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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04.06 17:40:1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누각과 정자는 혼동되는 면이 있다. 한자가 둘의 차이점을 어느 정도 설명해 주고 있다. 누각 할 때의 '다락 루'(樓) 자는 마치 이층집 모습을 하고 있다. 바로 누각은 1층은 기둥만 세워둔 채 비우고 2층에 마루를 깐 고건축물을 말한다. 관아 부속건물로 많이 지어졌다.

이에 비해 정자는 규모가 누각보다 작으면서 1층으로만 지어졌다. 과거 선비 개인의 피서나 음풍농월 장소로 주로 이용됐다.

그러나 누각과 정자는 공통점도 있다. 벽과 문이 없다는 점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누허즉 능납만경'(樓虛則能納萬景)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의역하면 '누각이 비어 있어야 주변의 많은 경치를 불러들일 수 있다'는 뜻이다. 이처럼 우리 선조들은 취경 즉, 경치를 불러들이기 위해 누정에 벽과 문을 설치하지 않았다. 이는 '마음을 비워야 선행을 쌓을 수 있다'는 생각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우리고장 제천에 한벽루( 寒碧樓)라는 멋진 누각이 존재하고 있다. 보통의 누각은 조망성이 좋은 곳에 독립적으로 세워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비해 한벽루는 누각 본채 외에 작은 누각을 함께 거느리고 있다. 전문용어로 '날개 익'(翼) 자를 써서 '익랑'이라고 한다. 남원 광한루, 밀양 영남루 등도 이런 모습을 하고 있다. 따라서 청풍 한벽루를 포함한 이 3개 누각은 '3대 익랑누각'이라고 불리운다.

한벽루는 고려시대 때 처음 건축됐다. 여기에는 나름의 사연이 있다. 고려시대 때 청풍은 '군'이 아닌 '현'이었다. 이는 행정지위는 군과 같으나 군수가 중앙에서 직접 파견되는 것이 아닌, 이웃군의 군수가 함께 다스리는 지역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에서 충숙왕 때 당시 청풍현 출신인 '청공'이라는 스님이 왕의 스승 즉 왕사가 됐다. 바로 한벽루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당시에 세워진 건물로, 이때 청풍의 행정 지위도 '현'에서 '군'으로 승격됐다.

한벽루는 경관이 빼어난 곳에 위치하다 보니 시인 묵객들이 많이 찾았다. 고문헌을 보면 하륜, 정인지, 이황, 우암 송시열, 추사 김정희 등 말 그대로 유명 문인들이 망라적으로 한벽루를 찾았다. 이중 하륜은 한벽루 중수기를 남겼고, 추사 김정희 현판 글씨를 썼다. 정인지는 "복사꽃 시골길은 신선의 지경이요, 단풍잎 시내와 산은 금수(錦繡)의 병풍이다"라고 한벽루 경치를 읊기도 했다.

그림을 남긴 문인화가도 적지 않았다. 조선시대 후기에는 실제로 본 경치를 화폭에 옮기는 '진경산수화'가 유행했다. 한벽루를 진경산수식으로 그린 문인화가로는 겸재 정선, 윤제홍, 이방운 등이 있다. 이중 청풍부사를 지내기도 했던 윤제홍은 다음과 같은 시문을 그림 속에 남기고 있다.

"내가 이 사계절을 한벽루에서 보냈지만, 그 경치의 만분의 일도 그려내지 못했다. 진경을 그린다는 것이 이다지도 어렵단 말인가"

고려 충숙왕 4년(1317)에 처음 건축된 한벽루는 조선시대 들어 태종, 고종 등 두 차례 중수됐다. 1972년 대홍수로 쓰러진 바 있고, 1983년 충주댐이 완공되면서는 본래 있던 청풍면 읍내리에서 지금의 청풍문화재단지내로 이전됐다. 보물 제 528호로, 신증동국여지승람은 '객관(客館) 동쪽에 있어 큰 강을 굽어 임하였다'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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