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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06.17 16:18:05
  • 최종수정2021.06.17 16:18:05

김가람

청주시 봉명2송정동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은 경제분야보다 사회 분야에서 더 절실한 것 같다. 거리에 널린 쓰레기들은 한 사람, 한순간의 비양심이 아니다. 각자의 비양심 1g이 거대한 쓰레기 산을 만들었다.

최근 우리 동의 가장 큰 골칫거리가 무엇이냐 물어보면 나는 주저 없이 '폐기물'이라 답할 것이다. 음식물 쓰레기가 터져 여기저기 벌겋게 물든 종이박스, 누군가가 먹다 버린 커피 컵까지. 도시미화를 위한 가로수가 도시미화를 파괴하는 쓰레기의 산이 된 지는 꽤 오래된 일이다. 출근길을 걸을 때 수북이 쌓여있는 쓰레기들을 보면 한숨이 푸욱 나온다. 고작 출근길 잠깐 걷는 나조차도 인상이 절로 찌푸려지는 거리인데 쓰레기를 집 앞에 둔 우리 주민의 불편함은 이루 말할 수 없지 않을까.

집 앞에 남의 쓰레기가 쌓였을 때 참고만 있을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런 탓인지 폐기물에 관한 민원은 항상 난감했다. 민원인이 잔뜩 성이 나있는 것은 물론이고, 임시방편으로 쓰레기를 정리해 놓는다 한들 며칠 후면 더 지저분해지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결국 동일한 민원이 다시 발생할 수밖에 없다. 쓰레기를 버린 사람들을 제외한 모두가 괴로워지는 쓰레기의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환경문제나 길거리의 쓰레기에 큰 관심을 두는 사람이 아니었다. 더욱 솔직히는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쓰레기가 있다면 치우면 될 것이고, 수거되지 않았다면 수거하면 될 일 아닌가. 이 생각은 내가 환경 정찰을 나간 후에야 잘못됐음을 깨달았다. 분명 담당주사님이 민원이 생길 때마다, 또는 종종 정찰하여 청소를 했음에도 우리 동의 거리는 전혀 관리되지 않은 것처럼 난잡했다. 심지어는 쓰레기가 차로를 넘어와 차가 쓰레기를 치고 다니는 위험한 모습도 보였다. 이따금씩 정리를 하는데도 이렇다며 난감한 듯 웃는 주사님을 보며 숨이 턱 막히는 듯 답답해졌다.

흐트러진 쓰레기를 주워 담으며 나도 언젠가 한 번 쯤은 이 쓰레기 산에 일조하지 않았을까 하는 민망함이 몰려왔다. 직접적으로 쓰레기를 버리지 않았어도 그저 이 쓰레기들을 모른 체하고 관망했던 나 역시도 이 문제의 가담자가 아니었을까.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 쓰레기를 길거리에 아무렇게나 버리지 않는 것은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만한 상식이다. 하지만 '내 일', '내가 한 것'에만 집중하는 상식을 넘어서 발끝에 치이는 '타인'의 종이 한 조각만 줍는 배려가 쓰레기로 병든 사회에 몇 없는 명약이 될 것이다.

남을 위한 배려 1g은 단순히 1g이 아니라 비양심의 1g을 함께 없애주는 2g의 역할을 할 것이다. 그 하나하나의 마음씨가 모여 태산 같은 아름다움이 쌓이는 지역사회가 만들어지길 오늘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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