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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호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사

매스컴을 대하면 세상을 놀라게 하는 소식들이 늘 우리들을 탄식하게 만든다. 결혼을 반대한다고 여자 친구의 어머니를 살해하기도 하고, 어린 학생들을 성추행하는 어른들이 도처에 자리 잡고 있고, 경제적인 이유로 살인과 사기행각을 일삼기도 한다. 그래도 우리에게 희망이 있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자기보다는 남을 위해 봉사하고, 어려운 이웃을 돌보며 더불어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얼마 전 불교계의 원로스님이었던 천운스님이 입적하셨다. 천운스님은 입적하기 전 문도들에게 "諸惡莫作(제악막작) 衆善奉行(중선봉행) 自淨其意(자정기의) 是諸佛敎(시제불교)"라는 내용의 유훈을 남겼다. 이는 "악한 일 행하지 말고 선행을 받들어 실천하라 그리고 마음을 늘 청정하게 수행하면 이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라"는 뜻이다.

불교신자라고 하면 누구나 몇 번 정도 들어보고 다 아는 내용을 열반유훈으로 남기셨다. 일상적인 내용이지만 실천하기는 그만큼 힘들기에 다시 되새김하라는 깊은 뜻이 담겨져 있는 것이다.

중국의 유명한 시인인 백낙천과 당시의 선사로서 이름 난 도림선사와의 일화는 불교의 진정한 뜻을 간명하게 전하고자 할 때 널리 인용되고 있다. 『경덕전등록』에서는 다음과 같은 짤막한 대화를 전한다. '어떤 것이 부처님 가르침의 큰 뜻입니까?' 라고 백낙천이 묻는다. 이에 도림선사는 '모든 악을 짓지 말고 온갖 선은 받들어 행하라.' 라고 답을 한다. 그러자 백난천은 '세 살짜리 아기도 그런 것은 알겠습니다.'라면서 비웃자, 도림선사는 '세 살짜리 아기도 말은 할 수 있으나, 팔십이 된 노인도 행하기는 어렵다.'라고 웃으면서 화답을 해준다. 이에 백낙천은 큰절을 올리게 된다.

위의 대화는 불교가 실천의 종교여야 함을 극명하게 보여 주고 있다. 여기서 '모든 악을 짓지 말고 온갖 선으로 받들어 행하라.'라고 한 도림선사의 답변은 유명한『법구경』에도 나와 있는 말이며, 초기경전 중의『출요경』 등에서도 보다 갖추어진 형태로 발견할 수 있다. '모든 악은 짓지 말고, 모든 선은 힘써 행하며, 제 마음을 맑게 하라. 이것이 곧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이다(諸惡莫作 衆善奉行 自淨其意 是諸佛敎).'라고 되어 있는데, 이를 흔히 칠불통계(七佛通戒)라고 한다. 칠불통계라 함은 어느 한 부처님의 가르침이 아니고, 과거에 있었다는 일곱 분 부처의 공통된 훈계라는 뜻이다. 원시불교의 신앙에 의하면, 부처님은 석가모니 이전에도 여섯 분이 계셨고 석가모니는 일곱 번째 부처님이라 한다. 소위 과거칠불이란 이런 부처들을 일컫는 말이다.

어느 것이 나쁜 일이고 어떤 것이 착한 일인가? 하는 질문을 하면 많은 사람들은 선과 악의 기준을 나름대로 설정하고 답을 하지만 공통분모는 남에게 피해를 주느냐? 아니면 도움을 주느냐? 하는 것이 아닐까. 나쁜 일인지 알면서도 자기변명을 하면서 악행을 행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불가에서는 십선계라 하여 10가지 착한 일을 행하도록 계목으로 권장한다. ①모든 생명을 살려주라 ②부지런히 일하라 ③바르고 맑은 행동을 하라 ④바른 말을 하라 ⑤참다운 말을 하라 ⑥사랑스런 말을 하라 ⑦진실된 말을 하라 ⑧모두에게 골고루 베풀어라 ⑨모두를 자비심으로 대하라 ⑩슬기롭게 생각하라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착하게 산다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 같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날에 도반들과 조용한 산사에 들려서 반갑게 맞이하시는 스님과 산중차담을 하는 가운데 스님께서 한마디 일러주신다. '남이 싫어하는 것은 하지 말고, 남이 좋아하는 것만 하라.' 생각이 복잡다단한 우리들에게 간단하면서도 청량한 법문이었다. 그것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은 우리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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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