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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06.02 19:08:1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계유정난을 논할 때 한 가운데는 수양대군, 그 우측에는 한명회, 좌측에는 권람(權擥·1416~1465)이 위치한다. 그만큼 세 사람의 의기투합 정도는 강했고, 이는 망설임없는 행동으로 이어졌다. 특히 한명회와 권람은 깊은 우정으로도 유명하다. 실록에는 다음과 같은 표현이 나온다.

'일찍이 한명회와 망형교(忘形交)를 하여, 소하(蕭何)와 조참(曹參), 관중과 포숙이라 자처하고, 가인의 산업을 일삼지 아니하며 서로 더불어 말하기를, "남아는 창(矛)을 드날리고 말을 달려서 변경 사이에서 공을 세우고 마땅히 만 권(卷)의 서적을 읽어서 불후의 이름을 세워야 한다" 하였다'.(세조실록)

이때의 '망형교'는 자기 자신을 잊어버릴 정도로 친밀한 사이, 소하와 조참은 유방의 일급 참모, 관중과 포속은 관포지교라(管鮑之交)는 말을 만들어낼 정도의 깊은 우정을 일컫고 있다. 그러나 두 사람에 대한 당시 사관(史官)의 평가는 상당히 엇갈리는 편이다. 먼저 한명회다.

'성격이 번잡(煩雜)한 것을 좋아하고 과대하기를 기뻐하며, 재물을 탐하고 색(色)을 즐겨서, 전민(田民)과 보화 등의 뇌물이 잇달았고, 집을 널리 점유하고 희첩(姬妾)을 많이 두어, 그 호부(豪富)함이 일시에 떨쳤다. 여러 번 사신으로 명나라의 서울에 갔었는데, 늙은 환자 정동(鄭同)에게 아부하여, 많이 가지고 간 뇌물로써 사사로이 황제에게 바쳤으나, 부사(副使)가 감히 말리지 못하였다.(성종실록)

굉장히 부정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전민은 토지와 노비를, 희첩은 정식 아내 외에 데리고 사는 여자, 환자는 내시를 일컫고 있다. 반면 권람에 대해서는 호의적인 표현이 많이 등장한다.

'도량이 너그럽고 크며 뇌락(磊落)하여 무리에서 뛰어났으며, 침정(沈靜)하여 말이 적었다. (…) 스스로 고세(高世)한 선비로 여겨, 나이 30세가 넘도록 일명(一命)도 입지 못하니, 혹은 굽힐 것이라고 하였으나, 거들떠보지도 아니하니 세상의 의논이 더욱 자자하였다'.

이때의 뇌락은 마음 씀씀이가 커서 작은 일에 구애받지 않는 것을, 일명은 낮은 관직을 의미한다. 그러나 권람은 축재의 유혹를 뿌리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세조실록 졸기에는 '일찍이 남산 아래에 집을 지었는데 제도(制度)가 지나치게 사치하고, 또 호사스러운 종(豪奴)이 방종하여 사족(士族)의 신분을 능가하니'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권람의 어머니가 회갑을 맞자 수양대군이 손수 그의 집을 방문한다. 연려실기술은 이 부분을 '당시의 영의정인 세조가 잔치에 참가하여 친히 그의 어머니에게 헌수하였다'라고 적고 있다. 권람은 50살에 졸했다. 그러자 세조는 "소선(素膳)을 올리고 3일 동안 조회(朝會)를 정지하라"는 명령으로 애도를 표한다. 소선은 육류를 쓰지 않은 간소한 반찬을 의미한다.

권람의 외손녀가 남이(南怡·1441~1468) 장군의 딸이 된다. 즉 권람이 북정가(北征歌)로 유명한 남이의 장인이 되는 셈이다. 권람의 묘는 얼마전 언급한 바와 같이 그의 조부, 부친과 함께 음성군 생극면 방축리에 위치하고 있다. 남이 장군은 생극서 가까운 음성군 감곡면 영산2리에서 태어났다. 음성에서의 이런 인연이 두 사람을 사위-장인 사이로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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