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들깨와 겨자로 만든 비법소스인데 거기에는 들깨가 이~만큼이나 들어가요." 누군가 한방오리찜 앞에 놓인 특별한 색깔의 소스에 대해 묻자 예성희 대표가 눈을 반짝이며 설명했다. 무침으로 나온 세발나물의 효능과 붉은 빛을 띠는 동치미에 대한 이야기도 덧붙인다. 눈으로 대충 봐도 건강한 한 상을 가리키며 '많이 먹어도 결코 힘들지 않은 밥상'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청주 우암동에 위치한 한방오리찜 전문점 '천하대장군'을 운영 중인 예 대표는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자연산 버섯찌개 가게를 운영했었다. 괴산에 있던 남편이 자연산 버섯을 조달했다. 사시사철 손님들이 가득했지만 사람을 두고 하는 일은 지출이 많았다. 일이 힘에 부칠 때쯤 몸도 말썽이었다. 멀쩡하던 다리에 골절이 생겨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일을 쉬게 됐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전 주인이 그에게 이 가게를 권했다. 몇 번이고 와서 본 이 곳의 한방오리찜은 맛도 맛이지만 찜기 위에 오른 모습이 마음에 쏙 들었다.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이 생겼다. 다리가 다 나았을 때는 이 곳이 그녀의 가게가 됐다.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은 점심과 저녁 사이다. 늦둥이 아들이 초등학생이 되면서
[충북일보] 청주 강서지구가 달라졌다. 이전에 '강서동'이 가지고 있던 청주 외곽의 이미지는 벗은지 오래다. 터미널과 가까운 입지조건을 활용해 카페, 음식점 등 핫플레이스들이 연이어 들어서면서 언제나 차와 사람이 북적이는 상권이 됐다. 그 가운데 위치한 레스토랑 '어반테이블' 김윤희 대표는 청주 토박이다. 그녀는 "이 동네가 이렇게 변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어반테이블'은 몇 년 전부터 유행처럼 번진 2인 1메뉴 레스토랑을 표방한 패밀리 레스토랑이다. 대다수의 식당처럼 인원에 맞춰 음식을 시킬 필요 없이 기호에 따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는 게 이곳의 장점이다. 평일 낮에도 가족단위 손님들로 가게 안이 북적였다. 요리를 좋아했던 김 대표는 어려서부터 다양한 음식점 아르바이트를 경험했다. 일식집 주방에서 보조업무를 하는가 하면 예식장에서 4천 인분의 설거지를 도맡아 하기도 했단다. 음식점과 관련된 일은 안 해본 일이 없었다. 직접 요리를 하지 않아도 음식 곁에서 하는 일이 즐거웠다. 맛있게 먹는 이들을 보는 게 좋았다. 그러면서도 진로 결정에는 소극적이었다. 남들 하는 것처럼 성적에 맞는 대학을 나와 적당한 곳에 취업했다. 별다른 굴곡 없이 평범한
[충북일보]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의 인기코너 '오마이갓걸' 출연진들이 걸그룹 도전장을 냈다. 오마이갓걸에 출연 중인 개그맨 김원구, 김선정, 박지현, 오민우는 27일 발매된 디지털 싱글 '너모야'에서 가수 못지 않은 노래실력을 뽐냈다. '너모야'는 김원구, 김선정의 보컬과 박지현(MC뽀삐)의 랩으로 이뤄진 곡으로 고백하지 못해 수줍어하는 남자에게 상큼발랄한 가사로 용기를 주는 내용이다. 제작에는 작곡가 방유현, 박세준, 303ent 래퍼 부기독이 힘을 보탰다.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바넷사' 김원구의 가성을 활용한 재미있는 구성 속에 오마이갓걸 코너로 다져진 멤버간 호흡이 눈에 띈다. 코너에서 노래를 하지않는 '기획사 사장' 역할의 오민우도 나레이션으로 참여했다. SBS 웃찾사의 오마이갓걸은 세 명의 걸그룹 멤버가 두 개의 마이크를 가지고 고음과 랩 등의 파트를 '알아서' 나눠 부르는 형식의 코너다. 지난해 10월부터 방송을 시작해 SNS 등에서 영상이 공유되며 인기를 끌었다. /김희란기자
