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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11.11 11:10:29
  • 최종수정2016.11.11 11:10:29
평범해 보이지만 평범하지 않은 청주 가게 CEO들의 소소한 이야기.
과장되고 식상한 스토리가 넘쳐나는 정보 과잉시대에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보는 사람 모두를 치유하는 '삶 속의 삶'으로 지역경제의 꽃 소상공인을 정성껏 응원해 본다.
1인칭 진솔·공감·힐링 프로젝트 '마이 리틀 샵' 이번 편에서는 청주 수암골에 위치한 쥬얼리샵 '듀러블'을 운영 중인 박상진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마이리틀샵 - 151. 청주 수암골 '듀러블' 박상진 대표

청주 수암골에 위치한 쥬얼리샵 듀러블 쥬얼리를 운영 중인 박상진 대표가 자신의 가게에서 인터뷰를 갖고 있다.

[충북일보]“새벽 2시까지는 불을 밝혀둬요. 그렇다고 그 시간까지 영업을 하는건 아니에요. 아무래도 산동네다 보니 빨리 어두워지는데다 어르신들은 새벽잠이 설치는 경우가 많으셔서 수시로 동네를 돌아다니시거든요. 골목을 비추는 가게 빛이 어르신들의 발걸음에 도움이 되길 바란거죠. 불이 꺼진 후엔 오히려 가게가 어르신들의 도움을 받아요. 새벽잠이 없는 많은 어르신들이 수시로 정찰을 다녀주시는 덕에 밤손님들이 이 동네를 찾지않더라고요. "

“양복 입고 출근하는 ‘친구 아들들’을 부러워하는 부모님을 보곤 각성이 됐어요. 저도 번듯한 직장에 다니는 자랑스러운 아들이고 싶어졌죠. 그즈음 길거리에서 발견한 전단지가 제 인생을 바꿨어요. ‘당신도 보석감정사가 될 수 있습니다’라는 강렬한 문구였는데 종로에 살며 늘 보석을 봐왔던 저에겐 가능성있는 새로운 미래로 보였거든요. 종로에 가득한 오픈샵들은 제가 생각하는 미래가 아니었어요. 명품주얼리샵이나 예물전문주얼리샵에 양복입고 서있는 제 모습이 그럴싸하게 그려졌죠."

청주 수암골에 위치한 쥬얼리샵 듀러블 쥬얼리를 운영 중인 박상진 대표가 자신의 가게에서 인터뷰를 갖고 있다.

“전국을 돌며 시장조사를 하던 중에 수암골을 보고 충격을 받았어요. 제가 머릿속으로만 그려왔던 꿈의 장소였거든요. 뒤로는 자연이 펼쳐지면서 앞으로는 시내 전경이 내려다 보이고, 시가지에서 멀지 않으면서 상업활동이 가능해 지명을 브랜드로 활용할 수 있는 곳. 제가 아는 장소 중에 유일했죠. 쥬얼리를 소개할때 ‘청담동 가서 샀어’라고 하듯 ‘수암골에서 샀어’라는 표현이 가능할테니까요. 가게 오픈 소식을 듣곤 걱정하는 서울 친구들이 많았어요. ‘수암골’ 이라니까 어디 깡촌 골짜기까지 들어간 줄 알고요. (웃음)"

“서울에선 몰랐던 인맥의 중요성을 많이 느껴요. 1년이 넘는 시간을 공들여도 업무제휴를 이끌어내기 어려웠던 일이 오셨던 손님의 말 한마디에 성사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그저 정성을 다했을 뿐인데 그 손님의 소개를 통해 수십명의 손님으로 연결되기도 하고, 생각지도 못했던 업체와의 제휴가 이뤄지는 일도 있었어요. 이런 식으로 예측불가능하게 연결된 인맥이 지역사회의 장점이면서 지역사회가 무서운 이유겠죠. "

“보석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작은 우주같아요. 모든 보석은 다른 우주를 가졌어요. 오랜기간 이 일을 할 수 있는 원천이죠.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보석은 진주예요. 색이 있는 보석들은 소유했을 때 매력이 길지않고, 다이아는 가격에 비해 감동이 덜하거든요. 저렴한 가격에도 단아하고 우아한 멋을 품은 진주가 참 좋아요. 그래서 진주같은 여자와 결혼했어요. (웃음) 전주에 살던 순수하고 하얀 여자. "

“수암골은 관광지다보니 주거단지에 비해 민원거리가 많아요. 한켠에 쓰레기가 쌓여 몇 달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가 하면, 도로에 차가 가득한 채 움직이지 않는 일이 부지기수죠. 몇 번의 민원제기를 통해 알게 된 건 하나예요. 동네 주민이라고 했을 때와 관광객이라며 민원을 제기할 때 반응과 반응속도가 확연히 다르다는 것. 동네 주민이라고 쓰레기 민원을 제기했을 땐 6개월이 지나도 해결되지 않더니 관광객이라고 다시 전화했을 땐 바로 다음날인가 쓰레기가 사라졌거든요. 못쓰는 가구들처럼 덩치 큰 쓰레기들이었는데 황당하면서도 씁쓸했죠. "

“남자분들이 프로포즈 반지를 구매하러 혼자 오는 경우가 많아요. 번화가에 있는 주얼리샵은 쑥스러워서 검색을 통해 찾아왔다는 분들이 대부분이죠. 제 자랑같지만 디자인과 분위기가 고급스러워 보인다면서요. 프로포즈에 성공한 뒤 예물을 하러 같이 오실 수는 있어도 프로포즈용 반지를 반품하러 오신 적은 없으니 백발백중 성공률에 기여했다고 볼 수 있는 거겠죠?"

/김희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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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