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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옥

수필가

오래전부터 가까이 교제하는 기도 동역자 두 분이 있다. 한분은 나보다 이십년 정도 나이가 많고 한사람은 내 또래의 여성이다. 그들에게는 공통점들이 몇 가지 있다. 두 사람 모두 남편이 있음에도 가족의 생계를 혼자 감당하며 살아왔다는 점이다. 여성이 가정 경제의 주체가 되는 경우가 어찌 그들뿐이겠는가 마는. 가정마다 형편이 다르니 그럴 수도 있어 그다지 특별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들을 소개 하는 이유는 긴 세월동안 초지일관 주어진 삶에 긍정적으로 임하는 마음가짐이 남달라서다. 가끔 푸념이라도 할 만하거늘 한 번도 환경을 탓하거나 남편 원망하는 걸 본 적 없다. 차라리 남편이 없다면 어머니의 힘은 본능적인 것이라 그러려니 하겠다. 그러나 신체도 건장하고 버젓이 있으면서 가정을 돌보지 않는다면 대부분은 지쳐서 무력하게 주저앉거나,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빈둥거리는 남편을 향해 어찌 원망하지 않겠는가. 그러다보면 삶에 찌들어 도전적인 표정과 억센 말투로 거칠게 변해가는 것이 일반적인 사람들의 모습이다.

그러나 이들은 약한 모습으로 낙심하지 않고 잠잠하며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일한다. 또한 성품이 거칠거나 억세지 아니하고 겸손하며 다소곳하기까지 하다. 어느 날 그들에게 평생 동안 일하지 않는 남편이 야속하지 않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세월을 잘못만나서 그러니 불쌍하게 봐주라고 약속이라도 한 듯이 같은 말을 해서 놀란 적이 있다. 그 여인들은 어떻게 그럴 수 있는 걸까. 흔히 하는 팔자타령 한번 하지 않고, 남편이 변화되기를 기다리며 인내하고 긍휼히 여기는 마음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포기해 버리고 우울하게 사는 것이 아니라 샘솟듯이 넘치는 기쁨과, 어떤 상황에서도 소망의 끈을 놓지 않게 하는 원동력이 무엇일까.

사람들 앞에서는 눈물을 보이지 않지만 그녀들은 깊은 밤 하나님 앞에 나아가 속내를 쏟으며 산다. 고된 일을 마치면 밤 열시가 훨씬 넘지만 하루도 거르지 않고 교회에 들러 깊은 기도를 하는데, 울면서 간절하게 하는 애절한 기도소리는 이튿날 새벽까지 이어지는 날이 부지기수다. 그렇게 수십 년간 한 결 같이 하고 있다.

긴 세월 기도생활결과, 그들은 요즘 활짝 웃는다. 두 가정의 공통된 점은 어머니 신앙을 본받아 반듯하게 자란 자녀들이 신앙생활을 잘한다. 순간순간 기적처럼 학업들을 시키더니 요즘처럼 취직하기가 어려운 때에 신기하게 모두 굴지의 대기업에만 다니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중에는 제법 큰 교회를 담임하는 목사도 있다.

세상에는 좋은 사상이나 가르침이 많다. 그러나 불쌍히 여기는 마음과 용서하며 기다리고, 사랑하는 마음은 예수님께서 몸소 본을 보이신 기도생활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그 사람 인격으로 자리 잡는다고 생각한다. 이제 두 사람의 기도내용은 점점 폭이 넓어지고 있다. 자신만을 위한 기도를 넘어 모르는 이웃을 위하여, 나라를 위하여, 또한 기도 부탁받은 사람들을 위하여 끝도 없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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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