[충북일보] 지난 2015년 청주 오송읍의 한 골목에 '인천어시장'이 들어섰다. 인천서 나고 자란 주인장 박중완씨는 어려서부터 자연스레 수산물을 접했다. 20여 년간 수산물 유통업을 하다 보니 조금만 부지런해지면 직접 고객들을 상대하며 유통 마진을 줄일 수 있을 것 같았다. 인천과 당진 등에서 활동하던 그가 오송에 정착하게 된 건 가능성 때문이었다. 횟집을 열기로 결정한 뒤 우연히 들른 오송은 발전 가능성이 다분해 보였다. 이미 횟집 포화상태인 바닷가 인접 도시들과 차별화를 꾀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가게를 준비하면서 확신은 현실이 됐다. 수족관을 들이고 페인트칠을 해가며 개업을 준비하던 그에게 주민들이 다가와 "뭐가 들어오냐"고 묻고는 '횟집'이라는 대답에 기대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개업과 동시에 입소문이 났다. 기대를 가지고 방문해 준 인근 주민들은 만족을 안고 돌아가 단골이 됐다. 비수기 없이 이어지는 손님들 덕에 예약 없이 찾아왔다간 낭패를 보기 일쑤다. 일주일에 3~4번씩 산지를 오가는 주인장의 성실함과 깔끔한 성격은 손님들이 자연스레 느낄 수밖에 없다. 식탁 위에 올라오는 푸짐한 수산물의 양과 선도가 그의 성실함의 근거다. 가게
[충북일보] 충북 지역 일간지 최초의 블로그 서포터즈가 탄생했다. 지난 18일 오전 10시 본보 사옥에서 충북일보 블로그 서포터즈 발대식이 열렸다. 본보가 주최하고 복지TV·SNS좋은사람들·썬라이크가 주관한 이번 행사에는 본보 강태억 대표이사 사장과 김동민 편집국장, 복지TV세종방송 차용래 부사장, SNS좋은 사람들 조민희 대표, 썬라이크 최원석 대표를 포함해 30여명의 블로그 서포터즈들이 참석했다. 정규 블로그 교육을 받은 우수 블로거 90여명으로 이뤄진 충북일보 블로그 서포터즈들은 앞으로 지역 가까이에서 다양한 소식을 전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데 앞장서게 된다. 강태억 대표이사 사장은 축사를 통해 "기자들만 기사를 생산하는 시대는 가고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언론의 시대가 열렸다"며 "90여명의 서포터즈가 충북일보의 일원으로서 개개인의 힘을 단체의 힘으로 변화시키고, 단단한 결속을 원동력 삼아 상생을 통한 성장을 이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축사를 마친 강 사장은 30여명의 블로그 서포터즈에게 목걸이를 증정하고 일일이 격려한 뒤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어 김동민 편집국장은 짧은 강의를 통해 서포터즈가 준수할 사항을 전했다. 김 국장은 '김영란
[충북일보] 심마니인 아버지는 산삼을 사러 온 지인들에게 장뇌삼이 들어간 백숙을 대접하곤 했다. 그 백숙이 먹고 싶어 산삼을 사러 온다는 우스갯소리를 나눌 정도로 맛이 좋았다. 그런 아버지를 지켜보던 엄홍규 대표는 그 백숙을 그저 대접만 하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이 힘을 모을만한 아이템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5년 동안 운영했던 마트의 문을 닫았다. 약초와 백숙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한의학 박사를 만나가며 닭·오리와의 궁합이 좋은 약초들을 찾았다. 