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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味親) 사람들 - 청주 운천동 '흑돼지가 있는 풍경'

진짜 제주흑돼지 한판

  • 웹출고시간2017.01.01 17:07:21
  • 최종수정2017.01.01 17:07:21

청주 운천동에 위치한 '흑돼지가있는 풍경'을 방문한 블로거들이 생전복과 함께 나온 흑돼지 한판을 사진에 담고 있다.

[충북일보] 제주에서나 먹을 수 있던 근고기를 취급하는 식당이 전국적으로 늘었다. 하지만 흑돼지임을 내세우는 식당은 많지않다. 그래서 번화가도 큰길가도 아닌 운천동 뒷골목에서 만난 흑돼지는 조금 특별했다.

주인장 최선규씨와 흑돼지의 첫만남은 효심에서 비롯됐다. 부모님을 모시고 제주로 떠난 효도여행에서 팔순이 넘은 노부모가 고기를 부드럽게 씹어 드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이렇게 손질된 고기라면 남녀노소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 것 같았다.

제주에서 공수한 제주흑돼지를 손질하고 있는 주인장 최선규씨. 칼집을 넣어 남녀노소 누구나 부드럽게 먹을 수 있는게 장점이다.

감격에 젖어 두 번째 찾은 그 집에서 청주에 체인을 모집 중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지인을 소개해달라는 말에 냉큼 본인을 소개했다. 흑돼지고기와 멜젓 등 모든 재료는 제주에서 공수한다. 제주 사람들은 육지에서 파는 제주 흑돼지를 믿지 않는단다. 제주에서 소비하기에도 부족하다는 얘기다. 본사 창업자는 오랜기간 흑돼지를 취급하며 유통망을 구축했다.

청주 사정에 맞게 바꾼 것도 있다. 유난히 계란찜을 좋아하는 고객들을 위해 본사에는 없는 계란찜을 냈다. 조류독감과 함께 전국을 후려친 계란 파동에도 동네 도매상인이 의리를 지켜줘 아직은 괜찮다고 한다. 다만 냉면 위에 올라가는 계란 고명은 반개에서 반의 반개로 줄었다.

흑돼지를 시키면 사이드로 나오는 생전복을 싫어하는 손님들이 많아 전복을 뺀 메뉴도 고려 중이라고 한다. 전복이 없는 날은 문 앞에서 그냥 돌아가는 손님도 있다니 입맛은 참 가지각색이다.

20여년간 동네에서 학원을 운영했던 주인장은 지금이 행복하단다. 손님들이 몰라주면 가게를 차린 것을 후회할 법도 한데 이상하게 다들 알아주신단다. 흑돼지맛에 빠졌다며 일주일에 서너번씩 오는 단골들도 있다니 그럴만도 하다.

잘 차려진 한상. 고기를 굽는 주인장의 손만큼 사진을 찍는 블로거들의 손도 쉴 틈이 없다.

다음은 함께한 블로거들의 평.

블로거 민정기 "프랜차이즈 음식점에 대한 선입견을 불식시켜줬다. 삼겹살은 굽는 방식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다. 개인적으로 숯불과 구멍 뚫린 불판이 가장 좋은데 숯불에 불판이 올라가는 순간부터 마음에 들었다. 질 좋은 흑돼지 삼겹살을 최고의 방법으로 구웠으니 맛이 없을 리 없다. 그 불판에서 싱싱한 전복까지 꿈틀대니 제주에 온 기분이 들었다."

블로거 장동민 "제주흑돼지를 많이 먹어보진 않았지만 식감이 특이했다. 칼집을 잘게 낸 뒤 적당히 구워진 타이밍까지 알려주셔서 입안에 넣는 순간 육즙이 터졌다. 처음에 먹은 부분은 마치 곱이 가득한 곱창을 씹은 듯 고소함이 퍼져 저절로 '아' 소리가 나왔다. 민망해서 바로 입을 다물었지만."

모든 메뉴를 촬영하는 블로거들이 쌈이라고 놓칠 리 없다. 정성껏 싼 상추 쌈도 입에 들어가기 전 카메라에 먼저 담는다.

블로거 신승호 "얇은 삼겹살에서 느낄 수 없는 쫀득한 맛이다. 숯불에 구워 불맛이 살아있는 것도 장점. 고깃집에서 흔치 않은 오픈형 주방이라 깔끔하고 넓어보인다. 보리 냉면은 처음 먹어봤는데 일반 냉면보다 부드럽고 고소했다. 불판 밑으로 무슨 장치를 하신 건지 고기를 먹는 내내 연기가 나지 않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블로거 최은경 "청주에서 제주흑돼지를 만나 반가웠다. 지난 여름 제주에서 먹은 해물탕이 떠오를 만큼 현지 맛이 났다. 쫄깃한 식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비빔냉면에는 가오리가 제법 많이 들어있어 새로웠다."

블로거 오은주 "돼지고기와 생전복을 함께 맛볼 수 있다는 게 좋았다. 떡과 함께 구우니 독특한 삼합이다. 일반 고깃집과 달리 밑반찬도 풍성해 젓가락이 쉴 틈이 없었다. 고기가 타지 않게 계속 신경써주시는 것도 좋았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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