 시위현장에서 널리 불렸고, 1975년 유신 정부에 의해 금지곡으로 묶였다. 그런데 황당한 일은 1971년 정부가 건전 가요로 아침이슬을 선정했었다는 사실이다
시인이자 가수인 레너드 코헨(Leonard Cohen)이 82세의 일기로 지난 11일 사망했다. 갑작스런 비보에 맑은 가을이 우울하다. 캐나다 몬트리올 출신인 레너드 코헨은 전설적인 시인이자 싱어 송라이터로 세계가 존경한 예술가다. 2000곡 이상을 작곡했을 만큼 왕성한 작품활동을 한 그는 국내광고의 배경음악으로 쓰여 관심을 받은 '아임 유어 맨(I'm your man)'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높았다. 철학적 가사를 흉내 내기 힘든 저음으로 대화하듯 노래한 코헨은 그에게 열광하는 팬층을 두텁게 확보하고 있었으나 빌보드 등 음악차트에 오른 적이 없었다. 음악차트의 인기 순위와는 전혀 관계없이 인기 높은 독특한 가수였던 셈이다. 웅얼웅얼 가라앉은 힘없이 단조로운 음색과 빈약한 멜로디에도 불구하고 그의 노래가 대중의 가슴에 파고든 이유는 은유적이며 사색적인 밀도 높은 가사 때문이었다. 해서 그의 음악을 Poetic Rock(시적인 록음악)이라 분류한다. 그는 상업적 인기에 목을 매는 여느 대중가수들과 비교 불가한 예술인이었다. 캐나다에서는 음유시인이 아닌 노래를 통한 사상가로 코헨을 존경했다. 명문 맥길 대학과 컬럼비아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
최순실을 지칭할 때 '무당'이 이름 앞에 붙는다. 사기 행적을 보다 못한 김재규가 '교통사고라도 나서 죽어 없어져야 할 백해무익한 놈'이라고 미워했던 사이비 교주 최태민의 딸로 아버지의 주술적 능력을 이어받은 후계자라는 것이 알려져서다. 정계와 학계의 구분 없이 말 깨나 한다는 사람들은 지금 한 목소리로 무당의 술수에 놀아난 대한민국을 걱정하고 있다. 해외 언론들이 최순실을 보는 눈 역시 국내 오피니언들과 별반 다름이 없다. 뉴욕 타임스는 최근 최순실 사태와 관련, "무속인이자 점쟁이(Shaman fortuneteller)인 최순실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비아냥거렸다. 최고 권력자를 흔든 '어둠의 충고자'가 있었음을 지적한 외신의 평이 낯부끄럽다. UPI 통신도 최순실을 주술사로 단정했다. 저승에 있는 육영수 여사의 말을 박 대통령에게 전달한 그녀의 아버지에 이어 박 대통령에게 육 여사의 영적 메시지를 전하는 역할을 계속했다는 최순실의 주술적 행태를 흥밋거리로 다루었다. 집에서 발로 차며 구박한 강아지라도 남이 눈을 흘기면 심사가 뒤집히는 것이 인지상정이지만 지적사항이 조목조목 한군데도 반박할 여지가 없는지라 연대 벌을 서는 심정이
밥딜런의 노벨문학상 수상소식은 머리를 세게 맞은 듯한 충격이다. 밥 딜런의 음악에 심취했으나 그를 시인이라 생각해보진 않아서다. 사라 다니우스 한림원 사무총장도 밥딜런의 작품을 '귀를 위한 시'로 표현했다. 상당히 애를 쓴 티가 나는 문학적 표현이긴 하나 왠지 작위적인 변명처럼 여겨진다. 아무튼 유명가수가 그 어렵다는 노벨문학상을 거머쥔 셈이다. 의식 있는 저항가수로 유명한 그는 팝의 레전드가 된 '블로잉 인 더 윈드(Blowing in the wind)'등 반전의 메시지를 담은 노래로 20세기의 우상이 된 사람이다. 블로잉 인 더 윈드는 '바람만이 아는 대답'으로 번안되어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다. 그의 노래가 20세기 대중음악에 끼친 영향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대중가수에게 꼭 노벨문학상을 안겨야 했나 라는 점은 두고두고 논란거리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밥딜런의 문학상 수상은 전력이 있다. 2004년 자서전 '크로니클스(Chronicles)'를 펴냈는데 그해 미국 뉴욕타임스가 뽑은 올해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어 내셔널북어워드를 수상했다. 2008년에는 "특별한 시적 힘을 가진 작사로 팝 음악과 미국 문화에 깊은 영향을 끼
만일 자신이 파마나 염색으로 손상되지 않은 건강한 모발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면 아름다운 기부활동에 동참할 수 있다. 백혈병이나 소아암으로 투병 중인 아이들을 위한 머리카락 기부다. 25㎝이상 길이의 자른 머리카락이 썩 바람직하지만, 빗질 중에 빠진 긴 머리카락이라도 30가닥 이상 모아 한국 백혈병 어린이재단 등에 우편으로 보내면 된다. 재단은 이렇게 모아진 머리카락으로 가발을 제작해 독한 약물치료로 머리카락이 빠진 소아암 환우들에게 선물한다. 누구나 쉽게 실천 가능한 생활 속 기부다. 화학약품에 시달리지 않은 가장 좋은 상태의 머리카락을 재단이 요구하는 까닭은 파마나 염색을 시술한 머리카락이 가발을 만드는 과정에서 녹아버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미성년자에게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아동질병사망 원인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소아암이 매년 1천600여 명에게 발병하고 있다. 