약초 전문가인 아버지는 그가 알아낸 약초들을 눈앞에 가져와 주셨다. 그렇게 12가지 약초들로 맛있는 건강함을 그려내는데 꼬박 1년이 걸렸다. 청주 문의면이 고향인 엄 대표는 우연히 들어온 화당리 저수지에서 낚시를 하다 가게 터를 정했다. 논과 산과 물이 어우러진 시골 길에서 '쉼'을 느꼈다. 앉아서 맨 밥을 먹어도 힐링이 될 듯한 한적한 장소에 건물을 짓고 최대한 큰 창을 냈다. 그의 꿈은 현실이 됐다. 창 밖으로 훤히 보이는 바깥 풍경이 계절과 날씨에 따라 다양한 이미지를 연출한다. '청향'의 기본 상차림은 일반 백숙집과는 다르다. 비결을 물었더니 "부모님 몰래 다녔던 요리학원에서 기본기를
[충북일보] 벼가 익어가는 황금 골짜기의 여유로움 이라는 뜻의 '느리실'은 파불고기 전문점이면서 퓨전 회 포차다. 바닷가가 인접한 홍성 느리실 마을에서 자란 주인장 김병수씨가 청주 산남동에 만들어낸 작은 고향이다. 술을 좋아하는 주인장은 취향이 다른 사람들이 매번 메뉴를 고민하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과 해물을 좋아하는 사람이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고기와 해물이라면 한 가게에서 1,2차를 병행해도 아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고 주당들은 그에 반응했다. 시행착오도 있었다. 가게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시래기 순댓국을 내세웠다. 시래기를 좋아하는 그가 자신 있게 내놓은 메뉴였지만 직장인들의 점심 메뉴로는 인기가 없었다. 아침을 거르는 경우가 많은 직장인들은 국밥 한 그릇으로 점심을 때우기를 원치 않았다. 푸짐한 한 끼를 선호하는 이들을 위해 시래기 불고기, 시래기 짜글이를 시작하면서 점심 손님들의 발길까지 사로잡을 수 있었다. 주인장은 23년간 몸 담았던 YMCA에서 사회와 환경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바른 먹거리와 환경에 대한 고민에 그는 한 번도 음식을 남겨본 일이 없다. 집은 물론 다른 식당에서 밥을
[충북일보] 아구가문낙지. 가게 간판을 보자마자 '아버지가방에들어가셨다' 라는 문장이 떠오른다. 그림을 보면 아구가 낙지를 물고있는 것 같다가도, 아구 가문에 낙지가 있다는 얘기 같기도 하다. 장사명 대표는 당연히 아구가 낙지를 물었다는 뜻 아니냐며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친절하게 그림까지 그렸는데도 손님들이 종종 가게 이름으로 설전을 벌인다고. 주인장이 언제부터 요리를 좋아했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어려서부터 김장철이면 무채를 썰었단다. 사랑만 듬뿍 받을 듯한 막둥이로 태어났지만 온 가족의 심부름을 독차지 했고 자연스레 주방일도 늘었다. 심부름 전문가로서 한번 시킨 일을 다시 하는 것이 싫어 한 번에 정확하게 끝내는 게 습관이 됐다. 조금 늦은 군 생활은 해군을 택했다. 충청도 촌놈이 바다를 보고 싶었던 이유 하나였다. 부식선을 타고 섬마다 부식을 조달하는 취사병이 됐다. 수년 후 아이들의 김밥을 꽃무늬로 말아주고 있는 자신을 깨달았을 땐 이미 자연스레 요리의 세계에 들어와 있었다. 한정식집에서 주로 일했던 그가 낙지를 주재료로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빠른 조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란다. '빨리 빨리'를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 중에서도 메뉴가 늦게 나온다며 독
