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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호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사

얼마 전 매스컴을 장식한 뉴스 중에 골프 황제 타이거우즈의 이혼과 피겨여왕 김연아와 오서코치의 결별이 있었다. 어찌 보면 둘 다 안타까운 소식이기도 하고, 굳이 적당한 변명을 한다면 인연이 다 되었나 보다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하였다.

인연이라는 말은 원래 불교에서 유래된 말로서 본뜻은 어떤 사물들 사이에 맺어지는 관계, 내력. 연분을 말한다. 인(因)은 결과를 산출하는 내적·직접적 원인이며, 연(緣)은 결과의 산출을 도와주는 외적·간접적 원인이다. 일체중생은 인과 연에 의하여 생멸한다고 하였으며 석가모니부처님이 깨달으신 연기법의 핵심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우리들은 사람들과의 맺어지는 관계를 인연이라고 통상 사용한다.

흔히 "지나가다 옷깃만 스쳐도 오백생의 인연이다"라고 하는데 이는 법망경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불가에서는 그 인연의 소중함을 일천생의 인연으로 같은 나라에 태어나며, 이천생의 인연으로 하루 낮에 한번 만나는 인연이며, 삼천생의 인연으로 하룻밤을 같이 지새우는 인연이 되며, 사천생의 인연으로 한마을에 태어나는 인연이 되고, 오천생의 인연으로 친족으로 인연 맺게 된다. 또한 육천생의 인연으로 한방에서 잠자는 인연이 되고, 칠천생의 인연으로 친구로 태어나며, 팔천생의 인연으로 부부의 인연이 되며, 구천생의 인연은 형제간으로 태어나는 인연이며, 일 만생의 인연으로 부모 자식 간으로 만나기도 하고 스승과 제자의 인연을 맺게 된다고 하는 것에서 유래한다. 참으로 누구 하나 스치고 지나가는 것도 그냥 우연히 만들어지거나 아무 이유 없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인연의 연결 속에서 나온 결과적 산물이라는 것이다. 불교에서는 모든 것은 그 원인이 있기에 결과가 나오는 것이라고 가르친다.

사람들은 누구나 좋은 인연 만나기를 소망한다. 좋은 인연이란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름답게 가꾸어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좋은 씨앗을 뿌려서 정성스럽게 가꾸고 돌봐야지만 탐스러운 열매를 얻을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좋은 씨앗을 뿌려놓고도 돌보지 않고 방치하거나 알맞은 시기에 거름도 주지 않고 그냥 잘 자랄 것이라고 무관심하고 소홀히 한다면 좋은 열매가 어찌 열리겠는가? 흉작이 되는 것이 당연한 결과이다. 사람과의 관계도 이와 같아서 잘 가꾸지 않으면 좋은 인연이 악연으로 느껴지고 그 결과로 결별을 하든지 서로를 원망하면서 헤어지게 되며, 언젠가는 좋지않은 인연이 되어 만나게 되는 것이다.

인연을 가꾸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상대를 소중히 하고 진실된 마음으로 서로를 대하며, 어려울 때는 서로를 위로하고 보듬어주며, 아픔과 슬픔을 같이 나눌 수 있어야 하며, 서운한 것이 있어도 상대방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상처 주는 말과 행동을 서로 자제하면서 기다려줄 수 있는 인내심도 필요하다. 불교의 계율서중의 하나인 사분율에 따르면 "고난을 만나더라도 버리지 않고, 가난하다고 하더라도 버리지 않고, 자신의 어려운 일을 상의하고, 서로 도와주고, 하기 어려운 일을 해주고, 주기 어려운 것을 주고, 참기 어려운 일을 참아주어야 한다고 한다."라고 일러준다.

우리가 평생을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인연들을 만난다. 부모 자식 간으로, 형제지간으로, 스승과 제자로, 친구와 동료로서, 상사와 부하로, 또 부부간으로 만나는 모든 것들이 인연의 연속이다. 인연을 잘 가꾸는 것이 행복의 지름길이기도 하다. 이왕 맺어진 인연이라면 좀 힘들고 어렵더라도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야 한다. 소중하고 위한 인연은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가꾸어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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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