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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호

조계종포교사

삼복더위라도 아침 저녁 공기가 제법 선선하게 느껴지는 것은 가을이 곧 오고 있다는 증거다. 가을이 다가오면 한여름 땀 흘리며 농사일에 몰두한 농부들은 수확의 기쁨을 머릿속에 그리며 희망의 꿈을 키운다. 농부들은 대박을 꿈꾸지 않는다. 땅은 거짓을 하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누구보다도 몸소 체득하였기에 자기가 노력한 만큼 그리고 땀 흘린 대가만큼만 기대한다. 허황된 일확천금을 바라지는 않는다.

최근에 정부의 고위요직에 내정된 사람이 평소에 욕심을 지나치게 부린 것이 화근이 되어서 중도 탈락하는 것을 보면서 참으로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불가에서는 공부하는데 방해되는 것이 탐욕심과 성냄, 그리고 어리석음이라 하여 그것을 삼독심이라고 일컫는다.

그중에서도 욕심은 삼독심의 근본이 되어서 욕심 때문에 성냄도 생기고 어리석음도 생기게 되는 것이다. 고위요직에 내정되었던 사람도 욕심에 눈이 어두워서 어리석은 처신을 하게 된 것이고 그것이 빌미가 되어 불명예스러운 퇴진과 함께 자기가 몸담고 있었던 조직에도 큰 타격을 주게 된 것이다.

절에서 자주 독송되는 법성게에는'우보익생만허공 중생수기득이익'이라는 경구가 있는데 이는 중생을 이익 되게 하는 보배의 비 허공 가득 내려오면 중생들은 자기그릇 크기 따라 제 이익을 얻어간다는 뜻이다. 아무리 보배가 많이 내린다 하여도 자기 그릇이 작으면 넘치는 것이니 자기의 그릇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그릇은 작은데 많은 것을 넣으려 한다면 차고 넘쳐서 흘러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넘치는 만큼 어리석은 행동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릇을 키우는 일이 중요한데 그릇을 키운다는 것은 적은 이익에 얽매이지 말고 마음을 편안히 가지면서 남을 위해 베풀고 봉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라는 뜻이다.

"욕심이 적은 사람은 남의 비위를 맞추고자 아첨할 일도 없고, 갖가지 욕망에 끌려 다닐 일도 없다. 욕심이 적은 사람은 언제나 마음이 평탄하여 근심과 걱정과 두려움이 없다. 욕심이 적은 사람은 어떤 일을 당해도 항상 마음이 너그럽고 여유가 있다."유교경에 나오는 말씀이다. 탐욕스러운 사람은 많은 재물을 쌓아놓고도 만족할 줄 모르고, 어리석고 잘못된 생각으로 늘 남의 것을 빼앗으려고 한다. 씨앗을 뿌리지도 않고 수확을 기대하고, 땀 흘리지 않고 남이 힘들여서 가꾼 열매를 통째로 훔치려고 한다. 어떤 이는 스스로의 노력으로 얻고자 하기 보다는 허황된 대박을 꿈꾸고, 남이 이루어 놓은 것을 중간에 가로채서 자기의 욕심을 채우려고 한다. 그러다보니 당당하지 못하고 비굴해지기도 한다.

자기 분수를 아는 사람은 지나친 욕심도 부리지 않고 만족할 줄 알기에 여론에 밀리지도 않으며 타인 앞에 나서도 두려움이 없고 의연할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복 많이 받기를 소원한다. 그러나 누구도 만족하게 모든 복을 누릴 수는 없다. 오복이 좋다고는 하나 한사람이 오복을 다 받을 수는 없다. 넘치면 부족함만 못하다는 속담처럼 적당하게 부족한 것이 삶을 생동감 있게 만드는 것이다. 자기 복그릇 크기를 알고 자기의 분수를 지키면서 사는 것이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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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원호 충북지방변호사회 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충북지방변호사회는 청주가정법원 유치 추진 활동에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양원호(60) 충북지방변호사회 신임 회장이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양 신임 회장은 '청주가정법원 유치 추진 활동'을 올해 주요 역점 사업으로 꼽았다. 그는 "이전 집행부부터 청주가정법원 유치 활동을 시행해 왔는데 잘 안됐었다"며 "가정법원이 설치가 되지 않은 곳이 전북과 충북, 강원 그리고 제주 등이 있는데 특히 전북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공동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가정법원 유치추진위원회가 구성돼 가정법원 유치를 위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며 충북도와 지방의회, 시민단체, 학계 등 각계각층이 힘을 합해 총력전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매년 충북지방변호사회에서 실시하는 '법관 평가 하위법관 공개' 질문에 대해선 양 신임 회장은 "법관 평가의 목적은 재판이 더욱 공정하게 진행돼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것이지 어느 법관을 모욕하거나 비판하기 위해 법관 평가를 만든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또 "법관에 대한 평가 자료는 대법원과 각 지방법원 법원장에게 전달하고 있다"며 "당분간 하위법관을 평가받은 법관들을 공개하진 않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