[충북일보] 오창 호수공원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파스타블'은 일명 '캐주얼 레스토랑'이다. 90년대 '경양식집'이 가족 외식문화를 주름잡았다면 요즘은 '캐주얼 레스토랑'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가정적인 아빠들이 많아지면서 수혜를 입은 대표적인 업종이다. '파스타블' 김백미 대표는 불과 몇 년 사이 손님 층의 변화가 눈에 띈다고 했다. 몇 년 전만 해도 여성 고객들이 주를 이루던 것에 반해 최근에는 아이와 함께오는 아빠들이 늘었단다. 예전엔 노는 걸 좋아했다던 그도 쉬는 날이면 아이들을 챙기기 바쁘다니 '슈퍼맨 아빠'들이 대세이긴 한가보다. 김백미 대표는 장례지도사였다. 8년이 넘는 기간동안 많은 이들을 묵묵히 보냈다. 성실한 그는 일이 힘든 줄도 몰랐다. 단지 고인들을 빌미로 벌이는 업계의 이권 다툼에 질려버렸을 때쯤 회사가 사라졌다. 첫 아이의 돌 잔치 이틀 전이었다. 많은 동료들은 동종 업계로 발길을 돌렸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처자식을 위해 무작정 아는 사람 식당 주방으로 들어갔던 게 새로운 시작이었다. 이를 악물고 주방에서 뛰어다니며 배운 일은 빨리 늘었고 적성에 맞았다. 어깨 넘어로 배운 요리가 입에 맞아 레시피를 변형하고 창작하며 자신
[충북일보] "난 올해 67이여." "뭐여 이제 일곱이였어? 아직 어리네." "그려? 나는 아직 한창이여? 허허" 테이블에 둘러앉아 만두를 빚는 어르신들 사이에는 시종일관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연세를 묻는 질문 하나에도 웃음이 터졌다. 그녀들의 얼굴에서 웃음을 앗아간 건 커다란 카메라였다. 카메라의 등장에 경직된 어르신들은 만두만 손에 쥔채 빠른 손놀림을 반복했다. 사진을 찍는 잠깐 동안 커다란 쟁반 하나가 새로 빚은 만두들로 가득 채워졌다. 10평 남짓한 공간은 기계 하나 없어도 작은 공장처럼 분주하게 돌아간다. 두 사람이 반죽을 하고 한 사람은 길게 밀어낸 반죽에 컵을 대고 만두피를 찍어낸다. 만두피가 되고 남은 반죽은 다시 뭉쳐지는 과정을 반복한다. 7명의 어르신들은 아침에 손수 만든 만두소를 산더미처럼 쌓은 대접을 하나씩 앞에 두고 빠른 속도로 만두를 빚었다. 익숙한 손놀림에 만두가 금세 쌓여갔다. 한 켠에는 완성된 만두가 하얀 김을 내며 쪄지고 있다. 매년 이맘 때가 가장 바쁘다는 '백세할머니 손만두'를 찾았다. 청남시니어클럽이 시장형 사업단으로 운영 중인 이 곳은 모두 16명의 어르신들이 교대 근무 중이다. 근무는 어르신들 건강에 무리
[충북일보] 첫 자영업 도전은 오리요리 전문점이었다. 퇴직 무렵, 아내의 음식 솜씨를 활용할 아이템으로 그 즈음 유행하던 오리요리를 선택했다. 시작하자마자 물밀 듯이 손님이 몰렸다. 청주 외곽인 낭성에 위치한 이곳에 이렇게 손님이 많을 수 있을까 싶을 만큼 잘 됐다. 딱 4개월이었다. 그해 12월 '조류독감'이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생했다. 난생처음 접한 전염병에 대한 대중들의 공포는 상상 이상이었다. 몇 개월간 이어진 조류독감 사태에 오리와의 이별을 고했다. 주인장 손한준씨는 좌절하지 않았다. 빠른 실패를 전화위복으로 생각했다. 외부적 요인에 영향 받지 않을 아이템을 물색했다. 건강한 재료와 맛을 고민하다 어머니가 만들어 주시던 두부가 떠올랐고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11년이 지난 지금까지 손두부 전문점 '오소담'은 비수기가 없었다. 직원들을 아침마다 데리러 가는 그는 가게에 올 때마다 여행하는 기분이 들어 좋단다. 나들이객이 많아지는 계절이면 손님들도 자연히 늘어난다. 근처에 하나둘씩 생긴 골프장도 손님을 이끄는 원동력이다. 다만 눈이 많이 오는 날은 비정기 휴일이 된다. 제설 작업이 잘 된다고 해도 산성 너머에는 눈이 쌓여있을 거라는 시민들의 고정관념
