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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가정환경에 반갑지 않은 휴가철

지역내 저소득 한부모가정 등 아이들 1만명
"주택빈곤층 증가… 현실적 지원대책 필요"

  • 웹출고시간2015.07.28 17:06:02
  • 최종수정2015.09.03 17:08:12
[충북일보] "방학이고 휴가철인데 몸이 아픈 아빠 때문에 애들이 집에만 있어요. 휴가철에 애들 데리고 여행 한 번 못간 게 제일 미안하네요."

장마가 끝나가고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너도나도 휴가를 떠나고 있는 요즘이다.

모두가 기대하고 기다리던 휴가철이지만 박모(41)씨에게는 남의 이야기다.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의 한 원룸건물 지하방에서 두 딸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박모(41)씨가 TV를 시청하고 있다.

ⓒ 박태성 기자
그는 오로지 '두 딸과 어떻게 살아갈까'만을 걱정하고 있었다.

28일 만난 박씨는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에 있는 한 원룸건물 지하방에서 중학생인 두 딸과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

건물 입구에서 한 층을 내려가 집안으로 들어서자 별다른 가전제품 없이 휑한 모습이었다.

외부와 통하는 창문은 건물 앞 주차된 차량에 가려 밖이 잘 보이지 않았다.

32도를 넘는 무더운 날씨에 에어컨 코드는 뽑혀있었고 불을 켜놓지 않아 집안은 어두컴컴했다.

"전기세가 부담이 돼 에어컨은 켤 생각도 못하고 불도 꺼놓고 지내요. 몸이 아파서 일도 못하고 거의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말 못할 가정사로 두 딸을 홀로 키우고 있다는 박씨는 오래전부터 '척추측만증'을 앓고 있다고 했다.

허리에서 시작된 통증은 언제부턴가 팔·다리로 번져 오래 앉아있는 것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이다. 이런 몸 상태 때문에 직장생활은 꿈도 꿀 수 없다고 했다.

지난해 수급가정으로 선정돼 보조금을 받아 생계를 이어가고 있지만 세 식구가 생활하기에 턱없이 부족하기만 하다.

박씨는 이런 상황이 두 딸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했다.

그는 "아무리 아빠라지만 두 딸과 한 방에서 생활하기엔 불편함이 많다"며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갖고 싶은 것도 많은 그런 나이인데 항상 미안하기만 하다"고 했다.

이어 "그 흔한 여행 한 번 데리고 가지 못한 게 항상 미안하고 몸이 아픈 나를 돌보느냐 친구들과 어울릴 시간도 없이 지내는 걸 보면 마음이 아프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런 박씨에게 최근 기쁜 소식이 하나 있다. 주택공사의 지원을 받아 이사할 집이 생겼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어려운 사정에 주택 보증금과 이사비용 등을 충당하기 쉽지 않아 박씨는 애가 탄다고 했다.

박씨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삶이 좀 나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주시에 따르면 지역 내 소년소녀가정·저소득 한부모가정·긴급지원대상 가정 등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은 모두 1만여명에 달한다.

이외에도 도움의 손길이 미처 닿지 않는 사각지대에서 어려운 삶을 이어가고 있는 가정과 아이들이 상당수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역 한 사회복지사는 "우리 지역에도 도움을 필요로 하는 가정이나 아이들이 무척 많다"며 "최근에는 최소한의 주거공간조차 확보하지 못한 가정과 아이들 등 주거빈곤층이 많아지고 있는데 이들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은 물론 현실적인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 박태성기자 ts_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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