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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창현

청주흥덕경찰서 복대지구대 2팀장

耳聽得心(이청득심). 글자 그대로의 뜻은 들음으로써 마음을 얻는다는 말이다.

옛날에 노나라 임금이 바닷새를 종묘 안으로 데려와 술을 권하고 음악을 연주해 주고 소 돼지 양을 잡아 대접했다. 그러나 새는 어리둥절해하고 슬퍼할 뿐 아무것도 먹지 않은 채 사흘 만에 죽고 말았다. 장자는 노나라 임금 이야기를 통해 아무리 좋은 대우라도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소통을 실패할 수 밖에 없음을 비유적으로 표현했다. 노나라 임금은 자신이 술 음악 음식을 바닷새 역시 좋았할 것이라 착각했다. 소통의 출발은 상대방이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다. 상대방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마음가짐을 지녀야함을 의미한다.

경청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우리가 별 의미없이 상대방과 대화시 그 냥 듣는 것이 아니라 진심을 담고 들으려 한다면 문제를 해결해 준것도 아닌데 그 사람의 말을 들어준 것만으로도 그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고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얼마전 "청주고등학교 앞에 있는데 죽고 싶고 돈도 없다. 한번만 도와달라"고 하고 전화가 끊어졌다는 112지령실 신고가 들어왔다.

신속히 출동하여 신고자를 만나 보니 술에 취해 소리를 지르며 "죽고 싶다 괴롭다"는 말과 함께 세상이 싫다고 했다. 그리 괴로워 하지 말고 차근히 이야기 해보라고 하니 신고자는 일을 하다 다쳐 한쪽 다리를 잘 쓰지 못하며 병원에 입원한 적도 있고 부인과의 사이도 원만치 못하다며 하소연을 하였다. 인내심을 가지고 신고자의 이야기를 끝까지 차분하게 들어주니 어느새 마음이 누그러져 죄송하다 집에 가고 싶다하였고, 정신건강증진센터 상담사와 상담케 한 후 처에게 인계 안전하게 귀가시켰다.

지구대는 모든 민원의 집합소다. 가정폭력(부부싸움) 청소년문제 사소한 아이들의 손버릇을 고쳐달라는등 다양한 신고가 들어온다. 사실 법대로 처리한다면 간단할 수 도 있겠으나 이야기를 들어주며(경청) 공감을 하면 법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원만히 저절로 해결될 수도 있다. 경청 곧 이청득심의 힘이다.

듣고 또 들어라 들어 줌으로써 그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 해결해 주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들어주는데 노력하라 부부사이에도 상사와 부하사이에도 진심으로 귀담아 들어주는 배려가 필요하다. 귀는 두 개요 입은 하나다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을 두배 더 하라는 뜻이란다. 앞으로의 시대는 경청하는 사람들의 시대가 될 것이다 삼성그룹을 세운 이병철 회장의 휘호는 경청(敬聽)이다 귀가 보배라는 것이다.

암(癌)이라는 한자는 입이 세 개나 필요할 정도로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그걸 산에 가두어 놓고 막아버렸다는 뜻에서 연유한다고 한다. 암은 몸의 내부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것으로 마음의 스트레스나 소통문제와 깊은 관련이 있다.

모든 조직 특히 우리 경찰조직에서 하의상달 소통을 강조한다. 과연 소통은 잘하고 있을까? 일방적인 지시나 명령은 당장의 효과는 있을지 모르나 그 조직은 병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내가 먼저 말하기 전에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공감해 준다면 조직 발전에 동력을 발휘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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