[충북일보] 치킨과 닭발만 팔려던 가게에서 찜닭까지 하게 된 건 지인들의 성화 때문이었다. 가장 잘하는 메뉴를 안 팔면 안된다는 열렬한(?) 호응으로 메뉴에 넣었던 찜닭이 어느새 '불을 품은 닭'의 대표 메뉴가 됐다. 주인장 오은주씨의 '최애' 메뉴는 언제나 닭이었다. 소고기, 돼지고기와 달리 몇 날 며칠을 먹어도 물리지 않았다. 비싼 음식도 마다하고 닭 요리만 찾는 그녀를 두고 주변 사람들은 닭띠라서 그런가 보다며 웃었다. 그래도 닭을 팔게 될 줄은 몰랐단다. 15년 쯤 미용일을 했다. 천직 인 줄 알았던 일을 못하게 된 건 어느 날 갑자기였다. 특별한 이유 없이 다리가 아파와 서서 하는 일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다른 이유도 아닌 건강 때문에 일을 못하게 된 그 시기는 암울함 그 자체였다. 좌절한 그녀를 위로한 건 닭이었다. 오랜만에 찾아온 여유는 다양한 소스를 개발하고 요리법을 공부할 수 있는 기회였다. 마음에 여유가 생겼을 즈음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쉬웠던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시작했다. 잘 됐지만 온전한 내 사업 같지 않았다. 가게가 끝나면 닭발 맛집을 찾아다녔다. 어디에 있건 찾아가서 먹었다. 매운 걸 못 먹는다는 주인장은 울면서 닭발을
[충북일보] 술을 좋아하는 주인장은 술을 마신 다음날이면 항상 짬뽕이 떠올랐다. 적당히 매콤한 국물을 들이키면 속이 풀리는 것은 물론 기분까지 좋아지는 것 같았다. 문득 나만의 짬뽕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다. 그것이 반객의 시작이었다. 운 좋게 훌륭한 주방장을 만났고 그와 뜻이 맞아 그의 고향인 청주로 내려왔다. 생전 처음와본 도시에서 짬뽕 브랜드의 꿈은 잠시 미룬 채 '중국집' 같지 않은 중국 음식점을 열었다. 개신동 언덕길에 위치한 반객은 겉에서 보기에도, 내부에 들어서도 선뜻 중국 음식점의 이미지를 떠올리기 힘들다. 내부의 등만으로 분위기를 내고 싶어 불필요한 장식을 뺐단다. 누가 뭐라든 음식만 정통이면 된다는 거다. 권근범 대표가 5년여 동안 가게를 운영하면서 얻은 답은 결국 맛이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거창한 홍보나 이벤트 한번 없었지만 손님들의 자발적인 입소문이 최고의 광고가 됐다. 맛에 대한 신뢰를 쌓은 손님은 쉽게 발길을 돌리지 않았다. 처음에 짜장면 한그릇을 먹으러 왔다가도 그 발걸음을 굳히면 점점 더 크게 지갑을 열더란 얘기다. 하고 싶었던 짬뽕 브랜드가 아님에도 즐거이 반객을 지키는 이유는 부모 품에 안겨 오던 서너살 아이가 훌쩍 커서
△이철우(전 충주경찰서 엄정지구대장)씨 여혼=21일(토)오후1시 한국은행 강남본부 11층(피로연:13일오후5시 충주시 교현동 드림유웨딩홀)
[충북일보] 지난해 7월 청주지역 페이스북에 의문의 사내가 등장했다. 서울에서 인생1모작을 마감하고 청주에서 인생2모작을 시작한다는 다소 거창한 스토리와 독특한 캐리커쳐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서울 신라호텔 수석주방장 출신 오너쉐프라는 그는 가게 오픈 준비과정부터 인테리어까지 자신의 이야기를 SNS에 지속적으로 게재하며 '셀프 홍보'를 해냈다. 글에서도 느껴진 그의 자부심이 요리에서는 어떻게 드러날지 궁금했다. 블로거들과 만나 2주 만에 용담 광장을 다시 찾았다. 20명 남짓 들어설 수 있는 작은 가게는 평일 점심시간에도 손님들로 가득했다. 대부분의 테이블엔 식사와 함께 와인 잔이 놓여있었다. 서보상 쉐프는 쉐프가이를 '이탈리엔탈 펍'이라 칭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이지만 오리엔탈을 최대한 더했다. 우리 땅에서 나는 재료로 우리 입에 맞게 개량했기에 메뉴가 낯선 사람도 맛에 대한 거부감은 없을 거란다. 그는 면장 출신의 아버지 '면'을 세워드리려 법대에 갔다. 들어간 것으로 도리를 다했다 생각하고 진로를 변경했다. 미용을 해보려다 급여가 너무 적어 상대적으로 급여가 높았던 요리를 선택했다고 한다. 고향에서는 꿈을 펼칠 무대가 없어 서울로 떠났다. 호텔이 주
