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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9.03 14:44:18
  • 최종수정2023.09.03 14:44:18

윤준호

충주시청 자원순환과

지난 7월, 푹푹 찌는 무더위 속에서도 각자만의 휴가 계획으로 웃음꽃이 피어야 할 시기였다.

안타깝게도 웃음꽃이 피는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고, 웃음꽃은커녕 7월 13일부터 약 10일간 400㎜에 달하는 집중호우에 삶의 터전을 잃은 시민도 발생했고 농작물 피해는 입에 담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심각했다.

마치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양 연일 쏟아 붓는 집중호우와 더불어 달천강 상류에 위치한 괴산댐의 월류는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피해를 발생시켰고, 당연한 얘기지만 더 크고 많은 수해 폐기물을 발생시켰다.

상황이 어찌됐든 간에 발생한 수해를 하루라도 빨리 복구해 수해로 고통받는 시민들을 일상으로 되돌려 보내야 했다.

유형을 불문하고 모든 복구작업은 쓸려 내려왔든 떠내려 왔던 원래의 자리에 있으면 안 될 물건을 눈앞에서 치우는 것에서 시작된다.

눈앞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왜 이 자리에 있을까 의문이 드는 물건을 치우지 않으면 복구작업은 앞으로 나갈 수 없다.

사자성어로 작시성반(作始成半), 우리가 흔히 쓰는 말로 '시작이 반이다'라고 했던가.

침수로 인해 이제는 사용이 불가한 가전과 가구, 어디에서부터 떠내려 왔을지 감도 잡히지 않는 정체불명의 물건들을 바라보며 나오는 한숨을 뒤로하고 마음을 다잡아본다.

우리 자원순환과에서는 복구의 시작을 알리는 수해 폐기물 처리를 신속하게 해야 했다.

상황이 여의치는 않았다. 불어난 물을 타고 쓸려내려 온 부유물이나 침수로 인해 발생한 다량의 대형 폐기물은 사람의 손으로 들어 나르기에는 사실상 어려움이 많았고, 켜켜이 쌓인 부유물과 대형 폐기물 수거에 동원 가능한 장비는 집게차 1대가 전부였다.

시민들을 위해 복구작업에 열을 올리겠다는 마음가짐과 달리 집게차 1대로 충주시 전역을 수거해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해 작업은 더디게 진행됐다.

골머리를 앓던 찰나, 충주시 재활용협회에서 시민들의 어려움과 슬픔을 지나치지 않고 도움의 손길을 내 줬다.

40여 회에 가까운 집게차 지원으로 수해지역의 폐기물 수거에 속도를 낼 수 있었다.

충주시 재활용협회는 지난 2020년 충북 북부권을 강타한 집중호우로 충주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을 당시에도, 30여 회에 달하는 집게차 지원으로 복구에 힘을 보태며 폐기물 수거에 도움을 줬다.

협회 회원들의 집게차는 본래 생계를 꾸려나가기 위한 용도로 사용된다.

그럼에도 회원들은 수해를 입은 시민들의 슬픔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저마다의 무게감을 뒤로하고 망설임 없이 달려와 줬다.

솔선수범 아픔을 나누는 재활용협회 회원들의 모습을 보며 공직자로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되돌아본다.

수해 복구작업도 막바지에 이른 듯하다.

삶의 터전을 잃은 시민도, 평생 일궈온 논과 밭을 잃은 시민도, 또는 누군가에게 건네받았을 소중한 마음이 담긴 의미있는 물건을 잃어 슬퍼하는 시민도 있을 것이다.

수재민의 마음을 감히 완벽히 헤아렸다 말할 수는 없지만, 충주시 재활용협회를 비롯해 도움의 손길을 보내준 이들의 마음이 시민들에게 전달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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