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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숨함을 입은 공예의 세계 문을 열다

2013년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가이드

  • 웹출고시간2013.09.16 17:03:43
  • 최종수정2013.09.16 17:03:43

무더위가 한풀 꺾이더니 어느덧 추석 연휴의 문(門)이 활짝 열렸다. 그 문을 밀고 들어가면, 그리운 얼굴들이 가을과 함께 겹쳐 들어온다. 행복한 5일간의 휴가를 슬기롭게 보내는 방법은 없을까. 때마침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2013년 9월 11일 개막되어 오는 10월20일까지 40일간 옛 청주연초제조창에서 개최된다. 외지에서 온 일가친척들과 함께 방문해보는 것도 좋은 추억거리가 될 것이다.

비엔날레는 이탈리아어로'2년마다'라는 뜻으로 미술 분야에서 2년마다 열리는 전시 행사를 일컫는다. 격년제로 치러지는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의 2013년 주제는'익숙함 그리고 새로움'이다. 오래되고 낡은 창고에 공예의 꽃이 피니 더욱 또렷하고 명징하다. 과거 연초제조창의 모습을 그대로 보전하면서 공간 활용을 극대화한 2013년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미학이 꿈꾸듯 펼쳐진다. 할아버지와 손자가 함께 손잡고 관람하듯, 오래된 전시장에 세련된 공예작품이 들어서니 또 다른 공존(共存)의 조화(造化)다. 올해의 주제처럼 익숙함을 입고 새로운 공예의 숲을 거니는 기쁨을 만끽해보자.

2층부터 거슬러 올라가기 - 기획전1, 초대국가관

거대한 공룡의 품 속 같은 공예전시장 입구로 들어가면 너른 주차장이 관람객을 반긴다. 덕분에 비가 와도, 가을햇살이 따가워도 괜찮다. 그대로 주차장과 전시장 입구가 연결되니 수월하다. 동굴을 탐사하듯 입구를 통과하면 우선 엘리베이터보다 계단을 이용해 2층으로 향해 보자.

엄마와 아들

ⓒ MiwaKyusetsuXII
2층에는 기획전1과 초대국가관이 열린다. 무작정 지나치듯 작품만 감상하기보다는 머릿속에 스토리를 담는다면 관람의 재미가 배가 된다. 기획전 1의 주제는'운명적 만남'이다. 즉'어머니와 아이'가 문명의 여정에서 생성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우리의 삶에서'어머니'와'아이'는 보살펴주거나 기쁨을 주면서(care)공생하였고, 세월이 흐르면서 서로 개입하고 다투는 과정 속에 공존(survive)해 왔다. 그리하여 다툼의 치유를 통해 승화되는(sublime)관계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인류의 기억과 기록을 만들어가는'예술, 공예 '역시 그와 같은 여정을 거쳐 <기획전 1>에서 이야기를 작품으로 풀어놓은 형식인 것이다. 그래서 전시구성도 섹션1'함께 살다'고, 섹션2'다투다'이며 섹션3'넘어서다'이다. 커다란 틀에서 이야기를 담고 작품을 통해 각자의 상상력을 발현한다면 관람하는 내내 흥미로울 것이다.

2층 기획전1과 곧바로 연결된 곳은 <초대국가전>이다. 올해는 독일이 초대국가로 참여한다. 독일공예협회의 공개 공모를 통해 선정된 132명의 작가 535점의 작품을 통해 독일 공예디자인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섹션1은 주로'쥬얼리 아트'에서 발견하는 공예의 진수를 엿볼 수 있다. 섹션2는'패션디자인'코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모자, 스카프와 같은 일상품에 공예의 쓰임과 디자인을 일정한 패턴으로 풀어냈다. 섹션3은 '홈'이다. 단순하지만, 독일 사람들의 생활 공예를 현대적 감각으로 덧입힌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마지막 섹션4'조형적 공예'는 도자 위주의 실험적이며 스케일이 강한 작품으로 구성되었다.

다시 본격적인 공예의 숲이 펼쳐지고 있는 3층으로 향해 보자.