[충북일보] 제주에서나 먹을 수 있던 근고기를 취급하는 식당이 전국적으로 늘었다. 하지만 흑돼지임을 내세우는 식당은 많지않다. 그래서 번화가도 큰길가도 아닌 운천동 뒷골목에서 만난 흑돼지는 조금 특별했다. 주인장 최선규씨와 흑돼지의 첫만남은 효심에서 비롯됐다. 부모님을 모시고 제주로 떠난 효도여행에서 팔순이 넘은 노부모가 고기를 부드럽게 씹어 드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이렇게 손질된 고기라면 남녀노소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 것 같았다. 감격에 젖어 두 번째 찾은 그 집에서 청주에 체인을 모집 중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지인을 소개해달라는 말에 냉큼 본인을 소개했다. 흑돼지고기와 멜젓 등 모든 재료는 제주에서 공수한다. 제주 사람들은 육지에서 파는 제주 흑돼지를 믿지 않는단다. 제주에서 소비하기에도 부족하다는 얘기다. 본사 창업자는 오랜기간 흑돼지를 취급하며 유통망을 구축했다. 청주 사정에 맞게 바꾼 것도 있다. 유난히 계란찜을 좋아하는 고객들을 위해 본사에는 없는 계란찜을 냈다. 조류독감과 함께 전국을 후려친 계란 파동에도 동네 도매상인이 의리를 지켜줘 아직은 괜찮다고 한다. 다만 냉면 위에 올라가는 계란 고명은 반개에서 반의 반개로 줄었다.
△송주희(청주동부소방서 북문119안전센터 직원)씨 결혼=1월8일(일) 오후 1시 청주 마리앙스웨딩컨벤션.
[충북일보] 충북일보 온라인은 2016년 한 해 동안 3만5천420여 꼭지의 기사를 출고했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 답게 다양한 분야의 기사들이 보도됐고 읽혔다. 종이신문 보도와 온라인 출고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은 조금 다르다. 시의성을 갖추고 지면에 보도돼 파급력이 큰 기사가 있는 반면, 온라인으로 출고돼 보도시점에 관계없이 지속적 유입을 보이는 기사도 있다. 이에 뉴미디어팀에서는 2016년 한 해 동안 보도된 기사 중 온라인에서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한 기사들을 모아 '충북일보 온라인 병신년 TOP10' 으로 정리했다. 올해 1위는 16만8천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한 '충북도교육청 행정직 23.8대1…공무원 인기 왜?' 기사가 차지했다. 지난 4월 보도된 이 기사는 극심한 취업난으로 올해 도교육청 9급 지방공무원시험 경쟁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내용이다. 4월 24일 출고 이후 현재까지 방문자들의 유입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며 조회 수를 갱신하고 있다. 관심이 계속되는 이유는 독자들이 포털에서 검색하는 '9급 공무원 연봉' 키워드 때문이다. 해당 키워드를 입력하면 노출되는 이 기사는 8개월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이는 결국 취업난과 함께 지속