가장 흔한 것이 급성백혈병이고, 뇌 및 중추신경계, 비호지킨림프종, 갑상선암, 간암 등이 그 뒤를 잇는다. 안타까운 일은 소아암이 최근 5년간 연평균 3.1%씩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아암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충북일보] 속보=동거녀의 집이라고 생각하고 벽돌로 남의 집 현관 잠금장치를 부순 6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청주지법 형사1-2부는 특수주거침입·재물손괴 등의 혐의를 받는 A(61)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년 10개월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범행 도구인 흉기 2자루 몰수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28일 밤 9시 30분께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의 한 빌라에 들어가 벽돌로 남의 집 현관문 잠금장치를 여러 차례 내려쳐 부수고 집 안에 침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집 안엔 피해자 B(20대)씨가 살고 있었으며, 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체포 과정에서 경찰은 A씨의 몸속에 소지하고 있던 흉기 두 자루를 발견해 압수했다. 그는 현행범으로 체포되기 전에도 B씨의 집 현관문 앞에서 돌을 던지며 "내 동거녀와 같이 있는 것 아니냐", "죽여버리겠다" 등 폭언과 협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A씨와 B씨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고, 동거하던 여성도 살지 않았다. 당시 만취 상태였던 A씨는 과거 자신과 동거하던 여성의 집으로 착각하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도가 청주 오송과 오창, 진천, 음성, 충주를 연결하는 '충북 서부축 고속화도로' 건설에 시동을 걸었다. 바이오와 방사광가속기, 배터리, 수소연료 등 도내 핵심산업이 집중된 이들 지역을 직접 잇는 도로망을 만들어 연계 발전과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다. 도는 최적의 노선을 발굴한 뒤 타당성 분석과 논리 개발로 이 사업을 국가계획에 반영해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25일 도에 따르면 '충북 서부축 고속화도로 타당성 검토 및 논리 개발' 연구용역을 준비 중이다. 현재 용역을 진행할 외부 전문기관 선정 절차에 들어갔다. 다음 달 업체가 최종 확정되면 용역을 의뢰할 예정이다. 기간은 착수일로부터 1년이다. 도가 서부축 고속화도로 건설에 나선 것은 충북 서북부 지역을 연결하는 도로가 없어 물적·인적 교류와 산업 연계 육성 등에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규모 개발에 따른 교통 수요와 광역 이동 통행량 증가 등으로 교통 정체 해소와 간선 기능 확보도 필요하다. 실제 도내 서북부 지역은 오송생명과학단지, 오창일반산업단지, 충북혁신도시, 충주기업도시 등이 들어섰고 K-바이오 스퀘어와 방사광가속기 클러스터 조성이 추진 중이다.
[충북일보] ◇올해 충북청주FC의 목표는. "지난해 리그는 목표였던 9위보다 한 단계 높은 8위로 마감했고 14경기 무패 기록도 세웠다. 그 배경에는 최윤겸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의 훌륭한 전략과 빈틈 없는 선수 관리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스포츠 경영 리더십을 바탕으로 올해는 조금 더 높은 목표인 플레이오프를 향해 달려보려 한다. 13개 팀 중 5위 이상의 성적은 욕심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달성을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매주 목요일 감독·코칭 스태프를 중심으로 선수 강화팀, 대외협력팀, 마케팅 홍보팀 등 사무국의 모든 팀이 모여 PPT 발표를 한다. 이 발표를 통해 지난 경기를 분석함과 동시에 다가오는 경기에 대한 전략을 구체적으로 수립·이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나아가야할 구단 운영 방향은. "단순하게 축구 경기 한 경기, 한 경기로만 끝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스포츠는 막강한 힘을 품고 있다. 스포츠 경기 활성화로 작게는 건전한 가족문화 형성부터 크게는 지역 소통, 나아가 지역 경제 성장까지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홈경기 날이 되면 가족 단위의 관중들이 경기장을 많이 찾는다. 경기 관람을 통해서 여가 시간에 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