3층, 공예의 숲을 거닐다 - 기획전2, 공모전, 국제산업관

3층의 문(門)을 여는 순간, 잃었던 빛들이 한꺼번에 폭사해 온다. 일본작가 하시모토 마사유키의 커다란 작품에 주목해 보자. 제목처럼'빛을 품은 과일'은 그 빛을 다시 세상과 나누려는 조용한 몸부림이 느껴진다. 갑자기 입에 과일의 신맛이 당기듯, 작가의 두드림이 관객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공예의 근본적인 가치는'용도'다. 용도(用度)는 쓰임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형태로 변화된다. 그러한 변천을 보여주는 곳이 바로 <기획전2>다. 총 4개의 전시구성으로 전개된다. 섹션1에서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지속되어 온 용도라는 공예 본연의 속성에 기반을 둔 작품을 통해 현대공예작가들의 숙련도와 미감을 엿볼 수 있다. 섹션2 는 용도를 넘어 시대와 문화적 환경을 반영하는 공예의 모습을 선보이며, 섹션3에서는 용도와 표현의 적절하게 혼용된 공예의 모습을 폴란드의 작품을 등장시켜 이해를 돕는다. 마지막 섹션4는 조금은 어렵다. 용도라는 기능을 배제하고 공예가 갖고 있는 한계에 도전한 작품들이 다수 등장하기 때문이다. 현대공예의 현 주소를 단편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제 발길을 돌려 관람객들이 가장 흥미를 느끼는 전시장. 바로 제8회 청주국제공예공모전'입상작품'이 전시된 <공모전>의 문을 열어보자. <공모전>은 세계 55개국 1,188명의 작가가 참여한 이번 공모전의 수상작가 290명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대상작품은 김희찬씨의'#9'이다. 심사위원은"항공기나 선박에 사용되던 전통목재기술을 토대로 강박과 격정으로 점철된 현대인의 삶에서 관념적 공간을 버릴 때 성장하는 자아를 표현했다."라고 평가했다. 세련된 도시의 느낌과 자연의 섬세함이 조화를 이뤘다는 금상수상작 박정혜의'뿌리, 자연'도 눈여겨볼만하다. 또 다른 금상 수상자인 유민아씨의'놓이다 II'는 우리 주변에 흔한 돌을 개념 미술로 해석하여'자연에 대한 따뜻한 시각이 드러나 있는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 은상은 정지영의 Whisper-Romance: Light & Shadow와 유이치 야나이(일본)의 Snowfield, 안 반호이(벨기에)의 Ferrari Formula 1가 수상했다. 동상은 니키 마쿠트(독일)의 Collina와 김정임의'백야', 박동삼의'떠남'과 박보미의'잔상'그리고 대만작가 루치아 후이의 Ordinary Days: Morning and the Direction of North가 수상했다.

관람하면서 수상작을 찾아보는 재미도 괜찮다. 수상작을 통해 공예의 예술적 경지를 만끽했다면, 이번엔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의 야심찬 프로젝트인 <국제산업관>을 경험할 차례. 국제산업관은 국가별 공예 트렌드의 소개 및 판매를 통해 시장의 가치와 같은 개념을 전달할 수 있는 공예와 디자인의 실험적 쇼 케이스를 제안한다.

놓치기 아까운 곳, 2013 청주국제아트페어


2,3층으로 구성된 기획전1,2 그리고 공모전과 국제산업관을 모두 관람했다면, 건물 밖으로 곡예처럼 구성된 철제 계단을 타고 아래로 향하면 좋겠다. 막힌 공간에서 해방된 기쁨을 느낄 것이다. 머리카락을 살랑이는 가을바람과 하늘이 배경으로 펼쳐지니 이 또한 자연과 예술의 조화로움이 주는 선물이다. 광장을 가로지르면 2013 청주국제아트페어를 만날 수 있다.

청주국제아트페어는 청주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대규모 국제아트페어로 회화, 조각, 판화, 사진, 서예 등 다양한 미술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청주국제아트페어에는 매회 10일씩 총 4회에 걸쳐 펼쳐진다. 개인작가 부스 150명, 갤러리 부스 50개 250명 등 모두 400명이 참여한다. 유명배우 하정우의 나무로 만든 테이블 그림, 구혜선의 거울, 유준상의 공예 오브제 등 국내 내로라하는 연예인 20여명의 작품 100여점을 만날 수 있다. 전시 기간 중 팬 사인회와 작품 설명회 등 다양한 이벤트가 준비 되어 있으니 흥미로운 기회다.

/윤기윤 기자 jawoon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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