[충북일보] 지역신문이 잃었던 민간독자를 찾고자 시작한 기획이었다. 관 위주의 독자층에 함몰돼있던 지역신문을 민간 영역으로 끌어내고 싶었다. 고심 끝에 선정된 대상은 번화가를 피해 골목으로 들어간 소상공인들이다. 기획 단계에서 수없이 수정된 이 연재물은 서문시장 삼겹살 골목에서 이름을 알려가던 '안치순식당' 안치순 대표 인터뷰로 지난해 7월 첫 걸음을 뗐다. 평소 눈여겨봤던 가게부터 시작해 검색과 제보로 취재를 이어갔다. 동네 골목가게 사장님들은 언론의 접근을 의아해했다. 그들의 첫 반응은 보통 "왜 나를?" 이었다. 가게 홍보가 아닌 정서적 가치를 담고싶다는 부탁에 수줍어 얼굴을 붉혔다. 특별할 것 없다며 손사래 치던 그들의 삶에는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었다. 그 업종으로 창업한 계기부터 가게가 그 자리에 있는 이유까지 사연 아닌 것이 없었다. 1년 4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청주지역 소상공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작지만 특별한 가게 속 사람들을 지속적으로 보도했다. 주인공이 되기에 충분한 그들의 삶을 SNS에 공유했다. 지역 언론에 시큰둥했던 젊은 독자층이 반응하기 시작했고, 충북일보 '마이리틀샵'은 소상공인 기획물로 민간 시장에 한걸음 다가
[충북일보] 눈발이 날리던 23일 금요일 낮 12시 용담광장 뒷켠에 자리한 일식당 '우마미'로 블로거들이 모였다. 전체 테이블 6개 남짓의 작은 가게엔 모임의 리더가 미리 주문한 상차림이 차려져 있었다. 공통 관심사를 가지고 모이는 구성원들이 좋아 정기적으로 맛집 체험을 함께 한다는 이들은 모두 7명.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주 금요일 점심을 함께 한다고 했다. 추운 날씨에 잔뜩 몸을 움츠리고 모여든 7인의 블로거들은 몸을 녹이기도 전에 카메라부터 꺼내 들었다. 가게의 간판과 내부전경부터 메뉴판까지 7인 7색으로 화면에 담았다. 자리에 앉아서도 셔터 소리는 그치지 않았다. 테이블에 이미 차려진 메뉴를 다각도로 찍는 것은 물론, 접시가 추가될 때마다 그들의 셔터는 바쁘게 그 모습을 담았다. 정신 없는 식사를 마친 후 오늘의 식사는 어땠는지 물었다. '우마미'에 대한 각 블로거들의 상세한 리뷰는 각각의 블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블로거 '느림보맘' "가격대비 푸짐한 음식을 제공하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날 것을 좋아하는 데 같은 테이블 멤버들이 날 것을 좋아하지 않아 더 풍족하게 먹을 수 있어 좋았어요. 대신 날 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
마이리틀샵 - 151. 청주 수암골 '듀러블' 박상진 대표 [충북일보]“새벽 2시까지는 불을 밝혀둬요. 그렇다고 그 시간까지 영업을 하는건 아니에요. 아무래도 산동네다 보니 빨리 어두워지는데다 어르신들은 새벽잠이 설치는 경우가 많으셔서 수시로 동네를 돌아다니시거든요. 골목을 비추는 가게 빛이 어르신들의 발걸음에 도움이 되길 바란거죠. 불이 꺼진 후엔 오히려 가게가 어르신들의 도움을 받아요. 새벽잠이 없는 많은 어르신들이 수시로 정찰을 다녀주시는 덕에 밤손님들이 이 동네를 찾지않더라고요. " “양복 입고 출근하는 ‘친구 아들들’을 부러워하는 부모님을 보곤 각성이 됐어요. 저도 번듯한 직장에 다니는 자랑스러운 아들이고 싶어졌죠. 그즈음 길거리에서 발견한 전단지가 제 인생을 바꿨어요. ‘당신도 보석감정사가 될 수 있습니다’라는 강렬한 문구였는데 종로에 살며 늘 보석을 봐왔던 저에겐 가능성있는 새로운 미래로 보였거든요. 종로에 가득한 오픈샵들은 제가 생각하는 미래가 아니었어요. 명품주얼리샵이나 예물전문주얼리샵에 양복입고 서있는 제 모습이 그럴싸하게 그려졌죠." “전국을 돌며 시장조사를 하던 중에 수암골을 보고 충격을 받았어요. 제가 머릿속으로만 그려왔던 꿈의
△이상수(전 청주시 건설교통본부장)씨 자혼=12일(토) 오후 5시 청주 S★459 하우스 웨딩홀 .
△임은규(청주시 청원구 농축산경제과 친환경유통팀장)씨 여혼=12일(토) 낮 12시 마리앙스웨딩컨벤션 2층 마리아쥬홀.
△김정희(청주시 운천신봉동장)씨 여혼=12일(토) 낮 12시 발리웨딩컨벤션센터 베라홀.
△김복식(청주시 체육시설관리과 시설관리팀장)씨 여혼=12일(토) 오전 11시 발리웨딩컨벤션센터 펠리체홀.
[충북일보] 충북도가 청주시를 대상으로 진행중인 종합감사에서 도청 감사관실 일부 직원들이 시 소속 직원들에게 갑질을 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도 감사관실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청원구청에 감사장을 차려놓고 시 산하 전 부서를 상대로 종합감사를 벌이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갑질을 했다는 것이다. 대체로 제보자들은 "행정적 미비사항이나 지적사항에 대해서는 충분히 용인할 수 있지만, 일부 사안에 대해 대답을 요구해놓고 막상 대답을 하니 말투와 태도 등에 대해 선생님에게 혼나는 학생 취급을 받았다"며 "게다가 행정적 미비사항도 아닌 부분에 대해서까지 억지로 지적사항에 끼워 넣으려는 태도에 기가 찼다"고 토로했다. 해당 제보자들이 당했다는 언어적 갑질폭력을 구체적으로 기사에 서술할 경우 제보자가 특정될 수 있어 밝힐 순 없지만, 이들은 대체로 "인격적인 모욕감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직원은 제보를 하면서 "안그래도 업무에 회의를 느꼈는데 이제는 더 이상 참기가 힘들고 사표를 내고 싶다"고까지 말하고 울먹였다. 또 다른 제보자는 감사에 임하는 직원들의 업무이해도를 문제 삼기도 했다. 한 제보자는 "감사를 보는 직원이 업무를 너무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충북도가 청주 오송에 들어서는 철도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의 성공적 조성을 위해 예비타당성조사 신청 준비에 공을 들이고 있다. 내년 상반기 내 예타가 마무리돼야 오는 2029년까지 사업을 완료한다는 도의 구상에 차질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16일 도에 따르면 오송 철도클러스터 국가산단의 공동사업 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충북개발공사는 오는 9월 기획재정부에 공기업 예타를 신청할 계획이다. 공공기관이 진행하는 사업 중 총사업비가 1천억원 이상이면 공기업·준정부기관 사업 예타를 받아야 한다. 오송 국가산단 조성에는 5천50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는 이때 예타가 진행될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있다. 공기업 관련 예타 신청은 1월과 5월, 9월 등 연 3회로 제한돼 예타 대상에 포함되지 못하면 사업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 특히 '신속 예타'로 신청할 계획인데 대상에 반드시 반영되길 기대하고 있다. 이 제도는 예타 기간이 기존보다 3개월 정도 단축돼 6개월 정도면 결과가 나온다. 그런 만큼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게 된다. 도는 예타 통과를 위한 준비도 철저히 하고 있다. 이 사업이 예타를 통과하려면 경제성이 중요한 만큼 기업의
◇22대 총선 당선인 인터뷰 - 증평·진천·음성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부족한 사람에게 다시 한번 중임을 맡겨주신 군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총선 승리는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약속드린 미래 비전을 군민들께서 선택하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재선에 성공한 임호선(61)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증평·진천·음성)은 겸손한 자세로 소통하며 어려운 민생부터 확실히 챙겨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강력한 경고"라며 "서민경제를 살피지 못하고 국정운영을 독단적으로 하며 과거로 퇴행하려는 정부에 브레이크를 잡으라는 민심이다. 제1야당으로서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적극 따르며 민생해결과 지역발전에 책임감을 갖고 임하겠다"고 앞으로의 의정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22대 국회에서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활동을 원하고 있다. 임 당선인은 "저는 농촌에서 태어나 자라왔고 현재도 농촌에 살고 있다"며 "지역적으로도 증평·진천·음성군이 농촌이기에 누구보다 농업농촌의 현실을 잘 이해하고 농민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농촌의 현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임 당선인은 "농촌이 어렵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